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귀양다리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뭍이라고 이곳보다 나을 건 없단다. 중요한건 마음이지...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는 한 몸뚱이가 어디엘 가 있어도 다 똑같을 뿐이다." 윌리엄과 박규를 떠나보내고 하루하루 시름에 잠겨 뭍으로 따라갈 생각뿐인 버진에게 미치광이 노인으로 위장한 광해군 할아버지가 타이르십니다. 아직 어려서 그 말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버진이를 보고는 껄껄 웃으며 수염을 날리시는 임금 할아버지는 약간 신선같아 보이더군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가 모든 것을 다 잃어 본 적이 있는, 그 이후 마음을 비워버린 자의 가벼운 웃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꼭 그 푸른 눈 소나이 때문인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라는 질문을 받자 펄쩍 뛰면서까지 박규에 대해 끌리는 감정을 극구부인하는 버진이의 마음은 알쏭달쏭하더군요. 푸른 ..
'탐나는도다' 9회는 온통 애절한 눈물로 얼룩졌습니다. "암행어사 출두요~!" 시원스런 외침소리와 함께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버진과 윌리엄은 극적으로 살아났고, 언제나 멋진 박규 도련님은 구원자로서 더욱 환한 빛을 내뿜었지만, 기쁨은 잠시뿐이고 뒤이어 찾아온 것은 애간장 끊어지는 이별의 슬픔이었습니다. 버진과 윌리엄과 박규, 그들은 모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눈물을 보면서 저 또한 무의식중에 눈물이 흐르던 것은, 아마도 그들과의 이별이 너무 빨리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토록 사랑스런 그들이 한동안 우리 곁에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기종영이라니... 너무 때 이르게 찾아오는 이별은 견디기 힘들 만큼 아프니까요. 제주목사에게 왕패(마패)를 전달하러 갔던 두 명의 심..
탐나는도다 1회 MBC 8월 8일 (토) 19:55 출 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정주리 등 원작만화 : 정혜나 '탐나는도다' 1회는 참으로 특이했다. 영화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했다. 영국인 청년 윌리엄(황찬빈. 본명:피에르 데포르트)이 화면에 잡히면 외국 영화 같았고, 제주 해녀 장버진(서우)이 한양에서 귀양 온 선비 박규(임주환)와 티격태격할 때면 만화 같았다. 문외한이 듣기에도 출연자들의 언어가 정통 제주 방언은 아닌 듯 하였으나, 어느 정도는 노력을 한 것 같았다. 제주 방언을 잘 아는 사람이 듣기에는 어처구니 없었겠으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처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에 따른 생동감을 살리는 데 약간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제주 방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