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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지만 저의 감성과는 도통 맞지 않는 편이라서요. 이 작품뿐만 아니라 김은숙 작가의 남녀 주인공은 사랑을 한답시고 매번 지나치게 오버를 떨어대서 몰입이 힘들었기에, 제 시선은 언제나 잔잔하고 현실적인 사랑을 하는 서브남 쪽으로 기울곤 했었지요. 달리 서브남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는 '신품'에서는 최윤(김민종)의 포지션이 비교적 그런 쪽에 가까웠습니다. 예상했던 그대로, 저는 여전히 김도진(장동건)과 서이수(김하늘)의 사랑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다 큰 아들이 나타났다는 신파적인 상황이라든가, 그래놓고 뭘 잘했다고 먼저 잔인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남자의 모습이라든가, 볼수록 짜증만 솟구치는 경우가..
이건 뭐 40대 남성들의 사랑 이야기라는데, 무슨 10대 소년들의 첫사랑보다도 유치하기 짝이 없네요. 김도진(장동건)이 서이수(김하늘)에게 하는 행동은 꼭 유치원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치맛자락을 들추고 냅다 도망가는 (일명 아이스케키..;;) 짓거리와 별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 김하늘은 매회 점점 더 심해지는 오버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오글거려서 닭이 될 지경입니다. 제가 원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취향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특히 정 붙이기가 힘드네요. 형식만 부부일 뿐 '제비와 사모님'에 지나지 않는 이정록(이종혁)과 박민숙(김정난)의 이야기도, 코믹한 껍데기로 둘러싸 놓기는 했지만 그 내면을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역겨운 악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