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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조규찬은 제2의 김연우일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는 가수다' 조규찬은 제2의 김연우일까?

빛무리~ 2011. 10. 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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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중에 '나가수' 출연을 위해 휴학까지 하고 합류한 새 가수 조규찬은, 제작진이 오래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섭외하고 설득했을 만큼 충분한 실력과 네임밸류를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작사, 작곡, 편곡에 노래까지 혼자서 가능한 천재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은 원래 굉장히 남성적이고 거친 느낌의 노래인데, 정말 조규찬다운 편곡을 통해 여자 가수인 박기영과의 산뜻한 듀엣곡으로 재탄생 시켰더군요. 완벽하게 잘 짜여진 도시 계획(?)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조규찬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와 박기영의 파워풀한 목소리가 치밀한 계산과 연습에 의해 오차 없이 잘 맞춰지고 어우러진 화음은 참으로 듣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제 눈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무대에 서서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파트너 박기영을 보며 "우리 인사할까요?" 하고 입모양으로 말하더니, 손가락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나서 둘이 박자를 맞춰 인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애들처럼 순수하고 귀여워 보였어요. 그 독특한 인사법은 노래가 끝나고 난 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습니다. 둘이 함께 인사하기 전에 우선 파트너 박기영을 챙기며 모든 박수와 영광을 그녀에게 돌리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새 가수의 특권(?)에 의해 7번째 순번을 받게 된 조규찬은 자기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가수들의 경연을 보지 않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지루함을 견디며 기다리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공연을 하기 전에 다른 가수들의 무대을 본다는 것은, 그에 영향을 받아서 자기 무대의 감정을 깨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긴 하지요. 하지만 궁금하고 초조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것이 새 가수의 심정일텐데, 조규찬의 과감한 결단은 '나가수' 역사상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곱상한 외모와 사근사근한 말투와는 사뭇 다르게, 뮤지션으로서의 대단한 뚝심과 고집이 은근히 드러나더군요.

이렇게 조규찬은 완벽한 준비를 거쳐 나무랄데 없는 편곡과 하모니로 멋진 무대를 만들어 냈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7위였습니다. 새 가수가 첫 경연에서 꼴찌를 한 경우 또한  '나가수'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반응이 너무 잔잔하여 후폭풍도 없고 논란도 일지 않을 만큼 조용하지만, 조규찬은 나름대로 등장과 동시에 2가지나 되는 신기록(?)을 수립한 가수가 되었습니다. 확실히 '나가수'에서의 순위는 진정한 음악성과는 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케이스였습니다.

시종일관 무리한 고음으로 소리만 질러댔던 윤민수와 이영현의 '체념'은 정말 듣기에 부담스러웠습니다. 본인들은 마음껏 소리질러서 속이 시원했는지 모르겠지만, TV 스피커를 통해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대선배 조용필이 감정 과잉을 절제하라고, 부르는 사람의 감정이 넘쳐 버리면 듣는 사람의 감동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조언했건만, 윤민수는 '창밖의 여자'를 부를 때도 그 조언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그 때는 노력해도 잘 안 되었던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감정 과잉의 끝을 보여드리겠다"며 선언하는 것을 보고는, 애초부터 조용필의 조언을 따를 생각조차 없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자기 고집이 있는 것도 물론 좋지만, 제 생각에 윤민수는 고집을 부리기엔 아직 너무 설익어서 조금 더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자문위원들의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한 자문위원이 '부부싸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우 시끄럽고 부담스러운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청중평가단은 이번에도 윤민수의 손을 들어 주었더군요. 윤민수는 이번에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3위를 차지하며, 시청자 및 자문위원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승승장구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쯤 되면 윤민수의 창법이나 스타일이 '나가수'의 특징에 맞게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그에 비해 아직 '나가수'에 적응하지 못한 '하룻강아지' 조규찬은 철저한 준비와 짜임새로 이루어낸 완벽한 화음에도 불구하고, 새 가수로서 처음부터 꼴찌를 차지하는 굴욕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담담한 표정이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상처를 받은 듯한 조규찬의 얼굴에 겹쳐지는 것은, 시종일관 하위권에 머물다가 겨우 3곡의 노래를 부르고 탈락해야 했던 김연우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음악은 거의 흠잡을 데 없이 품격있고 훌륭한 것이었지만, '나가수'의 특징에 맞지 않았던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습니다. 그래도 김연우는 '나가수' 출연을 통해 엄청나게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팬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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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찬 역시 자기만의 특화된 색채의 음악을 잠시 접고, 하루빨리 '나가수'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김연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운명(?)의 길을 걷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게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에서 하던 공부를 중단하면서까지 '나가수' 출연을 위해 귀국했는데 너무 빨리 탈락하게 되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요? 천금같이 주어진 기회인데,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남지 않을 때까지 탈탈 털어서 다 보여주고 떠나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새 가수 조규찬의 7위가 매우 아쉽습니다.

"저는 하룻강아지예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며 신나요. 하지만 결과는 차갑고 칼 같겠죠. 그 칼이 저에게 겨눠진다면 아마도 상처를 입겠죠." 조규찬은 순위 발표 전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를 만큼 그의 예상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고, 차가운 칼날은 여지없이 그의 여린 살갖에 겨누어졌습니다. 대중에게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가 오랜만에 세상에 나온 것이니만큼, 본인이 느끼는 충격은 우리 대중들이 예상하는 그 이상일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더하면 고통이 더욱 크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규찬의 부드러운 첫인상이 무척 좋았고, 산뜻한 음악도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부디 그가 하루빨리 '나가수'에 적응하기를 바랍니다. 자기 무대의 완성도를 위해 동료 가수들의 무대를 보지 않는 것도, 음악적으로는 좋은 선택인지 모르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으로서는 적합한 자세가 아닙니다. 박정현과 김범수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한 리액션도 해 주고, 매니저 이병진과 더불어 코믹한 재미도 뽑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조근조근하지만 유창한 그의 언변을 보니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싶더군요. 조규찬은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된 뮤지션이니 만큼, 여러가지 변신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두번째 무대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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