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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모델? 은비야, 엄마 옷 모델 좀 해줄 수 있어? 시어머니(김용림)의 대를 이어 비술채의 침선장이 되려는 인화(김혜옥) 손윗동서 옥수(양미경)와의 전수자 경합을 앞두고 전의에 불타는데 연습 많이 해서 꼭 잘 해줘야 해! 엄마한테 허락 다 받았어요. (거짓말) 엄마도 저 어린이 모델 시키고 싶어했다니까요! 민정도 비술채 옷 모델에 지원하고 알았어, 선생님 친구가 특별히 부탁해서 뽑힌 거니까 민정이가 잘해 줘야 해. 민정이는 예뻐서 다들 첫눈에 반할 것 같은데? 재화 엄마의 유품과 옷들을 모조리 태워버리는 계모 화연(금보라) 고모(우희진)가 만류하지만 소용 없고 울부짖는 재화... 엄마 미안해, 내가 바보라서 미안해, 엄마... 모델을 기다리던 옥수, 민정을 반기며 네가 민정이니? 사진보다 더 예쁘네! 저만..
개봉 전 기자들의 평점이 낮다고 해서 큰 기대를 품지 않고 관람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서인지, 나에게 '역린'은 썩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평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면 스토리가 매우 빈약하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드는 작품이라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으니 스토리보다는 각각의 캐릭터에 비중을 둔 모양인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영화를 보는 내내 추후의 전개가 거의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한껏 비장미를 뽐내며 긴박하게 움직이는데, 관객 중 몇몇은 좀처럼 몰입이 안 되는지 줄곧 킥킥대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배우들의 연기에 꽤나 몰입하고 있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777년(정조 1년)에 발생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