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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조기 종영 결정의 폐해는 14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법정 드라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판 과정이 대폭 축소되면서, 시청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보거나 패배의 좌절을 느낄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그러잖아도 너무 어려운 경제 전문 용어들이 난무해서 이해하기 힘든데, 잔뜩 몰입하고 있다 보면 어느 새 재판은 황당할 만큼 짧게 끝나 버렸다. 그냥 주인공 김석주(김명민)가 몇 마디 하고, 증인 몇 마디 하고, 이에 맞서는 전지원(진이한)이 몇 마디 했을 뿐인데, 화면이 바뀌면 사람들은 그냥 법원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판결이 내려지는 장면 따위는 과감히 삭제해 버린 것이다. "뭐지? 김명민이 진 거예요?"... "이번에는 이겼나본데?"... 함께 시청하던 우리 부부는 어안이 벙벙한 채 서로 묻고..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스캔들, 서태지와 이지아의 기나긴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도 역시 커다란 놀라움이었습니다. 이혼 소송이니 55억이니 하는 말들은 오히려 관심 밖이었지요. 어떤 연관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이 십여년간이나 부부였다는 사실 자체가 무엇보다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세상에 어쩌면 그토록 철통같은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누군가는 그들의 보안 시스템이 농협보다 우수하다고도 말하더군요..;;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알면 알수록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지아는 고작 중학교 2학년생이었는데, 이미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21세의 서태지가 그 어린 소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부터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