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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콘노 고지의 죽음이 더욱 쓰라린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각시탈

'각시탈' 콘노 고지의 죽음이 더욱 쓰라린 이유

빛무리~ 2012. 8. 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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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사리(전노민)의 공개처형과 관련되어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정작 담사리 본인은 각시탈 이강토(주원)을 비롯해 수많은 동지들의 비호를 받으며 무사히 위험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가짜 각시탈로 분장했던 독립군 장동지는 몸에 폭약을 묶은 채 장렬히 산화했고, 기무라 슌지(박기웅)의 총에 맞아 체포되었던 적파(반민정) 역시 고문 끝에 혀를 깨물고 자결하였습니다. 서커스단의 여장부였던 오동년(이경실)은 현장에서 슌지의 총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지요.

 

 

극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그들 외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조선인은 물론이고 일본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각시탈이 사용하는 무기(쇠퉁소, 깃대 등)는 웬만해서 사람을 죽이지 않지만, 장동지의 다이너마이트 폭발 당시에는 근처에 있던 일본 순사들 중에도 치명상을 입은 자가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국내외로 전쟁통에 휩싸여 있던 그 시절, 사람 목숨도 파리 목숨보다 나을 게 없던 그 시절, 국적 불문하고 이름없이 죽어간 자들을 어찌 헤아릴 수나 있었을까요? 그 수많은 죽음을 마치 별 일 아닌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드라마의 설정은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오동년의 죽음에는 서커스단의 동료들이 진심어린 눈물을 흘려 주었고, 장동지와 적파의 죽음은 담사리를 비롯한 독립군 동지들이 뜨겁게 애도해 주었습니다. 특히 여자의 몸으로 인두질을 비롯한 온갖 고문을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서릿발같은 기개를 꺾지 않고 도리어 상대를 조롱하다가, 끝내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의 신념을 선언하며 죽어갔던 적파의 최후는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오버스러웠지요. (너무 극적으로 꾸민 듯해서 약간은 거부감이 들었을 지경..;;) 그런데 각시탈 19회에서 제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죽음은 따로 있었습니다.

 

 

총독부 경무국장 콘노 고지(김응수)는 이제껏 드라마의 진행 속에서 결코 작지 않은 비중을 담당해 왔는데, 막상 그의 죽음은 어처구니 없게도 하나의 설정으로만 취급되고 말았군요. 일본인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최소한 극 중에서는 아무도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지 않았고,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콘노에 의해 기용되고 보호받았던 이강토는 물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지만, 그것도 인간적인 슬픔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지요. 고위층 간부 중 유일하게 힘이 되어주던 콘노가 죽었으니, 앞으로는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경찰서 내에서의 처신이 더욱 어려워질 것을 염려하는 마음이 훨씬 컸을 것입니다. 사토 히로시와 각시탈이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고요.

 

하지만 조선인이고 일본인이고를 떠나서, 제 마음 속에는 콘노 고지의 죽음이 가장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각시탈'은 엄연한 시대극으로서 그 당시의 아픔을 그리고 있기에, 적파를 비롯한 독립군들의 죽음은 모두 그 시대 배경 속에서 이해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콘노 고지의 죽음은 시대와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수천년 전의 옛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 속에 그런 죽음은 꾸준히 발생해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콘노 고지처럼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자기 소신에 따라 올곧게 처신하는 사람은 발 붙이고 설 자리가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어쩌면 콘노와 같은 사람이 경무국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게 오히려 신기한 일입니다. 이렇다 할 뒷배경도 없이 홀홀단신 자기의 능력만으로 그 자리까지 올랐을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대단한 인물이네요. 하지만 언제나 원칙을 준수하고,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태생이나 핏줄 따위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콘노 고지의 대쪽같은 성품으로는 어차피 그 자리를 지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지금도 그게 현실이죠) 총독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들에게도 콘노는 언제나 눈엣가시였고, 키쇼카이 집단이 가장 껄끄러워하며 제거대상 1순위로 손꼽는 인물이기도 했으니까요.

 

따지고 보면 그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건만, 슬프게도 너무 거대한 적들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콘노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겠지요. 그렇게 처신하면 자기의 안위와 출세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부패한 권력자들을 대놓고 비웃었습니다. 그토록 용감하고 의연한 모습은 아무리 일본인이라도 진정 존경스럽고 감탄스러운 것이었어요. 하지만 독야청청하던 콘노 고지는 결국 키쇼카이의 더러운 칼날 아래 처참히 피를 뿌리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죠. 위험은 항상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는데, 어쩌면 생각보다 오래 버틴 건지도 모르겠네요.

 

 

키쇼카이의 두목인 우에노 회장(전국환)을 보면, 최근 종영한 드라마 '추적자'의 서회장(박근형)이 살짝 떠오르곤 합니다. 한밤중에 전화 한 통으로 국무총리를 움직이던 거대한 힘... 그 힘의 원천도 역시 '돈'이었죠. 채홍주(한채아)가 자신의 양부인 그를 총독에게 소개할 때 "아스카 호텔을 운영하고 계신 우에노 회장님이십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이미 그 당시부터 세상 최고의 권력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를 장악한 쪽으로 넘어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총독 역시 그 동안 통치자금 명목으로 적잖은 돈을 받아먹은 터라, 아무리 맘에 들지 않아도 우에노 회장의 압력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요.

 

마치 손가락 하나를 접듯, 콘노 고지를 간단히 제거해 버린 우에노는 그 빈 자리에 키쇼카이의 심복인 기무라 타로(천호진)를 앉혔고, 원래 경찰서장이었던 타로가 콘노에 의해 경질당한 후 공석으로 남아 있던 서장 자리에는 '무라야마 요시오'(김명수) 라는 새로운 인물을 불러다 앉혔습니다. 무라야마 오시오의 이름을 듣자마자 '천하의 골통 군인'이라며 치를 떠는 총독의 모습을 보니 왠지 예사롭지가 않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무라야마는 일본 군국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그 어떤 합리적 사고도 통하지 않는 뼛속까지 골통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김명수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데 요즘 너무 찌질한 악역으로 많이 나오시는 듯..;; '닥터 진'에서는 김경탁(김재중)의 한심한 이복형 '대균'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골통 군인이네요.  

 

 

무라야마는 경찰서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단지 조센징이라는 이유로 이강토를 단칼에 해임해 버렸습니다. 그냥 맘에 안들면 자르고 죽이는 거지, 무슨 합리와 논리 따위는 필요치 않은 인간이었던 거죠. 콘노 고지처럼 올곧고 합리적인 인물은 여지없이 제거되고, 그 자리엔 권력에 빌붙는 골통이나 자리잡는 세상... 아주 오래 전부터 변함없이 그런 식으로 유지되어 온 세상... 결코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인간 세상이 저는 슬픕니다. 조선인 독립군들의 죽음은 특수한 시대 배경 속에서 이해되지만, 콘노 고지의 죽음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기에 저는 더욱 쓰라렸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조선으로서는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군요. 모든 일본인이 콘노와 같은 자세로 조선인을 대했다고 가정해 볼 때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쩌면 조선은 광복을 맞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일본 통치권자들이 그토록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진실하게 백성을 다스렸다면, 아무리 조선인의 고집과 자존심이 강하다 해도 꺾이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에 감탄하며 동화되어 버리지 않았을까요? 그랬다면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는 거기서 끝장났을지도 모르는데..;; 다행히도(?) 현실에는 무라야마 요시오 같은 골통들이 훨씬 많았죠. 덕분에 조선인들의 광복 의지는 갈수록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고... 이렇게 생각하면 허탈한 심정이 조금은 위로될까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서 더러운 권력에 의해 속절없이 죽어가고 있을 콘노 고지들을 생각하면 제 가슴은 여전히 쓰리고 아파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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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 Favicon of https://sooandjoshua.tistory.com BlogIcon 출가녀 2012.08.09 09:16 신고 더러운 권력에 속절없이 죽어가는 사람.... 누군가가 마구마구 생각납니다...ㅠㅠ 흑
    벌써 목요일이네요~휴~* 오늘도 멋진 하루 되세여~*^^*
  • 지나가는 2012.08.09 09:44 글 잘보고 갑니다~
    어제 저희 동생도 콘노가 죽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안타까워 하더군요. 소신있고 자기일을 묵묵히 하던 사람이라 좋아했었다고 말이죠. 빛무리님 말씀처럼 시대 어디에서나 소용돌이를 일으키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거죠. 다만 언제나 그런듯 후자의 사람은 억울한 일을 상당히 많이 당하곤 했으니까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crow97-00 BlogIcon 붉은비 2012.08.09 11:38 실제로 학계에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서 비슷한 견해가 존재하죠.
    [그가 암살되지 않았다면 일본의 식민지 정책은 훨씬 인도주의적이고
    온화한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랬다면 구호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
    내선일체가 성립되고 한국의 독립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라는 견해죠.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이토 히로부미의 요절은 사카모토 료마의 요절보다
    더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었던 거죠.
  • 일본 입장으로는 그렇지만 2012.08.09 12:25 조선의 입장, 현재 한국인의 입장으로는
    그래서 안중근의사에게 더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통치가 지속되었더라면 조선의 정신이란게 과연 남아있었을까요???
    지금도 뉴라이트가 저정도로 날뛰는데...
  • 역사에 대한 몰인식에 기인한 2012.08.09 12:24 콘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인 것 같습니다.

    실제 1910-20년대 일본은 조선에 대해 무단통치를 진행하였고
    그 배경에는 조선인은 무지한 인간이니 그냥 겁주고 때려서 시키면 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3.1 운동등의 투쟁들이 끝없이 펼쳐지자 일본은 조선에 대한 통치방식을 변경합니다.

    그게 각시탈에서 '콘노'로 대표되는 "문화통치"입니다.
    그 당시 실제로 많은 식자층이 변절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친일파로 꼽히는 '이광수, 최남선, 최린, 김활란등'의 많은 사람들이 친일파가 된것이지요.
    그들은 "일제가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실력을양성해 민족을 개량한 후 독립하겠다"라는 헛꿈을 꾸었습니다. 말은 그럴듯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나 조선일반민중은 미개하다, 우매하다가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그렇기에 조선인들은 독립을 해도 또 다시 누군가에게 밟힐 것이니 일본의 보호하에서 민중이 똑똑해지면 그때 독립하자... 정말 무서운 착각입니다.

    보기엔 덜 힘들것 같지만 문화통치의 무서운 점이 바로 이런 점입니다.
    일본의 생각에 동조하게 하고, 자민족을 우매하게 느끼며 조선인은 안돼! 라는 생각에 빠지게 하는...
    무단통치의 총 칼 보다 더 무서운것이 바로 '문화통치'이며 그 대표로 콘노라는 인물이 내세워졌습니다.

    그러나 결국 문화통치로도 독립의 열망을 꺾지 못했던 일본은 세계대전을 준비하며
    조선을 병참기지화해서 전시동원체제로 바꾸어 버리고 군인들이 통치를 하게 됩니다.
    그게 앞으로 나올 '무라야마'로 대표되겠지요.

    콘노의 죽음은 오히려 조선의 정신을 지킬 수 있어서 더 다행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문화의 침식은 곧 민족정신의 말살입니다.
    역사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았다면 콘노의 죽음을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시는건
    아마 사치라고 생각하실거 같습니다.
  • 지나가는 2012.08.09 15:19 역사적으로 저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죽음이 안타깝다는 얘기이지 일본에 대한 경각심을 모르고 이 글을 쓰신건 아닐텐데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2.08.09 19:10 신고 본문의 주제를 잘못 이해하셨군요. 님의 의견 자체는 옳지만 초점이 빗나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외부에 있어 스마트폰으로 입력합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드리죠. (오후 12:45 경)

    저녁 때 집에 돌아와 내용 추가합니다. 본문 마지막 단락에서 제가 분명 콘노 고지의 죽음이 "조선을 위해서는 잘된 일"이며 "다행스런 일"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나요? 님이 말씀하신 대로 문화의 침식은 곧 민족정신의 말살이니까요. 그 부분에서라면 님의 의견과 제 의견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님은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역사적 관점의 테두리 안에서만 접근하셨기 때문에 제 글의 주제를 이해 못하신 겁니다. 저 아래 '맥반장'님의 댓글에 대한 답글로 더 상세히 설명해 드렸으니, 여유가 되신다면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 기린 2012.08.09 12:53 뒷배경이 없는건 아니었죠 총독과 고향선후배 사이잖아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2.08.09 16:09 신고 하지만 총독과는 무척 사이가 안좋아 보이던데요 총독이 콘노의 뒷배 노릇을 해주진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방해를 하면 했지 ㅎㅎ
  • 모롬언덕 2012.08.09 13:47 콘노 고지가 죽어서 안타깝다는 말은 드라마속에서 조선인을 잘 건드리지 않고 이강토에게 쉴드를 쳐주니까 그나마 가장 인간적이었다는거지 그저 드라마 평론인데...
  • 맥반장 2012.08.09 16:34 기린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콘노고지는 동경제대 출신의 엘리트인데다 지역적 문벌의 배경까지 갖춘 사람인데 글쓴이가 매우 감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총독과 사이가 틀어진 것은 총독의 탐욕과 비교적 강직한 편인 콘노의 성품 탓이지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자체를 부인하는 것도 우습구요.

    총독이 드라마에서는 좀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조선반도의 입법, 행정, 사법을 쥐고 천황이 직접 임명하는 요직"이라는 드라마 대사에 어마어마한 권력자임이 표현되고 있죠. 실제로 조선총독은 총리 다음의 요직이었습니다.
    또한, 콘노는 목담사리 앞에서 딸인 오목단을 못상자에 쳐넣는다고 위협은 하지만, 차마 실행은 하지 못하는 비교적 합리적인 인물이지만, "불령선인(독립운동가)을 색출"하는데 앞장 서는 인물이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강토가 형 '강산의 죽음'때문에 각시탈이 되었지만, '이강토가 온다'고 하면 울던아이도 울음을 그칠 정도로 악질 일본경찰이었고 이를 높이 평가해 중용한 게 콘노고지였죠.

    콘노의 죽음은 일본의 통치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대한 상징적 표현입니다.일제는 초기 10년간 헌병에 의한 무단통치를 실시하다가 3.1운동이후 회유통치(소위 문화통치)로 방향전환을 했죠.
    그러나, 중일전쟁 발발이후 조선을 병참기지화하고 다시 노골적인 무단통치와 창씨개명 강요 등으로 조선민족 자체를 말살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했죠.

    위 몇몇 댓글의 이등방문(이토히로부미)에 대한 평가 역시 안증근의사의 의거를 폄하하고 조롱하기 위한 일방적인 일본 측의 주장에 편승한 것이라서 매우 씁쓸합니다. 이토히로부미는 일본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자였으나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조선을 일제의 식민지로 만든데 앞장선 자일 뿐입니다.
  • 맥반장 2012.08.09 20:30 빛무리님, 한국인의 주관적 관점을 버리고 범인류적 객관적 관점이요???

    범인류적 객관적 관점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를 찬양하시는 건 아닐테고, 콘노고지는 동경제대와 행정고시를 합격한 초엘리트입니다. 경찰(그것도 식민지인 조선총독부)이 아니라도 충분히 다른 역할을 선택할 수 있었죠.

    사석에서 상급자, 그것도 조선총독을 '형'운운할 정도면 보통 사이가 아닙니다. 총독과 콘노고지가 사이가 나빴다면 능력있는 콘노고지가 왜 사이도 나쁜 총독이 최고상관인 조선에 있겠습니까?

    님 말씀대로 님의 주관적 관점에서 '무리'한 주장을 하지 마시고, 객관적 관점에서 '빛'이 나는 주장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2.08.09 22:58 신고 첫째, 사람이 직업을 선택하는데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게 마련입니다. 자기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아무리 학벌좋은 엘리트라 해도 100% 선택의 자유를 누린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장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콘노 고지의 군국주의를 증명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얼마든지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사석에서 조선총독을 "형"이라 불렀다 해서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았다는 증거는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 감정이 무척 나쁜 상태에서도 동문 선후배라면 얼마든지 형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죠. 속으로는 칼을 갈면서도 겉으로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것... 그게 사회생활 아닌가요? 조선에 근무한다는 사실 자체가 총독과 사이가 좋다는 증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19회에서 채홍주가 우에노 회장에게 하는 대사를 들으셨죠? "콘노는 와다 총독에게도 눈엣가시입니다. 외곬수인 콘노가 그간의 일들을 총리에게 일러바칠까봐 총독은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콘노 고지는 실존인물도 아니고 드라마 속의 캐릭터입니다. 그러므로 시청자들은 저마다 다른 해석을 할 수 있고, 드라마 속에 나타나지 않은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추측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의견이 정답이라고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맥반장님과 저는 서로 다른 추측을 했고,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 것뿐입니다.

    아무려면 이 글의 주제가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를 찬양하는 것이겠습니까? 그게 아니라는 점은 맥반장님께서도 분명히 느끼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불쾌한 심정에 순간 표현이 격해지신 거겠죠. 예전에 어떤 인터넷 게시판에서 어떤 사람들이 별 이유도 없이 서로를 죽일 듯 싸워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쪽에서 '빨갱이'라고 욕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수구골통'이라고 받아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양쪽의 생각이 조금씩 다른 것일 뿐, 빨갱이도 아니고 수구골통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었는데 말입니다. 어찌 보면 서로의 의견에 공통분모가 없는 것도 아니건만, 싸우다 보니 논리보다 악감정이 더해져서 날마다 공격의 강도는 거세지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논쟁을 매우 싫어합니다. 긍정적 결과보다 부정적 결과를 도출해내는, 지극히 소모적인 헛수고일 뿐이라고 생각해서죠.

    그래서 댓글에 제 글과 다른 의견이 달려도 대부분의 경우는 반론을 하기보다 그냥 모른체하고 내버려두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이 글을 쓸 때 제가 품었던 진심을 오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토록 긴 반론을 펼치고 있네요. 제 표현이 다소 부족했을 수는 있지만 아무쪼록 긍정적 측면을 보아 주시고, 글의 주제가 어느 쪽에 있는지는 오해없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2.08.13 08:54 신고 오늘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저의 식견을 넓힐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글의 주제와 어긋난 의견들에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본문 중에서 밝혔듯이 저는 "조선인이고 일본인이고를 떠나서" 콘노 고지라는 사람의 인품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것이며, 그렇게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 발 붙일 곳 없는 인간 세상을 서글프다고 한 것입니다. 이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과 상관없는 것입니다. 수천 년 전의 고대 로마에서도 그랬을 것이고, 앞으로 닥쳐올 미래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이러한 현실은 변함이 없을 듯 싶군요. 올곧은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수많은 적을 갖게 되고, 결국은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제거되어 버리는 거죠. 콘노를 살해한 것도 조선인이 아니라 그의 동족인 일본인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역사적 관점'의 테두리 안에 갇힌 채 이 글을 읽으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관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제 글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글의 본의를 이해하기가 어렵게 되죠. 저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라든가 역사적 관점과는 상관없이 범인류적인 주제로 글을 쓴 겁니다. 이 점에 유의하신다면 큰 오해는 없으실 거예요.
    콘노 고지가 동경제대 출신의 엘리트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역적 문벌의 배경까지 갖추었다는 사실은 몰랐군요. 언제 그런 내용이 드라마에 나왔었나요? 음... 그리고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이 달라서 사이가 틀어졌다면,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도 박살나 버렸다고 봐야 하지 않나요? 단지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맘에 들지도 않는데 기꺼이 밀어주고 끌어주는 게 맞는 건가요? 그 관계 자체를 부인하는 게 우습다니... 저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더 우습네요.
    그리고 콘노 고지는 일본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합리적인 사람이라도 일본인의 입장에서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더구나 그의 직업이 경무국장인걸요.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색출하는 것은 직업적 임무였고, 이강토를 중용한 것도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한국인의 주관적 눈으로 볼 때는 당연히 나쁜 놈이지만, 그 주관을 버리고 범인류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면 과연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일본의 통치방식 변화나 이등박문에 대한 평가 역시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역사를 논하는 자리에서나 다룰만한 소재일 뿐, 제가 쓴 글의 주제와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네요..... 그래도 어쨌든 깊이있는 내용의 댓글을 정성껏 달아주신 데는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의 식견도 넓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행인1 2012.08.09 22:16 본글과 댓글들 모두 읽었습니다. 빛무리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글이란 게 원래 공간적 한계가 있어서 여러가지 관점과 주제를 담으면 혼란만 줄뿐입니다. "인간"이란 관점에서 읽으면 공감가는 글입니다. 한일관계의 특수성과 역사까지 다 언급하려면 끝도 없을 것 같네요. 모두가 아는 일본인들의 만행에 대해 길게 안늘어놓아도 될듯...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2.08.09 22:55 신고 행인님,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휴가 나오셨나봐요? 군대 생활은 잘 하고 계시죠?
    매번 잊지도 않고 귀한 시간 내서 제 블로그에 와 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제대하는 날까지 부디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2012.08.09 23:22 ㅎㅎ 저도 콘노국장죽을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믿었던 강토도 별로 슬퍼하지않는것같고.
    좀 불쌍했어요.
  • 이일상 2012.08.09 23:39 실제로 남경대학살이란 영화를보면 당시 일본 최고학부라던 동경제국대, 와세다대 출신의 일본군들은 칼을빼어들고 지나가는 선량한 부녀자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베어 죽이고는 저희들끼리 낄낄거립니다. 당시 일본인들의 눈에는 아시아 여타국가의 사람들은 사람으로 보질않았다는거지요. 바퀴벌레만도못한 존재였겠지요. 그때의 탈아론 그리고 황국사관은 현재에도 뚜렷하게 이어져 내려오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