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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제3회... 사기를 당해서 쫄딱 망한 안내상네 식구들은 당숙의 집에 의탁하러 경주까지 갔는데, 어이없게도 당숙이 오래 전에 죽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일가족 네 명은 무일푼으로 길바닥에 널부러진 채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경주에서 제일 큰 한의원집 아들 강승윤을 만나 피자 한 판을 얻어먹습니다. 원래 부자였던 사람들로서는 엄청나게 굴욕적인 상황이지만, 그저 코믹하게 처리되는 바람에 큰 비애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가족들은 천성적으로 그닥 자존심이 강하거나 심각한 타입은 아닌 모양입니다. 현재까지의 느낌으로는 모두들 푼수떼기라고 할만큼 즉흥적이고 주책맞은 편이며,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별 고민 없는 듯 상당히 긍정적이군요. 어쨌든 살 길이 막막해진 이들은 결국 윤유선의..
김병욱 사단의 이름을 내세우고 tvN에서 야심차게 시작되었던 20부작 시트콤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가 4개월여만에 조용히 막을 내렸습니다. 평소 공중파의 재방송을 보는 용도로만 케이블 TV를 사용하던 제가, 일부러 tvN의 채널과 편성표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열심히 본방사수를 하게 만든 프로그램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만큼 김병욱 시트콤의 광팬이거든요. 그런데 '생초리'는 너무 큰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1회만 보았을 때는 앞으로의 전개가 흥미진진할 것 같아서 한껏 부푼 기대감에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2회부터 급격히 늘어지는 호흡은 이게 아니다 싶더군요. 겨우 20부작으로 진행하려면 한 회마다 깨알같은 에피소드를 꽉꽉 채워도 모자랄텐데, 러브라인도 미스테리도 전혀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공중파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이기에 오히려 김병욱표 시트콤의 진가를 보여주리라 기대했던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가 벌써 13회에 이르렀는데, 지금까지의 행보는 솔직히 실망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시트콤의 특성상 각 회마다 개별적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해도, 그 중심이 되는 큰 줄거리는 뚜렷이 잡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굉장히 산만했거든요. 멜로는 멜로대로 밍숭밍숭하니 지지부진하고, 심각한 미스테리 부분도 뭘 어쩌자는 건지 계속 떡밥만 흘릴 뿐 그닥 진전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해서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멜로의 중심에 서 있는 4명의 남녀 중, 이제까지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민(김동윤) 밖에 없었지요. 다른 ..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일주일을 목빠지게 기다린 것에 비해서는 허무할 만큼 실망스러운 4회였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삼진증권 식구들이 생초리로 내려오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데 할애되었다면, 4회부터는 드디어 인물들 사이의 갈등구도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니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기껏 좋은 재료들을 준비해서 기대치를 높여 놓더니, 첫 밥상의 요리를 망쳐 버린 경우라 하겠습니다. 밥이고 반찬이고 대충 만든 것처럼 설익은 느낌이더군요. 일단 조민성(하석진)과 유은주(이영은)의 갈등을 주된 소스로 풀어나가긴 했는데, 민망할 만큼 유치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까칠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사사건건 투덜대면서 누구에게나 말을 함부로 해대는 조민성의 모습은, 원래 그런 캐릭터임을..
한때는 매일을 행복하게 해 주던 김병욱표 시트콤을, 일주일에 달랑 1번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깝군요.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이하 '생초리')는 이제 겨우 3회까지 방송되었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거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중에도 단연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조민성(하석진)입니다. 그런데 왠지 하석진을 보면, 김병욱의 전작인 하이킥 시리즈에서 보았던 최민용과 최다니엘의 캐릭터가 자꾸만 겹쳐서 떠오르는군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 3명의 남자에게서는 적잖은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혹은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등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추억에도 잠길 겸 해서 이들의 흥미로운 캐릭터를 간단히 분석 비교해 보았습니다. ..
좀처럼 케이블 방송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던 제가 요즘은 연달아 특정 케이블 방송을 기다리느라 목을 빼고 있습니다. 뒤늦게 꽂혀버렸던 '슈퍼스타K'가 끝나자 마자,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드라마?)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이하 '생초리')가 야심차게 출발하니 어쩌겠습니까? 집에 케이블 방송이 나오긴 하는데 Mnet 채널이 몇 번인지 tvN 채널이 몇 번인지조차 모르던 저는, 리모콘을 들고 채널을 하나씩 넘기면서 해당 방송사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쉽게 찾아지더군요..ㅎㅎ 20부작으로 만들어지는 '생초리'는 시트콤보다 오히려 정통 드라마에 가까울 것이라는 제작진의 발표도 있었고, 김병욱 감독은 총괄 기획만 했을 뿐 실제로 메가폰을 잡은 연출자는 김영기, 조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