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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담 김남길의 차기 출연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나쁜 남자'의 시청률이 좀처럼 한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형민 PD 자신도 예상보다 낮은 시청률이 안타깝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더군요. 초반의 화제성과 출연진의 탄탄함 등으로 볼 때, 정말 뜻밖이라고 할만한 결과입니다. 아직도 6회분의 방송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기존의 충성스런 시청자들을 제외한다면, 굳이 지금부터 채널을 돌려서 '나쁜 남자'를 보기 시작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더우기 그 충성도의 99% 가량을 짊어지고 있던 김남길마저 속사포 촬영을 마치고 입대해 버렸으니까요. 당분간 새로운 작품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 때문에라도 고정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지 않겠지만, 이 정도를 유지만 할 수 ..
나도 한번쯤은 하늘을 날고 싶었어. 비행기도 헬기도 타지 않고, 그냥 하늘에 부는 바람을 내 몸으로 맞으며 그렇게 날고 싶었어. 왜 그랬을까?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하늘만 보면 마냥 웃음이 났어.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다들 나를 욕하고 미워하겠지만... 나는 자유롭고 싶었던 것 같아. 나는 모든 것을 다 가졌으니까... 아니,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고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자유롭고 싶다고 말하면 다들 나를 미워하고 욕할 것 같아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했지만, 나는 하늘을 보면 웃다가도 눈물이 났어. 나도 알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살고 있는지... 가벼운 병도 치료할 돈이 없어서 죽어가고 있는지...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난해서 못 배우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스럽게 ..
모네야, 나는 나쁜 남자다. 이미 나에게 빠져버린 너의 순진한 눈빛을 보면서도 나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내 안에는 양심도 사랑도 온기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은 나 자신조차 섬뜩해질 만큼, 나는 그렇게 차가운, 나쁜 남자다. 오래 전, 내가 너희 집 대문 밖으로 쫓겨나던 날, 오후가 되면서 비가 줄기차게 쏟아졌다. 쫓겨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시 집 안으로 따라 들어가려던 나는 사정없이 밀쳐져 넘어졌고, 뒷등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걷잡을 수 없이 피가 흘러 내렸지만, 아무도 나를 병원에 데려다 주지 않았다. 혈육이 아니라고 밝혀진 순간, 이미 나의 존재는 그들에게 있어 길바닥의 쓰레기와 다를 바가 없었다. 끊임없이 내 몸을 거쳐서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빗물은 선명한 붉은 색이었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