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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선한 사람

빛무리~ 2009. 7. 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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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예수회 소속 닐 기유메트 신부 著 '하느님께 다가가는 짧은 이야기들' 중에서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악을 피함에 있어,
그것이 악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피하는 자는
자유롭지 못하며,
다만 그것이 악이기 때문에 피하는 자는 자유롭다.  
                                    - 성 토마스 데 아퀴노의 '코린토후서 3장 주석'


스승 :
한 가지의 가정을 해 보도록 하세.
자네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자네에게 한 권의 노트를 맡겼네.
친구에게 매우 소중한 비밀 일기장인데, 그는 자네를 믿고 그것을 맡겼으니
자네는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그 노트를 펼쳐보지 않은 채 보관하다가
친구가 자네보다 먼저 죽게 되면 그의 관에 함께 넣어 주어야 하네.
그렇게 약속을 한 후, 친구는 먼 여행을 떠났고 시일이 많이 흘렀네.
이제 호기심이 조금씩 자네를 유혹하기 시작하네.
자네는 그 노트를 읽어보겠는가?

제자 :
아니오.

스승 :
왜 안 읽겠다는 건가?

제자 :
나중에 친구가 알아챌 것이기 때문이죠.
그의 비밀을 알게 되면 저는 그를 대할 때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워질 것이고
결국 친구는 저의 행동을 눈치채게 될 것입니다.

스승 :
좋네. 그렇다면 이렇게 가정해 보세.
친구는 죽었네. 그를 묻기 전에 자네가 그것을 읽고 나서
그와 함께 묻어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좀 있네.
그렇다면 읽어 볼 텐가?

제자 :
아니오. 읽지 않겠습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요.
예를 들어 친구의 아내나, 다른 친구들이 저의 행동을 알게 된다면
신의를 저버린 저를 비난하지 않겠습니까?

스승 :
만약에 친구의 아내마저 죽고 없고, 달리 친한 친구도 없다고 가정해 보세.
그 누구도 자네가 그 일기를 읽은 사실을 알지 못하리라는 것을
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보자는 말일세.

제자 :
그래도 안 읽겠습니다.
제가 그 일기를 읽고 알게 된 정보가 혹시 제3자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스승 :
그건 좀 억지스럽지 않나?
그 일기들은 다만 자네 친구의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기록이기에
자네가 걱정하듯이 제3자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는 없다고 해두세.
결코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을 거라는 하느님의 계시까지 받았다고 가정해보세.
그럼 어찌 하겠는가?

제자 :
하지만 틀림없이 하느님께서는 신의를 저버린 제 행동을 단죄하실 것입니다.

스승 :
우리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해가고 있네.
하느님께서 자네의 허물을 기꺼이 눈감아 주실 거라고 가정해보세.
책망하지 않으시고 용서해 주실 거라는 확신이 선다면...
이제 자네는 그 일기를 읽겠는가?

제자 :
........... 그렇다면 저는 읽을 것 같습니다.
...........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승 :
나는 읽지 않을 걸세.

제자 :
왜 안 읽으신다는 거죠???

스승 :
약속을 깨뜨린다는 것은 "나쁜 일"이기 때문이지.

제자 :
하지만 아무도 해를 입지 않는데두요?

스승 :
나 자신이 해를 입지.

제자 :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도 기꺼이 용서해 주실텐데요!!!

스승 :
그래도 나는 해를 입는다네.
내가 약속을 지켰을 경우보다 나는 더 못난 인간이 될 테니까.

제자 :
...............

스승 :
악이라는 건, 하느님에 의해 금지되었기 때문에 악인 것이 아니라네.
악은 그 자체로서 항상 해롭기 때문에,
그것을 행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어느 경우에나 해를 끼치는 것이네.
독약이 해로운 것은 의사가 먹지 말라고 금했기 때문에 해로운 것이 아니지.
그 자체로서 이미 해로운 것이기 때문일세.
악은 그 자체로서 악일 뿐, 타인에게 숨겨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라네.
이제 어떤가?
친구의 일기를 읽을텐가?

제자 :
읽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해가 가는군요.
죄악은 저에게 해를 끼치며, 어떤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야 참으로 선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선을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동기를 상실했다 하더라도
선한 행위는 그 자체로서 선한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선을 택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이 아니라
선한 행위 그 자체가 저를 선하고 이롭게 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 순간부터 참으로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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