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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실 '동안미녀'의 주인공 이소영(장나라)의 캐릭터는 순수하고 선량하고 배려심이 깊은 아가씨로서 충분히 처음부터 호감형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괜시리 초반에 남주인공들과의 자극적 만남을 위해 무리한 설정을 넣은 것이 비호감으로 작용했었지요. 이소영은 최진욱(최다니엘)과 처음 만났을 때는 나이트클럽에서 온갖 사고를 저지르며 추태를 떨었고, 지승일(류진)과 처음 만났을 때는 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팬티바람으로 있어야 했습니다. 주의산만한 사고뭉치 캐릭터를 싫어하는 제 눈에는 참 한심한 아가씨로 보였더랬습니다. 그러나 34세의 나이에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이소영의 매력은 조용히 제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자들은 장나라가 20대 초반의 풋풋함과 귀여움은 잃어버리고 30대의 성숙함은 갖추지 못했기에, 매..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일주일을 목빠지게 기다린 것에 비해서는 허무할 만큼 실망스러운 4회였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삼진증권 식구들이 생초리로 내려오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데 할애되었다면, 4회부터는 드디어 인물들 사이의 갈등구도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니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기껏 좋은 재료들을 준비해서 기대치를 높여 놓더니, 첫 밥상의 요리를 망쳐 버린 경우라 하겠습니다. 밥이고 반찬이고 대충 만든 것처럼 설익은 느낌이더군요. 일단 조민성(하석진)과 유은주(이영은)의 갈등을 주된 소스로 풀어나가긴 했는데, 민망할 만큼 유치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까칠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사사건건 투덜대면서 누구에게나 말을 함부로 해대는 조민성의 모습은, 원래 그런 캐릭터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