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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3), 이해받고 인정받으려는 과도한 욕심 본문

책과 영화와 연극

미움받을 용기(3), 이해받고 인정받으려는 과도한 욕심

빛무리~ 2015. 9. 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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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스스로의 단점만 보여서 좀처럼 자신을 좋아할 수 없다고 했네... 그것은 자네가 남에게 미움을 사고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 때문일세... 자네는 남에게 부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네.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거절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을 무서워하지. 그런 상황에 휘말리느니, 처음부터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걸세. 즉 자네의 '목적'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것'이라네.” 「미움받을 용기」 p79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나에겐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애써 타인의 비위를 맞추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좀 순화시켜 표현하자면 나는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속마음을 철저히 숨기기보다는, 정도가 지나치지 않다고 판단되는 선에서 나의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난처한 부탁을 해 왔을 때 거절하는 일은 나에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솔직한 표현을 해주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이 어떻다는 것을 모를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그렇게 살면 타인의 반감을 사거나 미움을 받기 쉽고, 결국은 손해보기 쉽다는 것을 나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인생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었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미움받을 용기(1)' 에서 밝혔던 것처럼, 나의 무의식 속 자아는 언제부턴가 세상을 적으로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스스로 '미움받을 용기'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헛된 착각이었다. 

나는 사랑보다 이해(理解)를 원했지만, 이해를 주고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불행했다. 그 자체가 불가능한 희망이며 무리한 욕심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원래 인간은 서로 사랑할 수는 있어도 서로 이해할 수는 없는 존재라는 것을, 좀 더 일찍 깨닫고 포기할 수 있었다면 조금은 덜 불행했을 텐데. 하지만 깨달음이 곧 포기로 이어졌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나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을 깨닫지 못해서 나는 이해에 집착했던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미움받을 용기' 다음 포스팅에서...) 

나는 '미움받을 용기'의 참뜻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다. 사람을 상대하지 않으려 하고 깊은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하는 것은, 오히려 남의 비위를 맞추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두려움의 발로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지금껏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나 자신의 인생을 선택 결정해 왔던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들러 심리학은 궁극적으로 타인에게서 인정받을 필요도 이해받을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의 일종이다.) 

인정받고 이해받으려는 욕심을 근본적으로 버리는 순간, 세상은 더 이상 적이 아니게 된다. 인정받을 필요도 이해받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얼핏 모순된 것 같지만, 두려움에 한 발짝도 나서지 못했던 것은 과한 욕심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욕심이 있어야 열심히 노력하게 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해 왔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욕심의 부작용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음을 아들러는 가르친다. 

미움받아도 괜찮고, 무시당해도 괜찮고, 부정당하거나 거절당해도 상관없게 되면, 겉으로 그런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게 되면, 비로소 '미움받을 용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를 획득한 후에는 두려움 없이 세상에 뛰어들어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완벽하지 못하기에, 두려움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제각각의 크기로 존재한다. 선택하고 노력할 수 있는 것은 그 두려움의 크기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뿐이다. 여러 번 곱씹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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