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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은조와 기훈, 칼을 겨누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 은조와 기훈, 칼을 겨누다

빛무리~ 2010. 4. 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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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5회에서 은조과 기훈은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보기엔 아직도 너무 어리고 약해 보이는 외모이지만, 문근영은 그 약점을 연기력으로 충분히 커버했습니다. 그리고 천정명도 한결 중후한 느낌으로 변신에 성공했더군요. 저로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염려스럽던 부분이 천정명이었는데 한시름 놓았습니다. 이제는 제법 다크 왕자님의 포스를 제대로 풍기면서 그 어두운 속셈을 궁금하게 만드는 내면 연기도 얼핏 보이니 대견하더랍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를 차갑게 외면합니다. 일단은 오해 때문이라고 봐야겠지요. 은조의 입장에서는 기훈이 말도 없이 떠난데다가, 충분히 소식을 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라는 세월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구요. 기훈의 입장에서는 효선(서우)을 통해서 자기가 남긴 편지를 받았을텐데 그에 대해 아무런 제스처가 없는 은조를 오해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훈의 마음은 좀 더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겠군요. 그 편지는 효선이의 방해로 은조에게 전해지지도 못했지만, 편지의 내용도 시청자들에게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기훈이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떠났으며 어떤 마음으로 돌아왔는지, 이 모든 것이 아직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엄청난 비극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예감으로 다가옵니다. 마음속에는 버리지 못한 사랑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뒤에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1. 구대성을 바라보는 은조의 시선


은조에게 구대성(김갑수)은 사람에 대한 믿음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사람입니다. 은조는 기훈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되었으나, 그가 말도 없이 떠나 버림으로써 다시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구대성은 한없이 진실하고 넉넉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상처받아 웅크린 작은 짐승과도 같은 그녀의 마음을 붙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내가 너를 걱정한다는 걸, 정말 믿어주지 않겠니?" 새벽에 가방 하나 싸들고 무작정 떠나려던 은조는, 구대성의 진정어린 설득을 받아들여 그대로 머무릅니다. 그리고 구대성이 다가와 어깨를 감싸는데도 피하지 않습니다.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며 나란히 앉지도 않으려 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구대성이 원하는 대로 미생물학과에 진학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구대성의 오른팔이 되어 함께 대성도가를 꾸려나갑니다. 겉으로는 여전히 까칠하게, 그 동안 진 빚을 다 갚으면 떠나겠다고 말함으로써 구대성을 서운하게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비워져 있던 아버지의 자리는 이미 구대성의 존재로 채워진지 오래입니다. 예고편에서 은조가 자기 어머니 강숙(이미숙)에게 이렇게 묻더군요. "효선이 아버지, 좋아하긴 해?" 그 말에는 아버지 구대성에 대한 연민이 숨어 있습니다.

이제 대성도가에는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칠 예정입니다. 그 찬바람을 몰고 온 사람은 다름아닌 기훈이 될 것 같군요. 언제나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구대성은 아들처럼 아끼던 기훈의 배신(?)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쓰러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곁을 은조가 지키고 있으니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기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 주었던 아버지를 위해, 가냘픈 그녀가 어떤 힘을 발휘하게 될지... 저는 설레기까지 합니다.

2. 홍회장을 바라보는 기훈의 시선


기훈의 아버지이며 홍주가의 주인인 홍회장(최일화)은 참으로 못난 사람입니다. 아무리 빈손으로 처가에 의지하여 시작한 사업이었다 해도 그렇게 힘을 못 쓰고 껍데기 회장으로만 남아 있다니 말입니다. 그는 사업적 능력만이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능력도 형편없습니다. 그의 아내는 물론 아들들도 이미 그를 존중하지 않습니다. 맏아들 기정이 무서운 기세로 사업을 장악해 가는데, 홍회장은 무방비 상태로 모든 것을 자기 자식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기훈은 그런 아버지를 애증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행동으로 자기를 낳고,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물보다 진한 피로 이어졌기에 그는 힘없이 내밀어오는 아버지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느닷없이 군대에 갔던 것도 사실은 아버지 홍회장이 그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이 외로운 싸움에서 자기 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 직후였습니다.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한심한 아비이지만, 자식의 눈으로 볼 때는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할만한 모습이었으니까요. 기훈은 아버지를 위해 무언가 결단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진심을 몰랐을 때는 대성도가에 뼈를 묻을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해외에서 뼈를 깎는 수업을 마치고, 이제 다시 돌아온 기훈의 눈빛은 왠지 심상치 않습니다. "저는 일을 잘 할 것이고, 놓치기 싫어하실 것이고, 제가 떠날 낌새가 보이면 대우를 더 잘해주시게 될 겁니다." 단순한 자신감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스멀스멀 풍겨져 나오는 어두운 기운이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게 합니다. 홍회장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대성도가를 그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기훈은 그런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해 가슴 속에 칼날을 품고 찾아온 듯 하군요.

예고편에서 "대성 참도가를 갖게 되시면 바로 저에게 넘겨주세요" 라고 홍회장에게 말하는 기훈의 목소리가 들렸지요? 자기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구대성을 배신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아버지를 위한 것 말고도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면, 바로 은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뭔가 그녀를 단단히 오해했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그녀를 얻고 싶어서... 사랑과 미움이 결합되어 그녀에게로 향하는 커다란 감정이 그를 이렇게 만들고 있다면 이 또한 가슴 서늘한 비극입니다.


구대성을 향한 은조의 시선도, 홍회장을 향한 기훈의 시선도 따뜻한 연민으로 가득하건만, 노쇠한 아버지의 앞을 막아서서 대신 싸우게 될 젊은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처절하여 벌써부터 가슴이 아파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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