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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솔직히 말하면 권순규 작가의 전작이 '무사 백동수'라고 해서, 처음부터 아예 볼 생각이 없었던 드라마입니다. 초반에는 상당히 흥미진진했으나 가면 갈수록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던 '무사 백동수'의 그 황망한 전개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까닭이죠. 전광렬 최민수 등 중견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국민남동생 유승호의 매력적인 다크포스로도 감당할 수 없었던, 점차 산으로 가는 대본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신뢰를 갖게 할만한 다른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필모그래피가 (드라마로는) 달랑 그 '무사 백동수' 하나뿐이니, 동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추적자 THE CHASER'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경수 작가의 신작 '황금의 제국'이 방송되는 이상 '불의 여신 정이' 쪽으로 시선을 ..
이번 주 '강심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아무래도 허각과 존박이겠지만, 저는 윤종신이 스스로 자신을 열고 보여 준 새로운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015B의 객원 보컬로 데뷔했던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동료 멤버들의 학력과 지적인 이미지에 휩쓸려 자기도 그렇게 인식되어 왔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놓았지요. 학창시절에는 반에서 20등 정도 하는 보통 학생이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니며, 폭넓은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평소의 사고방식도 특별히 고상하거나 지적인 편이 아니라는 말로 자기의 거품(?)을 걷어내는 그의 어조는 매우 담담했습니다. 저는 그의 데뷔곡 '텅빈 거리에서'를 들으며 이것이 과연 사람의 목소리일까 생각했었지요. 그야말로 천상의 목소리, 신이 내린 미성(美聲)이라고 할만했습니다..
오랜만에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참 즐겨 보던 프로그램인데 언제부턴가 마음이 떠나면서 잘 안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가 생각지도 않은 천상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화음이 들려오기에 깜짝 놀라서 멈추었습니다. 500년 전통에 빛나는 '빈소년 합창단'이 놀랍게도 '스타킹'에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 어느 위인전에선가 유명 음악가의 어린 시절, 빈소년 합창단에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부터 빈소년 합창단은 제게 호기심과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때는 '비인 소년 합창단'이라고 표기했었는데, 현재 외국어 표기법상으로는 방송에 나온 대로 '빈소년'이라고 하는 게 맞는 듯하여 그렇게 칭하지만 느낌이 좀 이상하군요. 뭔가 텅텅 빈 소년들이라는 느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