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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빛무리~ 2011. 4.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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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17회에서 한정원(김현주)의 변신이 예고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눈에 비친 한정원의 캐릭터는 결코 호감형이라 할 수 없었는데, 드디어 그녀가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의 속마음을 꾸밈없이 인정하면서 뭔가 커다란 반전을 일으킬 것 같더군요. 부모의 친딸인 황금란(이유리)을 집에 들이지 말라고 엄마에게 억지부리며 떼쓰던 그 철딱서니가, 어쩌면 이제 스스로 일어나 늪지대처럼 어둡고 막막한 친부모의 집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그 누구도 한정원에게 친부모의 집으로 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8년간 함께 살아 온 부모도 엄연히 진짜 부모가 맞거든요. 친딸이 나타났다고 해도 한지웅(장용)과 진나희(박정수)는 절대 한정원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무엇보다 '재산'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었지요. 한쪽 집안은 너무나 가난하고, 한쪽 집안은 너무나 부유하다는 점 때문에 거의 모든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황남봉(길용우)의 빚을 갚으라고 선뜻 6억원을 내어주려는 한지웅의 태도를 보면, 그 문제도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일단 빚만 갚고 나면 더 이상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릴 일은 없을테니, 황남봉이 계속해서 도박을 끊지 못하고 억대의 빚을 지고 다니지만 않는다면, 그냥 지금까지처럼 식당을 운영하면서 오순도순 살면 됩니다. 굳이 정원이나 금란이가 그 집에 들어가 살지 않아도, 그 집에는 멀쩡한 딸이 둘이나 더 있고 착한 사위에 귀여운 손녀까지 있으니 외로울 틈도 없을 겁니다.


생각해 보면 정원이의 친부모도 그렇게 운이 없는 사람들은 아니네요. 앞으로 이권양(고두심)이 녹내장으로 인해 실명하게 될테니 엄청난 슬픔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게 생각하면 금란이의 부유한 친부모를 찾게 된 것이 불행 중 천만다행이지요. 한지웅의 인품과 재력이라면 병원비와 치료비도 넉넉히 대어 줄테니 말입니다. 만약 한지웅의 집안도 넉넉치 않은데 황남봉이 염치없이 들러붙으며 신세를 지려 한다거나, 아니면 한지웅의 인품이 쪼잔해서 전혀 도와줄 생각이 없다거나, 그렇다면 큰 문제겠지요. 그러나 한지웅은 재산도 넘치도록 많고 인품도 바다처럼 넓습니다. 친딸 금란이와 28년 동안 함께 살아 온 가족을 외면할 리가 없어요.

제가 지금까지 시청하면서 생각한 바로는 정원이가 그렇게까지 힘들어하고 고민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물론 충격이야 심하게 받았겠지만, 그녀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없어도 되거든요. 지금까지와 똑같이 생활하되, 친부모의 집을 가끔씩 왔다갔다 하면서, 그냥 좋게좋게 편하게 살면 됩니다. 그런데 왠지 한정원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금란이가 이 집으로 들어왔으니 저쪽의 자기 친엄마는 너무나 외롭게 버려졌다고, 게다가 이제 눈까지 멀게 생겼으니 자기가 그 곁에 있어야겠다고 결심할 모양이에요.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꼭 그래야 할 이유가 없지만, 어쨌든 드라마는 그렇게 진행될 모양입니다. 하긴 너무 지나치게 현실적이기만 해서는 드라마를 만들 수 없겠지요. 금란이도 원래 자기 것을 찾으려는 정당한 입장이니 굳이 악역으로 만들 이유가 없는데, 드라마를 위해서 악역이 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잣집에서 철부지 아가씨로 자라난 한정원이 이제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주변을 변화시켜 가는지가 앞으로의 스토리에 흥미를 더해 주겠네요.


그런데 재미있게 시청하다 보니, 문득 아주 오래 전에 어느 잡지에서 읽었던 실화가 떠올랐답니다. 너무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내용이어선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자세한 스토리가 거의 다 생각나더군요. '반짝반짝 빛나는'과 비슷한 사례가 현실 속에서 일어난 경우인데, 지금쯤 어른이 되었을 그 아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두 남자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 때 진실이 밝혀졌는데, 그 계기는 한쪽 집 어머니의 누명 벗기 작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녀가 아들을 낳았을 때부터 시부모님은 "어쩐지 우리 집 아이처럼 안 생겼다" 면서 못마땅해 하더니,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이 애는 우리 집 핏줄이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하나도 안 닮을 수가 있냐" 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답니다. 심지어는 며느리가 부정한 행위를 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했다고 합니다.

아이 엄마는 너무나 억울했지만 자기 눈으로 보기에도 아들이 외모적으로 너무나 집안 식구들과 다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남편 쪽 집안뿐만 아니라 자기의 친정 쪽과도 너무 달랐거든요. 병원에서 아기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것은 바로 그 엄마였습니다.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고 누명을 벗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자신이 출산했던 산부인과를 찾아나섰고, 끈질긴 추적 끝에 진실은 그렇게 해서 밝혀졌습니다.

이쪽 집안과 달리, 저쪽 집안에서는 전혀 아무런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병원에서 바뀌었다는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지요.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펄펄 뛰었지만, 이쪽 집의 아들을 한 번 보고 나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얼굴은 아빠를 꼭 닮고 체격은 엄마를 꼭 닮아서,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알아볼 정도였던 것입니다. 자기 친부모를 그렇게 쏙 빼닮은 아들이 지금껏 남의 집안에서 자라며, 외모가 닮지 않았다고 조부모에게 구박을 받았던 셈이지요.

그 후로 해결책을 강구하던 양쪽 집안에서는 아직 어린 아이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순식간에 생활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며칠씩 왔다갔다 하는 방식으로 적응 기간을 가졌고, 그 동안 아이들은 친형제처럼 친해졌고, 양쪽 부모를 모두 엄마,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양쪽 집안도 격의 없이 한 가족처럼 친하게 되었다는 해피엔딩으로 그 인터뷰 기사는 마무리되었지요. 진실이 밝혀질 당시에 3학년이던 아이들은, 그 기사가 잡지에 실릴 당시에 5학년쯤 되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한정원과 황금란의 양쪽 집안도 맨 나중에는 이 기사의 두 집안처럼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네요. 어찌 보면 자식을 나눠 가진 사이인데,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 마주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미워하고... 뭐 그럴 필요 없잖아요? 불쌍한 두 아가씨도 드라마를 위해서 한동안은 싸울 수밖에 없겠지만, 서로 너무 큰 상처는 주지 말고 맨 마지막에 가서는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 자매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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