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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성희롱 논란, 여성들의 자각이 필요한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진짜 사나이' 성희롱 논란, 여성들의 자각이 필요한 이유

빛무리~ 2015. 9. 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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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여군특집3' 방송이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김현숙, 사유리 등의 출연자들이 식사 중에 남자 교관(곽지수 하사)의 몸매를 언급하며 사담을 나누었는데, 제작진은 "엉덩이가 화나 있다" 든가 "비율이 좋다" 든가 하는 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했을 뿐 아니라 해당 교관의 뒷모습에 CG를 연출하여 엉덩이를 부각시키기까지 했다. 방송 후 인터넷에는 남녀 역차별을 느끼게 하는 노골적 성희롱에 불쾌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도배되었다. 남성이 여성에게 똑같은 발언을 했으면 꼼짝없이 성희롱으로 매장되었을텐데, 그 발언이 여성의 입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지어 방송 다음날 새벽에는 곽지수 하사의 누나가 성희롱에 대한 항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오후에는 곽 하사의 약혼녀까지 나서서 가족들의 상처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었다. '진짜 사나이'의 김민종 PD는 급히 사과문을 발표하여 "출연자들이 방송에 나갈 줄 모르고 한 사담인데, 제작진이 방송에 편집까지 해서 내보낸 것은 명백한 잘못"임을 인정했고 앞으로는 더욱 신경써서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급기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안건 상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나는 이번 성희롱 논란을 지켜보며 단지 방송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와 유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 할수록 근본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남성보다도 여성이 될 것이며,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여성들의 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을 판단하여 자기의 입장이나 능력 따위를 스스로 깨달음' 이다. 현재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남성과 비교할 때 완벽히 동등한 위치는 아니더라도, 대략 80~90% 정도는 동등해졌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만 권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도 늘어났다는 뜻임을 여성들은 자각해야 할 것이다. 



 

과거 여성의 지위가 남성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격히 낮았을 때는, 감히 여자가 남자에게 성희롱을 할 수 있다는 개념조차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성에 관련된 문제에서 여성은 거의 100% 피해자였다. 그게 현실이었고 사회적 인식도 그러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고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비율상으로는 훨씬 적지만 어쨌든 여성도 성희롱이나 성폭행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절제의 미덕이 필요해졌다. 이는 남성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여성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수백 수천 번의 거짓말에 질려서 참다 못해 쓴소리를 했는데, 친구가 사과하기는 커녕 언젠가 당신이 꼭 한 번 했던 사소한 거짓말을 들먹이며 "너도 똑같은 인간이면서 왜 나한테만 그래?" 하고 받아친다면 어떻게 될까? 단 한 번의 작은 거짓말 때문에 당신은 졸지에 친구와 똑같은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미치도록 억울하지만 어쨌든 한 번이라도 거짓말을 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반박할 말도 마땅치 않다. 이와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흠결 없이 지켜내야 한다. 사안이 중대할수록 완벽에 가까운 주의가 필요하다. 


성희롱은 그 자체로서 중대한 문제다. 사소하거나 가벼운 거짓말은 있어도, 사소하거나 가벼운 성희롱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의 내면에는 떨쳐내기 힘든 불쾌감과 상처가 새겨지기 때문이다. 현재 남성들은 예전에 비해 격하된 사회적 위치를 절감하며, 매사 남녀 역차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일부 여성들이 성희롱의 가해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역차별'이라는 단어를 앞세운 남성들의 집중포화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세상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하고 있는데, 역차별이 강하게 부각될수록 여성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자각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자신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오직 상대만을 질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똥 묻은 개가 더 웃기는 건 사실이지만, 똥 묻은 개를 당당히 나무라기 위해서는 자기 얼굴의 겨부터 털어내야 할 것이다. 비유가 좀 거칠어서 혹시라도 오해하는 분들이 계실까 염려되지만 스스로 떳떳하다면 오해할 이유도 없을 거라 믿는다. '습관적 거짓말쟁이' 라든가 '똥 묻은 개' 등의 표현은 결코, 절대, never, 남성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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