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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도다' 2회, 귀양선비 '박규'의 정체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탐나는도다

'탐나는도다' 2회, 귀양선비 '박규'의 정체

빛무리~ 2009. 8. 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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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도다
방송 : MBC 토, 일 17: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드라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탐나는도다' 1회를 시청했던 나는, 귀양 선비 '박규'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의아스러웠다. 무슨 아녀자를 희롱한 죄로 제주까지 귀양을 왔다는 양반이 오히려 까탈스런 결벽주의자처럼 도통 음식에도 여자에게도 관심이라곤 털끝만치도 없어 보이는 것이다. 매사에 고고한 척 깔끔이나 떨고, 남의 집에 맡겨진 귀양다리 처지에 걸핏하면 당당하게 남에게 심부름을 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체신머리 없이 어린 해녀와 투닥거리기나 하는 그 모습이 1회에서는 퍽이나 진상이었다.




그런데 2회에 접어들면서 박규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나라에 올릴 진상품을 도둑맞는 바람에 억울하게 곤장을 맞게 된 민초를 안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과감히 혼자 몸으로 진상품 도난 사건 수사를 시작한다.

이제 조금씩 집안 일손도 돕기를 시작한다. 집주인 대신 물을 길러 갔다가 관리와 마주치자 "마을 일에 신경 좀 쓰시라" 고 당당히 충고까지 한다. "민초들이 하루종일 쉬임 없이 일하는데도 살림살이가 이게 무엇이오? 이 모두 관리들의 부덕의 소치가 아니오?" 얼쑤, 진상 귀양다리 박규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가 저렇게 폼나도 되는 건가?




마을 이곳 저곳을 유심히 살피며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해 나가던 박규는 드디어 배고픔을 참지 못해 탈을 쓰고 마을로 내려왔던 금발머리의 윌리엄을 발견하고 한바탕 격투를 벌인다.
우리의 박규 도련님 거침없이 날아차기 작렬해 주시는데 무림의 고수가 따로 없다. 선비가 아니라 무관이셨나?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상대를 쫓는 몸놀림도 책상물림의 그것이 아니다.





결국 어린 해녀 장버진이 금발의 이양인과 내통하고 있다는 심증과 물증을 확보한 박규는 그녀의 뒤를 밟아 숨어 있는 윌리엄과 얀을 발견하고 만다. 전체적으로 박규를 중심으로 흘러갔던 2회의 스토리는 여기까지였다.



물론 중간 중간 고단한 해녀의 삶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가녀린 버진의 모습과, 그런 그녀의 세심한 보살핌에 점점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푸른 눈의 공자 윌리엄의 흐뭇한 눈빛(^^;;), 그리고 버진의 부모님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해녀 등 조연들의 맛갈스런 연기가 있었기에, '탐나는도다' 2회는 첫 방송 못지 않게 재미있는 회였다.




윌리엄이 모래에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가 어떤 곳에서 왔는지를 버진에게 설명해 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동화의 한 장면이었다. 언젠가 '스타킹'에서 모래를 이용하여 환상적인 그림을 그리시는 교수님을 본 적이 있는데 문득 그분의 그림이 생각났다.




어린 해녀부터 중년의 해녀들까지 모두 어깻죽지와 허벅지를 훤히 드러내 놓고 물질을 하는 모습은 어찌 보면 조선시대로서는 파격적이다 싶기도 했으나, 제주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싶었다. 정말 그곳은 육지와는 다른 세상이었구나 싶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여하튼 2회 시청 후 나는 '박규'라는 인물이 상당히 궁금해져서 드라마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의 정체는 귀양다리가 아니었다. 탐라에서 진상품 도난이 지속되자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밀명을 받고 유배자의 신분으로 위장하여 암행을 내려온 한양의 젊은 관리였다.

그렇다면 그간의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된다. 중죄를 짓고 머나먼 섬까지 귀양 온 처지라고 하기에는 어딜 가서든 너무나 당당했던 자세... 부녀자 희롱죄를 지었다는 양반이 한양에서와는 달리 거의 다 벗고 돌아다니는 여자들을 보면 완전 눈이 돌아가야 마땅하건만 오히려 소 닭 보듯 했던 그 무심함... 까탈이나 부리던 책상물림 선비가 갑자기 의협심이라도 솟구치는 듯 도둑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일.. 수상한 자와 격투를 벌일 때 놀랍도록 날렵하던 몸놀림... 이 모두가 '나랏님 물건을 훔쳐가는 도둑을 잡기 위한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탐라도에 내려온 총명한 관리님'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임무 수행을 위해 풍랑을 헤치고 바다 건너 탐라에 왔지만, 도무지 적응 안 되는 섬 생활에 처음부터 질릴대로 질렸으니 여자에겐들 관심이 갈 리가 만무... 어서어서 사건을 해결하여 한양으로 돌아갈 마음뿐인게다. 물론 앞으로는 어이없게도(그의 입장에서는) 어린 해녀 버진에게 마음을 끌리면서 어물쩍거리게 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알고 보니 귀양선비 '박규'는 그 정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단선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꽤나 복합적인 캐릭터라서 앞으로도 그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싶다.



다행히 임주환은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역할에 비해 외모가 좀 약해 보이긴 하지만 기품이 있으며, 목소리도 꼿꼿한 양반답게 강단과 기개가 있어서 잘 어울린다. 그라면 '박규'의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살려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등장할 '진상품 도둑'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 또한 흥미진진할 듯 싶다. 앞으로 한동안 우리에게 주말의 작은 즐거움 하나를 선사해 주기를, 나는 '탐나는도다'에게 기대하고 있다.


* 사진 출처 - MBC드라마 '탐나는도다' 2회 방송 캡처 화면 (모든 영상 사진은 오직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제작사 후너스엔터테인먼트, 그룹에이트와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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