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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역적'의 후속작으로 방송 예정인 드라마 '파수꾼'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배우 신동욱 때문이었다. '복면가왕'을 시청하던 중 뜻밖에도 가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동욱의 존재가 퍽이나 반갑게 느껴졌던 것이다. 한창 좋았던 시절에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라는 희귀병에 걸려 혹독한 아픔과 싸우며 무려 7년 동안이나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던 그의 얄궂은 운명은 참으로 가슴저린 것이었는데,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신동욱은 '복면가왕' 인터뷰에서 자신의 복귀작인 드라마 '파수꾼'을 간단히 언급하며,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했다. 그 때 짧게 자료 화면이 나왔는데, 검은 사제복을 입고 천천히 화면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신동..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에 출연한 게스트들 중 (부정적인 평가에 있어) 이토록이나 솔직했던 사람은 지누(지누션)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지누는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을 맛본 후 '비린내'와 '군내'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현했었는데, 김영광 역시 샘킴 셰프의 '영광의 바지락'을 맛본 후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며 '비린내가 좀 난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어졌다. 지누의 시식평에는 완전 공감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던 반면, 김영광의 시식평에는 솔직한 태도가 보기 좋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는 배려심과 예의가 부족했다는 비난이 좀 더 많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적 원인은 샘킴 셰프와 맹기용 셰프의 실력에 관한 대중의 인식 ..
처음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 중반부터 급격히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끝까지 시청했던 '피노키오'가 종영을 맞이했다. 이 드라마의 젊은 주인공 기하명(이종석)과 최인하(박신혜)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도 흔들림없이 굳건한 초심을 지키며 달려온 진실과 정의의 수호자들이다. 결국 그들은 완벽하게 승리했다. 숨겨졌던 진실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기자의 소명을 다했고, 개인적 복수가 아니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악을 응징했다. 심지어 마음에 품었던 원망과 복수심을 내려놓고 용서까지 했으며, 의외로 너무나 손쉽게 마음을 돌린 노인네의 허락을 받아 일사천리로 결혼까지 골인했다. 당연한 것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이며, 부모를 죽음으로 몰아간 원수조차 사랑으로 가뿐히 용서하는 주인공의 성..
여전히 본방사수는 '황금의 제국'이다. 그러나 황금만 쫓는 사람들의 냉혹함에 가슴마저 시려올 때면 '굿 닥터'의 따스함에 저절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초반에 박시온(주원) 중심으로만 스토리가 전개될 때는 지나치게 교훈적이어서 오글거린다 싶었는데, 점차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색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소아외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의 개별적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역시 고정 출연자들의 이미지가 어필되어야 진정한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다. '굿 닥터'는 박시온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자폐증 환자를 비롯한 정신적 장애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어쩌면 육체적 장애인들보다도 더욱 심한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비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 한 가지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
기대했던 만큼이나 만족스러웠고, 그 이상으로 가슴저린 재회였습니다. 너무도 먹먹해서 아무 말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그래도 몇 시간이 더 흐르니 약간 진정이 되는군요. 지난 번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드라마 '사랑비'를 관통하는 두 갈래의 사랑 중에 반드시 한쪽을 선택해서 응원해야 한다면 서인하(정진영)-김윤희(이미숙)의 중년커플을 응원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들은 서준(장근석)-윤아(정하나)의 청춘커플에 비해 이루어질 확률이 낮을 것이고, 그래서 벌써부터 저에게 '사랑비'는 혹독한 비극을 예고하는 슬픈 멜로이지만 상관없습니다. 젊었을 때의 모습은 너무 답답하고 속터져서 예쁘기보다는 차라리 미웠는데, 이제 세월의 강을 건너서 다시 만나는 모습들을 보니 이토록 절절하고 애틋할 수가 없군요. 윤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