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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사랑스런 여주인공의 계보를 이을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한예슬, 사랑스런 여주인공의 계보를 이을까?

빛무리~ 2009. 12. 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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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하 '크눈올') 제목부터 멜로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드라마가 12월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고수의 얼굴을 볼 수 있겠군요. 더불어 '환상의 커플' 이후로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예슬도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크눈올' 첫방송은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인데다가 제목부터가 너무 소녀적인 감성을 드러내고 있기에 그저 말랑말랑한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낭만적인 분위기 안쪽에 상당히 거칠면서도 어두운 감성을 품고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남주인공의 아역은 비교적 생소한 얼굴의 신예 김수현이, 여주인공의 아역은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으로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남지현이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습니다. '괴물 아역'으로 불리던 남지현의 감정 풍부한 연기는 역시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며, 그에 비해 약간 뻣뻣하긴 했지만 김수현 역시 음울환 환경 속에서 자라난 반항적 소년의 이미지를 잘 살려 주었습니다. (나중에 검색으로 찾아보니 김수현은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에서 이미 낯이 익은 얼굴이더군요. 그때와는 이미지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못 알아보았더랍니다^^)


그나저나 고수는 그렇다 치고, 남지현의 물오른 연기력 탓에 한예슬의 부담이 한결 커지게 되었습니다. 남지현은 벌써 여주인공 '한지완'의 이미지를 자기 스타일대로 100% 형상화시켜 버렸으니까요. 남지현이 만들어놓은 이미지 그대로, 과격하고 주책스럽지만 한없이 마음이 따뜻하고 남을 위할 줄 아는, 명랑하고 오지랖 넓은 여주인공을 이제 한예슬은 그대로 이어받아서 작품 끝까지 표현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약간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는 남지현에 비해 한예슬은 극도로 여성적인 느낌이라,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한예슬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한지완'은 같은 여자가 보아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하반기에는 유난히도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캐릭터들이 눈길을 끄는 것 같습니다.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탐나는도다'의 장버진(서우)과 '미남이시네요'의 고미녀(박신혜)입니다. 그리고 어제 첫방송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잘 이끌어 나간다면 한지완(한예슬)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버진이와 고미녀와 한지완에게는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드라마의 설정상으로는 별다른 미인이 아닙니다. 물론 서우와 박신혜와 한예슬은 엄청난 미인들입니다만, 드라마 내에서는 그저 평범한 얼굴이거나 오히려 못난이라는 설정으로 나옵니다.

버진이는 너무 커다란 눈과 마른 체격 때문에 탐라도 내에서는 못난이라고 불렸습니다. 오히려 튼실한 체격과 가느스름한 눈매를 지닌 끝분이(정주리)가 탐라도 최고의 미인이었죠.

고미녀 역시 쌍둥이 오빠인 고미남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외모였으니 여자로서 대단한 미인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한지완의 외모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으나 결코 미인이나 공주 캐릭터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둘째, 하나같이 푼수기가 있고 사고뭉치입니다. 그들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가 잇따릅니다. 꼼꼼하기보다는 덤벙대는 편이고, 성격은 똑부러지지만 일처리는 똑부러지게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버진이는 박규(임주환)가 사건수사를 위해서 조용히 잠복해 있는데 갑자기 뒤따라와서는 "뿡" 하고 큰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박규를 혼비백산하게 만들거나 그와 비슷한 일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고미녀는 A.N.JELL의 숙소에 처음 들어온 날 대책없이 술에 취해 황태경(장근석)의 입에 대고 오바이트를 하는 엽기적인 사고를 저질렀을 뿐 아니라, 사과한답시고 태경의 방에 들어가서는 촛불을 엎질러 작은 화재를 내거나, 욕실에 숨었다가는 비데를 틀어놓고 샤워를 하는 등 끊임없이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한지완의 경우는 자기를 배신한 남자친구를 향해 야구공을 던졌다가 학교 유리창을 깨는 바람에 교무실에서 무릎꿇고 벌을 서던 중,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을 못하고 참다가 결국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 버리는 엽기적인 사고를 칩니다. 고등학생이나 된 딸이 교무실에서 오줌을 쌌기 때문에, 갈아입을 팬티를 갖다주러 학교를 방문한 그녀의 어머니는 얼마나 창피했는지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도 들어오지 못하고 개구멍을 통해서 딸과 접선(?)합니다.


셋째, 무척이나 오지랖이 넓습니다.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많고, 누군가 곤경에 처해 있으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을 합니다. 자기가 위험에 처하거나 큰 손해를 본다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들은 언제나 목숨 걸고 남을 도와주는 천사들입니다.

버진이는 배가 난파되어 탐라로 떠밀려 온 금발머리의 윌리엄을 숨겨주고 돌봐주다가 수없이 위험에 처합니다. 관아에 끌려가서 곤장을 맞을 뻔 하기도 하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끝내 그를 버리지 않습니다.

고미녀가 쌍둥이오빠 고미남을 대신하여 A.N.JELL의 멤버로 들어가게 된 원인도 사실은 곤경에 처한 마실장을 도와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명한 사람이 됨으로써 엄마를 찾고 싶어했던 오빠의 뜻을 이어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마실장이 도와달라고 매달리지 않았다면 굳이 그런 위험을 무릅쓸 것까지는 없었습니다. 오빠에게 일시적으로 사정이 생겼다면, 그냥 좀 늦게 데뷔하면 될 일이었으니까요.

한지완은 차강진(남주인공)의 어머니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건물주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차강진이 어머니의 애원으로 눌러참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가 대신 복수해주어야겠다 결심하고 겁도 없이 실행에 옮깁니다. 건물주의 차에 온통 낙서를 해놓은 것도 모자라, 그에게 엄청난 양의 소똥을 집어던집니다. 앞뒤 분간도 없고, 그 일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전혀 생각도 없습니다. 그녀가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나선 이유는 차강진을 도와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예쁘지도 않고 게다가 사고뭉치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녀들이 올해 하반기의 히로인들입니다. 뜨겁고도 순수한 그녀들의 사랑은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는 힘을 지녔습니다.

사실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장버진과 고미녀의 캐릭터에 비해, 한지완은 아직 미완의 캐릭터이므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저는 한예슬이 서우와 박신혜의 뒤를 이어 사랑스런 여주인공을 또 한 번 탄생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대열에 좀 일찌감치 합류를 시켰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으니 한동안 추운 날씨 속에서 떨어야 할텐데, 한지완의 따뜻한 사랑으로 상처 많은 남자 차강진의 얼어붙은 마음이 조금씩 녹아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기분 좋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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