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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한강-송이경 러브모드 결사반대! 최악의 엔딩이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49일

'49일' 한강-송이경 러브모드 결사반대! 최악의 엔딩이다

빛무리~ 2011. 5. 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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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일하게 깊은 애정을 갖고 시청하던 드라마 '49일'이 대단원을 1회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반전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 것일 줄은 단 한 차례도 상상해 본 적 없었습니다. 물론 19일 밤에 방송될 마지막회를 보아야만 확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요. 혹시라도 최악의 결말이 나올까봐 무척 염려가 됩니다.

저는 신지현이 다시 살아나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지현이가 자신과의 사랑을 기억하지 못해서 뾰로통하는 한강의 모습도 귀여웠습니다. 서운하지만 그래도 지현이에게 다가서는 길을 다시 첫걸음부터 열심히 걷기 시작하는 한강의 성실한 사랑이 너무 아름답고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신지현은 놀랍게도 지난 47일의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가 머지않아 다시 죽게 될 것임을 19회 엔딩에서 암시했습니다. 


신지현이 죽는다는 건, 더구나 살아났다가 다시 죽는다는 건 정말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방송 후에 일부러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 보았습니다. 어렵지 않게 몇 가지 스포를 발견할 수 있더군요. 우선 한 가지 터무니 없어 보이는 가정은, 신지현이 한강과의 사랑한 기억을 잃고 싶지 않아서 47일간의 기억을 간직한 채 깨어나는 대신 꼭 일주일 동안만 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말이 안됩니다. 외동딸을 잃고 눈물로 세월을 보낼 부모님은 어쩔 것이며, 한강과의 사랑도 지난 기억을 잊었을 망정 새로 다시 시작해서 평생토록 이어가는 게 훨씬 낫지요. 달랑 일주일 만났다가 다시 슬픈 이별을 할 거면 뭐하러 깨어납니까?

두번째의 스포는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이게 또 최악입니다. 49일이란 원래 억울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사람을 위해 지상에서의 삶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일 뿐, 궁극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 미션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지현은 결국 운명대로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리고... 정말 황당한 것은 신지현을 그토록 사랑했던 한강과, 송이수(정일우)를 그토록 사랑했던 송이경(이요원)이 맺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기가 싫네요. 그런데 왠지 이럴 가능성이 꽤 높을 듯한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스케줄러 송이수는 5년의 임기를 마치고 (아직 페널티로 부여받은 일주일의 근무기한이 남아있음. 마지막으로 다운받은 스케줄을 보고 송이수가 흠칫 놀람. 그러니 분명 일주일 후에 누군가 죽을 것 같은데, 송이수의 마지막 고객은 과연 신지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일지?) 애초의 계획처럼 살아있을 때의 자기 모습으로 송이경 앞에 나타났습니다. 5년 동안이나 그를 따라가지 못해서 애태우며 죽은 것처럼 살아오던 이경의 앞에 드디어 그리운 이수가 돌아온 것입니다. 두 사람의 재회는 더없이 간절하고 애틋했습니다. 송이수가 이미 죽은 사람이어서 그들의 재회가 일시적일 뿐임을 알고 있기에, 아름다운 만큼 더욱 슬펐습니다. 이경은 이수를 따라가려 하겠지만, 이수는 결코 그녀의 손을 잡고 생사의 문을 넘지는 않을 테니까요.

송이수가 고된 스케줄러 근무를 자원하면서까지 5년을 기다려서 다시 송이경 앞에 나타난 이유는, 그녀의 오해를 풀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너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언제나 변함없이 너를 사랑했다고... 사고를 당하던 순간 나의 품 속에는 너에게 주려던 반지가 들어 있었다고... 너는 버림받은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받은 사람이었다고... 너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라, 나 송이수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너라는 사람을 만나서 참 고맙고 행복했다고... 이수는 이경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5년의 숙제가 여한 없이 풀리는 장면이었습니다.


오토바이 사고 현장에 떨어진 채 5년이나 뒹굴고 있던 반지를 찾아내어 이경의 손가락에 끼워 주고는, 다음 날 아침에 모두 잊으라며 도로 빼앗아서 바다에 던져 버리는 이수의 행동은, 이해가 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잔인해 보였습니다. 나를 위해서 잊어 달라고, 나를 위해서 행복해 달라고 이수는 이경에게 말했습니다. 너를 내려놓아야만 다음 생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다고... 네가 불행하면 내 영혼이 편안치 못해서, 다음 생에 괴상한 성격으로 태어나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살 거라고 했습니다. 갑자기 너무 노골적으로 윤회설을 내세우니까 좀 생뚱맞기는 했지만, 남아있는 이경의 삶을 위해서는 이수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송이수는 열심히 그녀의 방을 도배하고 커다란 침대도 놓아주고 예쁘게 꾸며 주었습니다. 몰라보게 아름다워진 그 방에서 둘이 손을 꼭 맞잡고 지낸 꿈 같은 하룻밤... 그리고 다음 날, 눈부신 바닷가에서의 애끓는 이별... "나는 너에게 받기만 하고 갚지도 못했는데..." 라며 우는 이경에게 이수가 말합니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갚아. 나 대신... 그 사람에게 줘. 너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다른 사람에게도 끝내주게 소중한 사람이 될 거야." 그리고 눈물의 키스... 그 장면에서 저도 이경과 함께 울었습니다. 그런데.


이경의 곁에 누군가를 데려다 놓고 가려는 듯한 이수의 행동은 왠지 마음에 안 들더군요. 그저 평온히 살아가다가 나중에 누군가 그녀의 마음에 들어오면, 그 때 가서 사랑도 하고 의지도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싶었습니다. 굳이 송이수가 나서서 다른 누군가를 그녀와 연결시켜 준다는 건, 너무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을 망가뜨리는 일처럼 느껴졌거든요. 어쨌든 두 사람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막판에 끼어들게 되는 거니까요.

송이수가 찜해놓은 송이경의 남자가 정신과 의사 노경빈(강성민)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이경을 마트에 보내 놓고 혼자서 도배하던 중에 찾아왔던 노경빈을 보고 이수가 중얼거렸거든요. "짜식,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닥터? 그래도 임마, 넌 홀아비라 안 돼. 우리 이경이가 어떤 이경인데..." 강민호(배수빈)에게 송이경과의 상담내용을 누설하여 빙의를 알아차리게 한 이후로, 노경빈에 대한 저의 호감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저도 이경이가 그와 얽히는 것은 싫습니다. 그 일만 없었다면 둘이 썩 잘 어울리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이수가 이경을 위해 점찍어 둔 남자는 노경빈보다 여러모로 훨씬 잘났어야겠군요. 우선 총각이어야 하고, 심성 깨끗하고 올바르고, 닥터에 못지 않게 직업도 괜찮고, 잘 생기고 돈도 많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 정도 최상급의 남자가 누구겠습니까? 한강 외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불안합니다. 그리고 일전에 레스토랑에서 한강을 뒤에서 끌어안은 사람은 분명히 빙의한 신지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송이경으로 착각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처럼 그 장면을 아주 애매하게 처리했기 때문이죠. 그 또한 새로 이어질 이 황당한 러브라인을 암시하던 게 아닐까 싶어서 가슴이 섬뜩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송이경과 송이수보다 신지현과 한강의 러브라인을 더 좋아했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미국에서 10년을 보내는 동안 지현이를 잊지 않고 그녀만을 그리워했던 한강의 사랑이, 상상만 해도 너무 가슴이 아려왔거든요. 둘이 사귀었던 것도 아니고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잠시 함께 머물렀던 것뿐인데, 몇 차례 티격태격하던 추억만 있을 뿐인데, 그 틈에 스며든 사랑을 무려 10년이나 뿌리치지 못한 채 가슴에 지니고 살았던 한강이라는 남자의 순수함이 생각할수록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저렸습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신지현이 떠난다면 남아있는 한강도 언젠가는 다른 누군가를 만나야겠지요.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여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10년의 사랑이 온통 허무해지잖아요! 지현이가 죽자마자 냉큼 다른 여자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면 말입니다. 더구나 그 사람이 지현이 때문에 알게 된 송이경이라면,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경이를 볼 때면 자연스레 지현이가 생각날 텐데요. 그건 이경이를 위해서도 좀 아니지 않나요? 저는 무엇보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한강의 그 순수하고 깊은 사랑이 퇴색될까봐 걱정입니다.


49일의 의미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면 그것도 모순입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스케줄러가 신지현에게 그렇게 말해 주었어야지요!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 말입니다. 이제껏 모든 시청자는 눈물 세 방울을 모으면 신지현이 살아난다고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음... 그런데 또 하나의 가능성은 있습니다. 만약 세 방울 눈물 중 하나가 송이경의 것이었다면, 송이경은 신지현이 살아서 만난 사람이 아니라 49일 여행 중에 만난 사람이기 때문에 온전한 눈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갑자기 떠오르는군요. 아직 두 방울 눈물이 누구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그 눈물에 뭔가 약간의 결격 사유가 있어서 신지현의 목숨이 온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일주일만 돌아오게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여튼 저는 한강과 송이경의 러브라인은 결사반대입니다. 이제껏 각각의 러브라인이 너무도 깨끗하고 아름답고 절절했기 때문에, 그래서 결코 망가뜨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이수가 죽었고 지현이도 죽었으니 이제 남아 있는 둘이 서로 사랑한다고? 안돼요, 안돼.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엉망진창입니다. 아, 제발 이런 최악의 엔딩이 아니기를 빌며,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마지막회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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