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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우연의 남발, 억지스런 설정은 이제 그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동이

'동이' 우연의 남발, 억지스런 설정은 이제 그만!

빛무리~ 2010. 4. 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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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9회와 10회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비중있는 연기자들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단역에 가까워 보이는 감찰부 나인 '정임'으로 나온 배우가 정유미라는 것을 보고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심지어는 까메오 출연이 아닐까 생각조차 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동이와 초반에는 적대적 관계였다가 나중에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니, 결과적으로 보면 '대장금'에서 박은혜가 맡았던 '연생이'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노비였다가 후궁이 된 동이(숙빈최씨)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에서, 내명부의 감찰부 궁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제가 보기에는 김혜선이나 김소이와 같은 중견 배우들이 감찰부 상궁으로 등장한 것도 상당히 뜻밖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해 홈페이지에 들어가 알아보니, 앞으로는 감찰부가 동이의 배경이 될 모양이더군요. '대장금'에서 주인공의 배경이 초반에는 수라간이었다가, 후반에는 내의원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긴 동이의 곁에도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장악원의 유일한 여비로서, 혼자 동분서주 악공들의 시중을 들고, 그 와중에 타고난 오지랖을 발휘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도 다니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 돌아다닐 수야 없겠지요. 드라마의 주인공에겐 끈끈하고도 다채로운 인간관계가 꼭 필요한 법이니까요.

같은 여종들의 사회를 구현해 보아도 괜찮지 않겠는가 생각했으나, 그렇게 되면 윗선과 접촉할 기회는 더욱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잖아도 노비인 그녀가 숙종과 마주친다는 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숙종(지진희)은 잠도 없는지 수시로 밤이면 옷을 갈아입고 잠행을 나서야 했습니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지만, 주인공의 위치가 워낙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다른 인물들과 더불어 드라마를 진행시키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겠지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는 불가능한 시대였으니까 말입니다.


한동안 이렇게 무리한 에피소드로 진행되다가, 이젠 드디어 동이가 윗선과 연결되는 가닥을 잡았습니다. 첫째로는 종사관 서용기(정진영)입니다. 그가 동이를 애타게 찾았던 이유는 죄인의 여식을 찾아 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에게 오래된 사건의 진상을 자세히 듣고 싶었기 때문이겠지요. 이제 그녀의 아버지가 무고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동이 자신이 무척이나 총명하여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될테니, 서용기는 그녀에게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

여기에서 또한, 어떻게 동이가 앞으로 감찰부 궁인들과 동료가 될 것인지를 추측할 수가 있습니다. 9회와 10회는 '취선당에 약재를 들여온 사건'으로 지루할 만큼 꽉 채워져 있었지요. 그 사건으로 동이는 조사를 받게 되는데, 자기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지를 알고 있는 동이는 고문을 당할 위기에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지요.


그리고 천한 노비인 그녀가 자기를 위해 의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장옥정(이소연)은, 스스로 감찰부를 찾아가 그녀를 구하고 대신 조사를 받기에 이르릅니다. 정말 이 여인들의 의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서로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더구나 장옥정의 캐릭터는 완전히 선역으로 탈바꿈했군요.

장옥정이 조사를 받게 되자 사건은 점점 덩어리가 커지게 되고, 급기야 그녀가 의도적으로 독성이 깃든 약재  '반하'를 들여와서 인현왕후를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까지 씌워집니다. 위기에 처한 장옥정을 구하기 위해, 또 '의리+오지랖'으로 무장한 동이는 혼자 포도청의 검시실에 잠입하여 살해당한 의원의 손을 검사함으로써, 그날 의원이 반하를 만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따라서 장옥정의 처소로 들여왔던 약재에는 반하가 들어가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제발, 억지스런 우연은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랬습니다. 검시실에서 몰래 나오던 동이를 왜 하필이면 그 자리에 딱 버티고 서 있던 서용기가 발견했단 말입니까? 만약 그에게 발각되지 않았다면, 과연 천한 노비에 불과한 동이의 말을 누가 믿어 줄 것이며, 그녀가 아무리 애써 찾아낸 증거라 해도 무슨 효력이 있었겠습니까? 검시실에서 혼자 난리치는 동이를 보며, "저렇게 증거를 찾아낸들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품고 있던 저는, 느닷없이 "거기 멈춰라" 하는 서용기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이 작가는 또 한 번, 이렇게 쉬운 방법으로 우연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는군요.

어쨌든 이리하여 동이가 사건 수사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이 밝혀졌으니, 이번 일로 인해서 아마도 감찰부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노비 신분에서 갑자기 궁녀로 격상될 수야 없겠지만, 또 어떤 식으로든 갖다 붙이면 되겠지요. 드라마의 중심 내용과는 별 상관도 없어 보이는 장악원을 떠나서 감찰부의 노비가 될지도 모르구요.


서용기에게서 인정을 받은데다가, 서로 은혜를 주고받은 장옥정과도 친밀한 사이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동이의 활동무대가 한결 넓어질 것입니다. 마침 차천수(배수빈)도 오작인으로 취직하여 포도청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니, 동이가 감찰부의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마주칠 일도 있을 것 같군요.

이런 상황을 만들기까지 부자연스러운 억지 설정과 어이없는 우연이 수없이 남발되었지만, 일단 궤도에 올랐으니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으리라고 제발 믿어 보려 합니다. 그런데 서용기에게 증거를 전달하고, 포도청에서 장악원으로 돌아가던 길에 또 다시 위험에 처한 동이를, 하필이면 그 자리에 '짱가'처럼 나타난 임금이 또 구해주는 장면에서 10회가 끝났으니... 과연 믿어도 될까 싶기는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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