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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더킹 투하츠'는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한 드라마입니다. 가장 비현실적인 설정하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섬뜩할 정도로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으니 말이죠. 현재 대한민국은 입헌군주제 국가도 아니고 북한과의 관계도 드라마 속에 그려진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언제 어디선가 현실 속에서 본 듯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느낌을 주는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보통 드라마 속 인물은 그 성향과 특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일관된' 말과 행동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그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를 시청자들이 뚜렷이 인식해야 몰입이 수월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들은 대부분 캐릭터가 굉장히 단순합니다. 착한 놈은 항상 ..
김봉구(존 메이어, 윤제문)의 검은 손에 의해 국왕 이재강 내외(이성민, 이연경)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보며, 따라서 급작스레 왕위를 계승하게 된 이재하(이승기)가 물러나겠다는 비서실장 은규태(이순재)를 만류해서 자기 곁에 두는 모습을 보며, 그런 은규태의 약점을 잡은 김봉구가 본격적으로 그를 협박해서 이용하기 시작하는 사태를 지켜보며, 저는 줄곧 한 가지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은규태의 그 어이없는 실수는... 과연 실수였을까? 노련한 은규태가 순간적으로 무엇을 착각하거나 실수할만한 상황이 있었던가를 아무리 되짚어 보아도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 제 마음을 어둡게 했습니다. 은규태는 대한민국 왕실에 매년 큰 액수의 기부를 하고 있는 영국인 부호 다니엘 크레이그를 접견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