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조수미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기획사에 의해 철저히 훈련되고 만들어진 컨셉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을 볼 때, 특히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들을 볼 때, 그들이 정말 원해서 저런 모습으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회사의 방침에 따르는 것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 그들 중에도 여러 케이스가 있겠는데, 본인이 적극적으로 그 컨셉에 동의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온전히 회사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유독 과한 섹시 컨셉으로 미성년 시절부터 빈번한 파문을 몰고 다녔던 포미닛의 현아라든가, '해피투게더'에서 느닷없이 바닥을 기어다니며 19금 분위기의 춤을 추는 바람에 모두를 당황시켰던 달샤벳 수빈(당시 18세 여고생)을 보면, 본인들이 좋아서 그러는 듯한 느낌이..
"임금이 태평한 태평성대를 보았느냐? 내 마음이 지옥이기에, 그나마 세상이 평온한 것이다!" 세종(한석규)의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제 머릿속은 텅 비워지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의 드라마 내용은 그저 건성으로 보아 넘겼을 뿐입니다. 한글을 기습적으로 반포하려던 세종의 계획은 한 발 앞선 밀본의 폭로로 인해 수포로 돌아갔고, 자기 민족의 글자를 갖는 것이 스스로 오랑캐가 되는 길이라 여기던 사대부들은 세종에게 격렬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 한글에 관련된 연구 자료들을 몰래 옮기려던 광평대군과 소이(신세경)는 밀본에게 납치까지 당하지만, 모든 집착을 내려놓고 혼자 멀리 떠나려던 강채윤(장혁)이 하필 그 현장을 목격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구원자가 되어 줍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강채윤도 결국 세종의 사..
100회 콘서트를 앞두고 나는 말했다. "아빠... 인생이라는 게 말야, 참 재미있는 것 같아." 아빠는 어이없다는 듯 가볍게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쳤다. "녀석, 네가 인생을 알아?" 아니, 나는 인생을 모른다.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우리는 꿈을 꿀 수 있다. 베일에 가리워진 미래... 그 어슴프레한 막을 걷어내면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도 내 마음은 설레며 그 보이지 않는 미래를 상상한다. 이제 내가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지금의 아빠보다 더 나이가 든다 해도 언제까지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8년 전에 내가 꾸던 꿈은, 줄리어드에 진학하여 조수미와 같은 세계적 소프라노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