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삼시세끼' 손호준, 산체만큼 귀여운 글썽 먹방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삼시세끼' 손호준, 산체만큼 귀여운 글썽 먹방

빛무리~ 2015. 2. 7. 10:12
반응형


'삼시세끼' 어촌편의 85% 가량은 '차줌마' 차승원의 현란한 요리솜씨 구경하기로 이루어진다. 차승원은 사람이 이렇게나 완벽해도 괜찮은 걸까? 범상찮은 가족사를 통해 밝혀진 인품부터가 성자처럼 훌륭한데다가, 배우로서는 로맨틱코미디며 액션스릴러며 사극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소름돋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키 크고 잘생긴 외모까지 덤으로 갖추었는데, 알고 보니 전천후 요리 실력까지 겸비했다. 평범한 반찬과 간식거리에서부터 잔칫상 수준의 고급 요리까지 온갖 종류의 음식을 못 하는 게 없다. 그 비좁고 열악한 재래식 부엌에서 펼쳐지는 차셰프의 요리 쇼는 볼수록 놀라워 감탄만 나올 뿐이다. 



'삼시세끼' 어촌편 3회에서만 차승원은 홍합짬뽕, 고추잡채, 꽃빵 튀김, 콩자반, 김, 깍두기, 계란말이, 거북손 무침을 만들어냈다. 특히 김은 사먹는 음식이지 '만들어' 먹는 음식의 개념이 아니었는데, 갯바위에서 긁어낸 축축한 김을 며칠 동안 정성스레 말렸다가 조심조심 떼어내서 불에 굽는 모습을 보니 참 대박이었다. 1회에 담가 두었던 배추김치도 이젠 맛있게 익었을 테고, 유해진이 열심히 물고기를 잡아오면 그 동안 회 떠 먹고 구워 먹고 탕 끓여 먹었던 것은 이제 식상하니까 다음 주에는 손수 생선살을 빻아 어묵을 만들어 볼 예정이다. 기왕 어묵을 만들었는데 탕만 끓이는 건 아쉬우니까 핫바도 만들고, 핫바에 필요한 케첩은 토마토를 이용해서 또 만들면 된다. 


그런데 차승원처럼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부지런 떠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성격 느긋한 사람은 적잖이 피곤할 터이다. 유해진과 서로 티격태격하는 까닭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맛있는 한 끼 식사를 마주하는 순간 그것을 준비하던 과정의 피곤함과 짜증스러움은 씻은 듯 날아가고 온 몸과 마음이 따스한 행복에 젖는다. 그렇게 또 한 끼를 때우고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고... 평범한 일상이지만 때로는 전쟁같은 고단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는 '삼시세끼'는 우리 인생을 축소해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3회에서 차승원의 요리 쇼 외에 또 주목할만한 부분은 게스트로 방문했다가 거센 파도에 발이 묶여 일꾼으로 눌러앉게 된 손호준의 알찬 활약이었다. 강원도 정선편의 이서진도 그러더니 차승원과 유해진도 2박3일만에 손호준에게 흠뻑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연예인답지 않게 소심하고 순박한 이 청년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모양이다. "초면에 너무 거리낌없이 친하게 구는 것보다는 오히려 좀 어색한 게 좋아!" 라고 이서진이 말했던가? 무척 낯을 가리고 어려워하면서도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는 이 후배가 대선배들 눈에는 마냥 귀엽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 바닥에서 끼 많고 붙임성 좋은 녀석들만 보다가 이렇게 순진한 녀석을 보니 더 그런가보다.



 

거센 파도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손호준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만재도의 생활이 힘들어선지 아니면 급박한 다른 스케줄이 있어선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섬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는 사실이 확정되자 손호준은 급격히 멘붕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차승원이 양파와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고 맛있는 계란말이를 해서 홍합 미역국과 함께 상을 차려냈지만, 손호준은 한동안 숟가락도 들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차승원과 유해진은 짖궂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손호준을 아이처럼 놀리기 시작한다. "이제부턴 정신 똑바로 차려. 눈 초롱초롱하게 뜨고... 이젠 손님 아니야!" 



유해진이 괜시리 엄포를 놓자 차승원은 "너무 그렇게... 잘했어!" 하면서 말리는 척하다가 오히려 맞장구를 친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손호준은 선배들의 놀림에 꼴깍 침을 삼키는데, 움찔하는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울음 끝에 딸꾹질을 삼키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어랍쇼? 두 눈에 눈물이 가득차서 그렁그렁하다.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봤지만, 분명 금세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글썽거리는 눈이다. 배가 못 떠서 하루 정도 섬에 발이 묶였다고 설마 우는 거야? 도대체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는데, 왠지 웃음이 비실비실 터져나온다. 너무, 너무, 너무 귀엽다. 


얼마 전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민속촌에 놀러 간 송일국네 삼둥이가 서당 체험을 했는데, 먹물로 방바닥에 낙서를 한 민국이가 훈장님께 호된 꾸지람을 들으며 훌쩍훌쩍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있었다. 서럽게 우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보는 사람들은 모두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띠고 있었더랬다. 손호준의 글썽한 두 눈을 보는 순간, 나는 울먹이던 민국이의 모습이 겹쳐져 떠올랐다. 눈물을 한가득 글썽거리면서도 선배님이 차려주신 밥상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 연달아 꾸역꾸역 입 속에 밥을 밀어넣는다. 그러다가 체하지나 않을까 염려되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한참이나 웃었다. 



'삼시세끼' 어촌편의 공식 귀요미는 물론 작은 강아지 '산체'다. 아직 본래의 모색이 드러나지도 않았을 만큼 어린 녀석인데, 그 치명적 귀여움은 출연진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도 단숨에 사로잡았다. 산체는 '장모치와와'라는 약간 생소한 품종인데, 산체의 인기 덕분에 애견업계에 장모치와와 분양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그런데 눈물 글썽이며 밥을 먹는 손호준의 '글썽 먹방'이 내 눈에는 산체 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도대체 이 청년의 숨겨진 매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이런 보석을 매의 눈으로 찾아냈으니 나영석 PD의 능력에도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