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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것은 어른이 되어버린, 결국은 늙어버린 피터팬의 꿈이다. 어린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기를 꿈꾸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 보면 머지 않아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되어봤자 별로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순수한 기쁨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머나먼 동화 속의 일처럼 여겨진다는 사실을, 더 이상 남아있는 삶 속에서는 순수를 기대하거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돌아갈 수 없는 어린 날을 꿈꾸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꾼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혼자 어른이 되어버린 성민(강동원)의 존재는 늙어버린 피터팬을 대표한다. 몸은 늙어 버렸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해맑은 소년인... 스스로를 그렇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자화상이다. 현실은 물론 그렇지 못하다. 몸이 늙은..
윤종빈 감독이 악역 조윤(강동원)의 캐릭터에 너무 심취했던 것일까? 조윤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와 전체적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무게의 비극과 장중함에 비한다면 다소 가볍게 처리된 느낌도 있다. 하지만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도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민초(民草) 들의 한(恨)이라면 그 메시지는 충분히 어필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주인공 도치(하정우)의 캐릭터가 지극히 단순했기 때문에 표현이 극대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도치는 원래 '돌무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쇠백정이었다. 배운 거라고는 고기써는 칼질뿐이요, 가진 거라고는 황소같은 힘과 돌처럼 단단한 육체뿐이다.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 따위를 할 줄 아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 ..
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명확히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 듯 싶습니다만, 제게는 아주 괜찮은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특이하게 느껴진 것은 두 명의 주인공 중 누구의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주제를 지니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특이함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은 매우 신선합니다. *** 영화 리뷰에는 스포를 자제하려 노력하는데, 이번에는 쓰다 보니 스포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1. 초인(강동원) 그는 어려서부터 눈빛으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을 지녔습니다. 자기 아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어머니는 그의 두 눈을 붕대로 가려 놓았지만, 초인은 아버지가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소리를 듣고 분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