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남희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 송중기는 물론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이 기쁨의 축배를 들었을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 드라마였다. 모든 리메이크 작품이 원작의 스토리와 주제를 똑같이 이어가야 할 필요는 없으나, 굳이 신파적인 요소를 듬뿍 첨가하여 식상하게 만들어야 했을까? 내 생각에 이러한 변화는 작품성을 훼손시키는 일이다. 어쩌면 다수의 시청자들이 신파적 요소를 좋아한다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과연 시청률에 이러한 선택이 도움을 주었을지도 의문이다. 원작의 주인공 진도준(환생 전 윤현우)은 결코 인도주의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악과는 별개로 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던 ..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역시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미스터 션샤인'에는 재치있고 맛갈스런 명대사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 중에도 최고의 명대사를 꼽는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9회에서 고애신(김태리)의 입을 통해 표현된 "나는 불꽃이오"라는 대사를 선택하고 싶다. "꽃으로만 살아도 될 텐데, 사대부 여인들은 다들 그리 살던데"라는 유진초이(이병헌)의 말에 고애신은 담담히 미소지으며 그렇게 답했던 것이다. 거사에 나갈 때마다 죽음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의병으로서의 삶을 그보다 더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서글프게도 대부분 존재의 흥망성쇠는 힘의 논리로 좌우된다. 선악이나 옳고 그름과는 별 상관이 없다. 국가든 개인이든 조직이든 마찬가지다. 아무리 옳고 선한 것이라 할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