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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 내에서 나인숙(이일화)의 캐릭터는 꽤나 독특하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흔한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눈꼴이 실 정도로 열심히 튀는 중이다. 매사에 명철하면서도 너그러운 아버지 나상진(이순재) 회장, 수도승에 가까울 만큼 소탈하고 인내심 깊은 오빠 나일평(천호진) 사장, 부드럽고 순박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남편 신태일(김일우) 전무... 경제력으로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할 사람들이 인품까지 고결하니 나인숙의 가족들은 굉장히 비현실적인 무결점 캐릭터들이다. 그 와중에 나인숙 홀로 지독히 속물적이고 계산적인 데다가 머리까지 나쁘고 참을성 없는 다혈질성격이니 대체 어찌 된 일일까? 같은 피를 나누어 받고 수십년 동안이나 함께 살아가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다..
역시 120부작은 무리였던 걸까요? 명품의 향기를 풍기던 '못난이 주의보'가 늘어지는 전개로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별다른 스토리의 진전 없이 이곳 저곳에서 줄창 모두들 연애 놀음만 하는데, 그 연애 놀음에서 아무런 설렘이나 매력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죠. 우선 공준수(임주환)와 나도희(강소라) 커플부터 말해 본다면, 공준수가 자신의 살인 전과를 고백하고 나도희가 그것을 받아들인 후부터 이들의 러브라인은 예전의 설렘과 애틋함을 거의 잃었습니다. 제 생각엔 두 사람의 이미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반말을 시작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인데요. 계속 존대하면서 약간은 서로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남겨 두었더라면 지금처럼 긴장감 제로의 상태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보거든요. 갑자기 나도희가 "연인끼리 반말하는 건 ..
원래는 같은 시간대의 경쟁작을 보느라 놓쳤었는데, 워낙 평판이 좋길래 뒤늦게 보기 시작했다가 푹 빠져버린 드라마입니다. 1회부터 20회까지 한꺼번에 정주행한 후, 21회부터는 본방사수를 하고 있죠. 주중 일일드라마인데다 방송 시간대가 이른 편이라 꼬박꼬박 챙겨 보기가 쉽지는 않지만, 정말 보기 드물게 아름답고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 시청한 후의 만족감이 남다른 편이에요. 정지우 작가의 드라마 중 '가문의 영광' 이라든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현재 집필 중인 '못난이 주의보'는 작가 특유의 따뜻한 휴머니즘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작품이라 여겨지는군요. 솔직히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와 닿습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사랑스런 못난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