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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단언했던 영국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발언은 매우 유명하다. SNS라는 것 자체가 생겨난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마치 오래된 격언이나 속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니, 이와 같은 현상은 SNS의 폐해가 얼마나 지독한지를 입증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터지는 연예인 및 유명인들의 SNS 파문은 퍼거슨 감독의 저 말이 위대한 명언임을 날마다 새롭게 인식시키는데, 어쩌면 SNS는 인생의 낭비를 넘어서 독(毒)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인터넷의 발달과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타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그 이전보다 덜 외로워졌을까? 일단 조금은 그런 듯하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이제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김병욱 시트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웃음의 미학과 슬픔의 미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뿜어내는 중독적 카타르시스라 할 것이다. 등장인물 각각의 캐릭터가 아주 극적이면서도 뚜렷하게 표현되어 시청자의 강한 몰입을 이끌어 낸다는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외에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미스테리 요소를 집어넣어 추리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인데, 김병욱의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단 미스테리가 삽입되면 극의 전개는 훨씬 생동감 있고 흥미로워진다. 대표적으로는 '하이킥'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던 '거침없이 하이킥'을 들 수 있겠다. 풍파 고등학교의 히로인 강유미(박민영)와 그 가족들의 미스테리한 정체는 무려 167회에 달하는 긴 시트콤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며 끝없는 이..
한때는 매일을 행복하게 해 주던 김병욱표 시트콤을, 일주일에 달랑 1번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깝군요.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이하 '생초리')는 이제 겨우 3회까지 방송되었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거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중에도 단연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조민성(하석진)입니다. 그런데 왠지 하석진을 보면, 김병욱의 전작인 하이킥 시리즈에서 보았던 최민용과 최다니엘의 캐릭터가 자꾸만 겹쳐서 떠오르는군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 3명의 남자에게서는 적잖은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혹은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등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추억에도 잠길 겸 해서 이들의 흥미로운 캐릭터를 간단히 분석 비교해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