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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막판에 긴장감이 떨어진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자이언트

'자이언트' 막판에 긴장감이 떨어진 이유

빛무리~ 2010. 12. 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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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58회을 지배한 감정은 미칠듯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이성모(박상민)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죠. 조민우(주상욱)에게서 테이프를 빼앗아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으나 그 때 쫓아온 고재춘(윤용현)과 마주쳐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성모는 방탄조끼를 입었으나 머리 뒤쪽에 박힌 총알은 어쩌지 못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증거를 확보했음에 신이 나서 차를 운전해 가던 이성모는 마침 동생 이강모(이범수)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습니다. 드디어 조필연(정보석)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되었다고 의기양양하게 소식을 전하던 이성모는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오는 것을 느끼는데, 뒤통수에서 뜨거운 피가 흘러내립니다. 정말 가슴이 철렁한 장면이었습니다.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계속해서 조필연의 살인죄를 주장하는 이강모의 굳건함은 사회적 여론을 움직였고, 결국 분노한 대통령에 의해 조필연은 여당에서 쫓겨나 야인 신세가 됩니다. 이성모가 행방불명된 후, 그렇게 5년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여당의 공천을 받은 황태섭(이덕화)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필연에게 압승을 거두어 국회의원의 자리를 굳혔고, 이강모의 한강건설은 조민우의 만보건설과 더불어 업게 1,2위를 다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차수정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이미주(황정음) 역시 가수 겸 배우로서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밀려드는 출연 요청과 쌓이는 시나리오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네요. (그런데 영국에 보내 놓은 아들 우주와는 5년째 생이별인가요..;;)


모든 일이 잘 되어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다만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이성모의 안부가 염려될 뿐이죠. 여당의 자리도 잃고 선거에서도 패배했으니 조필연의 정치생명도 얼핏 끝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조필연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죠. 정권 교체를 1년 앞두고 마지막 개각이 단행될 무렵, 그는 일생일대의 총력을 기울여 마지막 일격을 준비합니다. 국무총리의 자리를 노리며 정계의 유력 인사들에게 로비를 하는데 무려 수백억원의 돈을 지출한 것입니다.

물론 그 자금은 아들 조민우의 만보건설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조민우는 은행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해질 정도가 되었고, 급기야 황정연(박진희)의 제2금융 사채에까지 손을 벌리게 되지요.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아버지가 국무총리만 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확실히 조필연의 아들답게, 심성이 올곧은 녀석은 아니에요.


그러나 결코 맘 편히 좌시할 문제는 아닙니다. 만약에라도 정말 조필연이 국무총리에 앉게 된다면 그 후폭풍이 끔찍할 테니까요.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이성모와 함께 사라진 비자금 장부와 녹화 테이프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형을 찾으려는 이강모의 간절한 노력은 계속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속초에서 이성모를 발견했다는 제보 전화가 걸려오고, 이강모는 동생 미주와 친구들과 함께 급히 속초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조필연 측에서도 같은 제보를 받고 이성모를 잡으러 속초로 향하고 있군요. 그리고 약간 당황스러웠던 황정식(김정현)의 재등장... 그 또한 속초에 근거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는군요.

과연 이성모는 속초에서 지연수(유주희)와 함께 숨어 살고 있었습니다. 지연수는 자기가 무의식중에 스파이 노릇을 했고, 그 결과로 유찬성과 오병탁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충격을 받고 사직서를 내러 갔다가, 우연히 이성모를 해치려는 그들의 계획을 엿들었지요. 몰래 그들의 뒤를 쫓아갔던 그녀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이성모를 구해서 함께 사라졌던 것입니다. 부상이 부상이니만큼 병원에 안 갈 수도 없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5년이나 흔적도 없이 숨을 수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하여튼 설정은 그렇습니다.


머리에 박힌 총알 때문에 이성모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며, 수시로 밀려드는 두통에 시달리며 몸을 움직이기도 부자유스럽습니다. 냉철하고 명석하던 그 사나이는 이렇게 폐인이 되어 5년을 살아 온 거였어요. 평생 아버지의 복수만을 위해 원수 조필연 밑에서 숨죽이며 살았고, 동생들을 찾은 후에는 오직 동생들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 온 그의 일생을 생각해 보니, 지금의 삶이 더욱 비극적이군요. 그래도 지연수의 캐릭터는 예전보다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정보부 요원에 어설픈 스파이 노릇을 할 때는 연기도 너무 어색하고 캐릭터도 밉상이었는데, 평범한 여자의 삶으로 돌아와 이성모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감동적이었어요. 

이제 동시에 3군데에서 그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장 다행이라면 이강모가 제일 먼저 도착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극의 전개상 그럴 것 같지는 않군요. 그렇다고 조필연 측에서 데려가는 것도 아닐 듯 합니다.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중간자(?) 정도라고 말할 수 있는 황정식의 손이 가장 빠를 듯 합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그가 다시 나타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 이 인물은 기본적으로 선보다는 악에 가깝고, 어머니 오남숙이 죽은 후에도 올바른 쪽으로 정신을 차리지는 못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황태섭의 아들이기 때문에 완전한 적군이라고 규정할 수도 없지요. 사라졌던 동안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으니, 현재로서 황정식은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인물입니다.


원칙대로라면 다음 주의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다려져야 합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 장장 60회를 성공적으로 끌어 온 이 대하드라마가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58회가 끝나 버렸으니까요. 만약 이성모가 조필연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한다면 새드엔딩일 것이고, 반대로 이강모가 먼저 이성모를 만나 증거 자료를 확보한다면, 세 남매의 복수극은 완벽한 성공 스토리로 마무리될 것입니다. 조필연이 몰락하면서 아버지를 후원하기 위해 수백억의 빚을 진 조민우도 몰락할 것이고, 황정연은 만보건설을 되찾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운명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는 결말을 알고 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예요. 이제 와 생각하니 이것은 '자이언트' 홈페이지 제작진의 커다란 실수였네요. 초반에 별 의미 없이 흘렸던 스포일러가, 가장 중요한 막판의 긴장감을 망쳐 버린 거예요. 이성모는 결국 동생 이강모에게 증거 자료를 전달하고,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것입니다.

지금은 홈페이지의 인물 소개가 간략하게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훨씬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아래 캡처해 놓은 그림처럼 말입니다. (사실 정확히 똑같은 것은 찾지 못했습니다..;; 예전 홈피의 그림은 이것이 아니에요.)


처음 이 소개를 봤을 때는, 그게 막판의 중요한 내용일 거라고는 예상치 못하고 드라마 중반쯤에 일어날 일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대로 내용이 흘러가지 않길래, 풀어나가는 와중에 스토리가 변경되었나보다 싶었지요. 그런데 이제 보니 변경되지 않았군요. 이성모의 운명은 정확히 저 인물 소개에 나와 있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자료는 이강모에게 전달되는 것이지요.

안타깝습니다. 저 사실을 미리 몰랐더라면 다음 주 59회의 긴장감을 좀 더 만끽할 수 있었을 텐데요. 물론 1회에 벌써 이강모의 성공한 모습과,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조필연의 몰락한 모습이 비춰졌기 때문에, 결국은 이강모가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는 것 정도야 모두 알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성모의 운명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거든요. 설령 이성모가 59회에 죽임을 당하고 일시적으로 조필연이 승리해서 국무총리가 된다 해도, 그 다음에 폭풍전개로 다시 이강모가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복수에는 성공하겠지만 그 와중에 큰형이 목숨을 잃었으니 온전한 해피엔딩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머리에 총알이 박혀 폐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성모의 모습이 반갑지 않았습니다. 첫째로는 아무리 극중 캐릭터지만 너무도 불행한 삶을 살았던 이성모이기에 꼭 행복해지길 바랬고,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장렬한 죽음을 원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총알의 위치가 위험해서 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다 하니 앞으로도 회복은 힘들 듯한데, 그 상태로 평생을 살아간다면 죽음보다 더한 비극이 아닐까 싶기도 했지요.

그리고 둘째로는 긴장감의 유지를 위해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원했는데, 예전 홈피에서 보았던 내용대로 진행되는 것을 보니 김이 팍 새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예전의 인물소개에는 그에게 총을 쏜 것이 조민우로 되어 있었는데, 실제 드라마에서는 고재춘으로 바뀌었군요. 조민우의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그를 너무 지나친 악역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한 모양입니다. 

어쨌든 이제 꼭 2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비록 결과를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진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역동적인 구성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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