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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한밤'이 장동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빛무리~ 2015. 5. 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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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었던 장동민의 막말이 뒤늦게 화제가 되며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하차할 무렵, 나는 그 문제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이 블로그에 서술한 바 있다. 그 이후 삼풍백화점 생존자에 의해 장동민이 고소당하자, 그를 둘러싸고 쉼 없이 불어닥치는 파문들에 또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에 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방송에서 그 정도의 막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그의 언어 습관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작정하고 캐자면 어찌 문제될 발언이 한두 개로 끝나겠는가? 삼풍백화점 생존자의 고소로 불거진 제2차 파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기에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다. 이후 또 다른 고소인이 나타나 제3차, 제4차의 장동민 태풍이 불어온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밤의 TV연예'가 그 사건을 취재, 방송하는 과정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잡음이 발생했다. 꽤 많은 사람이 입을 열어 꽤나 열정적인 어조로 복잡한 것처럼 말들을 하고 있는데, 사실 내용은 더할 수 없이 간략하다. 장동민은 고소인에게 직접 쓴 사과의 편지를 전달하러 고소인 측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3시간 가량 기다렸다고 먼저 밝혔다. 그런데 '한밤'이 변호사 사무실 직원에게 취재한 바에 의하면 장동민이 찾아와서 머문 시간은 고작 30초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 내용이 방송되자 장동민 측에서는 1층으로 내려와 건물 밖에서 3시간을 기다렸다며 cctv가 증명해 줄 거라고 대응했다. 


나는 '한밤'과 같은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거의 안 보기 때문에 그 방송을 시청하지도 않았고, 인터넷 기사를 통해 논란이 된 것을 알았지만 굳이 찾아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내 생각에는 정말 별 것 아닌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한 확인도 없이 부족한 취재 내용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한밤' 측에 분명 실수는 있었다. 그 '30초' 발언 때문에 자칫하면 장동민의 이미지가 더 나빠질 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동민 측의 발빠르고 치밀한 대응 덕분에 결과적으로는 손해가 아니라 큰 이득이 되었다. 어쩌면 장동민 측에서 볼 때 '한밤'의 실수는 늪에서 헤어나올 천우신조의 기회가 된 셈이다. 


내가 더 이상 입에 담고 싶지도 않았던 장동민 이야기를 다시 거론하게 된 이유는 역시 '일부 대중의 반응'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적나라한 표현 - 양치질하다가 칫솔이 너무 깊이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현상 - 을 쓰고 싶지만 꾹꾹 눌러 참으며 순화된 표현으로 바꿔 쓰자면, 그저 쓴웃음만 나올 뿐이다. '한밤'의 실수는 사건의 본질과는 별 상관이 없는, 한 가닥의 깃털처럼 부수적인 문제일 뿐인데, 장동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옳타꾸나 기회를 잡았다!" 싶은지 온갖 총력을 기울여 '한밤'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언론의 양심과 도덕을 운운하며, 무성의한 취재와 잘못된 방송에 대하여 장동민과 대중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어쨌든 실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한밤'이 구차스런 해명(변명)에만 연연하지 않고 담백한 태도로 사과를 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언론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본의 아닌 실수도 저지를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는 '한밤'의 실수가 이렇게까지 큰 비난을 받아야 할 만큼 대단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동민을 옹호하고 싶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밀겠지만, 좀 객관적인 눈으로 본다면 변호사 사무실 직원의 말을 듣고 그 취재 결과를 방송한 것 자체가 무조건 부당한 일은 아니다. 양쪽 말을 다 들어 보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실수이긴 하지만, 고소인 측 입장에서는 그게 팩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1층에서 3시간을 기다렸어도, 고소인 측에서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무슨 소용일까? 솔직히 3시간 운운하는 그 말 자체가 나는 대중을 향한 언플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진심어린 사과로써 고소인의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력보다는, 대중에게 자신의 처연한 모습을 내보임으로써 동정표를 얻고 아군을 만들려는 의도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고소인의 변호사 사무실은 무려 34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1층에 누가 있는지 건물 밖에서 기다리는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언론 기사를 통해서 "장동민이 3시간 기다렸다"는 내용이 먼저 발표되니, 고소인 측에서는 "우리는 그런 걸 본 적이 없다"라고 입장을 밝힌 것뿐이다.



 


'한밤'에서 그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다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을 때, 고소인의 변호사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건 사건의 핵심이 아닐 뿐더러 중요한 것도 아닌데...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는 셈이군요!" 변호사의 그 말과 실소하는 표정은 정확히 내 마음과 일치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저 실소만 나올 뿐이다. 장동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의 사과에 진정성이 담겼노라 주장하며, 이 정도 사과했으면 받아줘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소인이 그들의 주장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장동민이 3시간을 기다렸든 말든, 손편지를 썼든 말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고소인 측 변호사가 말했다. "'왜 사과를 안 받느냐. 이렇게 사과를 하고 있는데...' 이런 글들 하나 하나가 그분(고소인)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음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용서를 '강요'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역시 나의 견해와 100% 일치하는 발언이었다. '한밤'이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지만, 그 작고도 지엽적인 실수를 빌미삼아 "지금이 기회다!" 라는 식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아예 바꿔 버리려는 일부 대중의 집요한 물고 늘어지기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피해자(고소인)의 눈에는 안 보여도 cctv에는 아주 잘 비춰지는 최적의 장소에서, 3시간 동안 멋진 포즈를 취한 덕에 장동민은 이제 당당히 승자가 될 기세다. 


'한밤'이 장동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접하는 순간, 나는 즉시 '단톡방 사건'이 떠올랐다. 단톡방 내에서 여학우들을 성적 노리개 취급하고도 반성은 커녕, 자기네 단톡방의 대화 내용을 보았다는 이유로 무슨 사생활 침해를 들먹이며 피해자에게 먼저 사과를 요구했다는 가해자들의 기상천외하고 뻔뻔한 행태가... 이제 장동민은 무릎 꿇고 싹싹 빌던 가해자의 입장에서, 삽시간에 당당한 자세로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분이 된 것이다. 단지 '한밤'의 그 깃털같은 실수 때문에! 


과거 장동민을 비롯한 옹달샘 멤버들의 인터넷 방송에서는, 지금까지 수면 위로 떠올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발언들 외에도 훨씬 더 수위 높은 발언들이 많았던 것 같다. 너무 소름끼쳐서 나는 인용조차 할 수가 없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들의 부모를 소재삼아..... 정도 이상의 농담을 하는 그 인품은 도대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다며 옹호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으니, 참 코미디같은 세상이다. 아무튼 장동민은 편들어주는 사람 많아서 진짜 좋겠다. ㅎㅎ  


최근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제목의 잔혹 동시가 출간되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 동시의 작가는 현재 10살 난 초등학교 여학생이라는데, 가기 싫은 학원에 가라고 강요하는 엄마가 무척이나 미웠던 모양이다. 동시의 내용을 요약하면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엄마를 씹어 먹고 삶아 먹고 구워먹고 눈을 파먹고 이빨을 다 뽑아버리고 머리채를 쥐어뜯고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라는 것이다. 폭력적 언어의 전염성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어린애가 저런 말들을 어디서 보고 듣고 배웠겠는가? 책임은 10살 난 작가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서 폭력적인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 온 어른들에게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끔찍한 잔혹 동시를 읽으며 자연스레 옹달샘을 떠올린 것은 나의 개인적 감상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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