목록대성도가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홍기훈(천정명)은 아무래도 왕자님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다크 프린스라도 왕자님이긴 한 줄 알았는데, 왕자라면 갖추지 말았어야 할 치명적 요소들을 너무 많이 끌어안고 있군요. 8회에서 기훈이 보여준 우유부단하면서도 유치찬란한 행동들을 목격하고 나서야 어찌 그를 계속 왕자님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으로 봐서는 오히려 최악의 악역이 아닐까 생각조차 될 지경입니다. 그와 헤어져 있던 8년 동안, 은조(문근영)는 그를 잊지 않고 그리워했습니다. 화랑에서 마주친 효선(서우)이가 기훈을 만나고 있다는 말에 흔들리던 은조의 눈빛이며, 효선의 통화 내용에서 어떤 '오빠'가 버스터미널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정신없이 자전거를 달려 터미널로 향하던 은조의 모습에서는 아직도 그녀가 기훈을 사랑하고 있음이 분명하게 ..
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에서는 몇 가지의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지난번의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밝고 유쾌한 터치의 드라마보다는 인간의 근본적 슬픔을 다룬 드라마가 많은 공감을 얻고 있지요. (슬픈 드라마가 연이어 대박을 치는 이유) 그리고 저는 '신데렐라 언니' 7회에서 또 한 명의 성자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이전부터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었거든요. '신언니'의 성자는 마지막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 이전에 많은 사랑을 받은 성자들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 '선덕여왕'의 덕만 (이요원) 역사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임금이지만, 드라마에서 그려진 모습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타인들을 위해 선덕(善德)을 베풀다가 자기의 삶은 모두 ..
'신데렐라 언니' 5회에서 은조과 기훈은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보기엔 아직도 너무 어리고 약해 보이는 외모이지만, 문근영은 그 약점을 연기력으로 충분히 커버했습니다. 그리고 천정명도 한결 중후한 느낌으로 변신에 성공했더군요. 저로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염려스럽던 부분이 천정명이었는데 한시름 놓았습니다. 이제는 제법 다크 왕자님의 포스를 제대로 풍기면서 그 어두운 속셈을 궁금하게 만드는 내면 연기도 얼핏 보이니 대견하더랍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를 차갑게 외면합니다. 일단은 오해 때문이라고 봐야겠지요. 은조의 입장에서는 기훈이 말도 없이 떠난데다가, 충분히 소식을 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라는 세월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