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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첫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계백'은 '선덕여왕' 이후로 주춤했던 사극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삼국통일 후 승자에 의해 기록된 역사는 한때 찬란했던 백제의 영광을 무참히 짓밟았고, 삼천궁녀의 낭설 등으로 갖가지 흠집내기의 표적이 된 의자왕은 우리나라 역대 망국 군주 중에서도 최악의 임금으로 알려졌지만, 숨겨졌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백제의 역사는 최근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과연 그 시절의 이야기를 얼마나 흥미롭고 공정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퓨전사극 '다모'를 집필하여 드라마 폐인 시대를 이끌었던 정형수 작가와 '주몽', '선덕여왕'을 연출하며 삼국시대 사극의 새 장을 열었던 김근홍 PD가 '계백'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김근홍 PD의 드라마 배경은 고구려에..
학창시절, 춘원 이광수의 '단종애사(端宗哀史)'를 읽으며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냉혈한 숙부에 의해 끝내 죽임을 당해야 했던 비운의 임금 단종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어린 주군을 지키려 했던 사육신을 비롯한 충신들의 애절한 이야기는 조선 역사 중 가장 슬프면서도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금계필담(金溪筆談)이라는 야사의 일부 내용과 작가의 상상을 보태어 만들어진 이야기군요. 1~2회의 느낌은 아주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제 맘에 꼭 드는 드라마가 없었는데, 이제 '공남' 덕분에 갈증이 좀 풀릴 것도 같습니다. 특히 남주인공 김승유는 '선덕여왕'의 비담 이후로 사극 속의 가장 비극적인 히어로가 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