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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2' 국카스텐, 유현상을 부끄럽게 만든 강렬한 등장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가수2' 국카스텐, 유현상을 부끄럽게 만든 강렬한 등장

빛무리~ 2012. 6.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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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PD의 지휘하에 재정비를 마치고 야심차게 돌아온 '나는 가수다2'에 대하여 원래는 매우 관심과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고 나서 보니 이상하게도 시즌1때와 달리 제 마음을 뒤흔드는 무대가 별로 없더군요. 저는 음악에 대해서 전문적인 비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한 사람의 평범한 시청자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만을 밝힐 수 있을 뿐이지만 하여튼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걸었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이소라의 부재가 아쉽다'는 내용의 리뷰 한 편만을 올렸을 뿐 '나가수2'에 대한 포스팅은 접고 있었지요. 마음에 없는 빈말로 누군가를 칭찬하기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내 맘에 안 들었다 해서 열심히 준비한 가수들의 무대를 폄하하기도 싫었거든요.

 

그런데 시즌1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시청률이라든가 좀처럼 핫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생각해 보면, 안타깝게도 저의 이러한 느낌이 오직 저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이 차가운 공기의 정확한 원인을 잡아내기는 쉽지 않군요. 훌륭한 실력을 지닌 가수들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여전히 긴장을 금치 못하며 무대에 올라 혼신의 힘을 기울여 노래를 부르는데, 어째서 대중을 열광시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심지어 시즌1때에 제가 수차례나 극찬하는 리뷰를 썼던 박완규의 무대까지도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흠잡을 곳이 있었다는 게 아니라, 이번에는 제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설상가상 경쟁 프로그램인 '런닝맨'이 세계적인 축구스타 박지성을 무려 3주에 걸쳐 특급 게스트로 초청하며 시청률 격차는 더욱 넓혀졌고, '나가수2'는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생면부지의 인디밴드 '국카스텐'이 새로 합류한다는 소식은 솔직히 기대보다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죠. 물론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하겠지만 아무래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지라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그 실력이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친다면 시즌1의 적우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매주마다 적우의 순위와 생존여부를 놓고 살벌한 성토가 이루어지며 조작설까지 대두되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짜증스러운데, 부디 이번에는 그런 경우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군요. 국카스텐의 첫 무대는 상상했던 최고의 수준을 넘어서는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나가수2'가 시작된 이래 줄곧 냉랭한 시선을 유지해 왔던 제가 이렇게 다시 눈에 하트를 뿅뽕 떠올리면서 리뷰를 쓰고 있을 정도로 말이죠..ㅎㅎ 1970년대에 이장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불렀던 노래 '한 잔의 추억'은, 무려 4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국카스텐의 새로운 해석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신들린 듯한 밴드의 연주도 멋있었지만, 특히 보컬 하헌우의 목소리는 맑고 파워풀하면서도 송곳처럼 뾰족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 뾰족함으로 거침없이 파고들더니, 뜨겁게 들끓는 열정으로 가슴속을 온통 헤집고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과 떨림이었어요.

 

 

국카스텐의 무대가 끝난 순간부터 1위를 확신했던 저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과장을 좀 섞어 말한다면, 국카스텐의 폭발적 에너지에 다른 가수들의 무대가 압도되어 버린 느낌이었거든요. 데뷔 연도를 따지면 '나가수'의 동료 가수들 모두에게 한참 후배이겠지만, 나이로 따지면 그닥 어리지도 않다는 점에서 '국카스텐'은 더욱 믿음이 갑니다. 보컬 하현우가 1981년생으로 이영현과 동갑이며, 기타를 맡고 있는 전규호는 1979년생으로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더군요. 탄탄한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앞으로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무대를 지속해 나가려면 연륜과 경험도 적잖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국카스텐의 화려한 등장을 보며 저는 약간 씁쓸한 심정으로 5월의 고별가수전에서 탈락한 '백두산'을 떠올렸습니다. 탈락자가 발표된 후 MC 박명수가 소감을 묻자, 유현상은 대답하기를 "우리나라에서는 록이라는 음악이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험하구나, 아직도 앞이 안 보이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지요. 저는 그 소감을 들으면서 좀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백두산이라는 그룹 자체의 실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가수2'에서 보여준 무대는 솔직히 별로였거든요. '말달리자'도 '쿵따리샤바라'도 그저 밋밋할 뿐, 록 특유의 폭발적 에너지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별다른 감흥이 없는 무대였습니다. 청중과 시청자는 당연히 그 느낌대로 평가해 준 것이었을 뿐, 장르가 록이라서 외면한 게 아니었지요.  

 

 

자신이 탈락한 바로 다음 주에 후배 박완규가 '5월의 가수'로 선정되는 것을 보고 유현상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박완규는 누가 뭐래도 이 시대의 록 음악을 가장 진실한 자세로 이어가고 있는 가수가 아니겠습니까? 마치 우리나라의 청중이 아직도 록 음악에 냉담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탈락했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에 대해서, 유현상은 자신이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았을까요? 또한 국가대표급 록밴드라고 할 수 있는 YB의 돌풍은 '나는 가수다' 시즌1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나가수'에 처음 출연할 때만 해도 "요즘 누가 록을 좋아해..ㅜㅜ" 하면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던 윤도현은 나중에 확 달라진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었죠. "대중은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가 마음을 열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윤도현과 김경호 그리고 박완규에 이어, 실력파 신인그룹인 4인조 록밴드 국카스텐의 등장은 또 한 번 현실을 증명해 주었군요. 우리나라의 대중은 더 이상 록 음악에 냉정하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다른 장르의 음악보다도 록의 파워풀함에 더욱 매료되어 있으며 더욱 크게 환호하고 있다는 현실을 말입니다. 다만 백두산은 '나가수' 무대에서 록 음악을 이 시대 청중의 취향에 맞도록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던 것이죠. 대선배로서 탈락의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감당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외적인 다른 부분의 핑계를 대었던 것은 유현상의 큰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쨌든 시작과 동시에 침체기로 빠져들 뻔했던 '나가수2'에 국카스텐이 등장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기왕 총대를 메고 나섰으니, YB와 자우림에 이어 밴드 음악의 매력을 폭넓은 대중에게 전파시킬 수 있도록, 매주 최선을 다해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중독성 있는 '한 잔의 추억'... 저는 지금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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