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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라마 '연애의 발견'이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운 화제를 일으킨 것은 여주인공 한여름(정유미)의 러블리한 매력이었다. 살아있는 아기 토끼를 소품처럼 함부로 다루는 바람에 동물 학대 논란도 제법 일었으나, 소수의 애묘인들을 제외하면 그 부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주 컸다고는 보기 어렵다. '연애의 발견'이라는 키워드에 연관된 대부분의 기사들은 여주인공 한여름의 캐릭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 정유미의 연기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초반부터 한여름이라는 여자의 캐릭터가 전혀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실제인 듯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정유미의 연기는 칭찬할만했으나, 캐릭터 한여름에게는 도대체 무슨 장점이 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남주인..
일단 재미가 없지는 않다. 기본 구도는 식상한 4각관계지만 세부적 설정과 에피소드가 참신해서 식상한 느낌을 없애준다. 특히 현재 남자친구인 남하진(성준)의 맞선 자리에 몰래 쫓아 나갔던 한여름(정유미)이 하필 그 자리에서 전 남친 강태하(에릭)과 마주쳤을 때,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쫄깃한 찹쌀떡처럼 맛있었다. 난데없이 전 여친에게 물벼락까지 맞고 당혹스러울만한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며 적절한 말들로 받아쳐 주는 강태하의 센스가 압권이었다. 그 와중에 "보고 싶었어!" 하고 깨알같은 진심을 털어놓을 때는 또 어찌나 콩닥거리던지! 강태하의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져서, 만약 이 드라마가 좋은 시청률을 낼 수 있다면 에릭 문정혁의 연기 인생에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