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명성황후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터키에서의 첫 날, 짐이 되어버린 짐꾼 이승기의 고난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도대체 어느 만큼의 설정이 들어간 건지, 아니면 그게 전부 다 이승기의 본래 모습인 건지, 약간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이승기는 지갑과 여권을 물 새듯이 줄줄 흘리고 다녀서 누나들이 대신 챙겨주게 만들었고, 최선을 다해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랄 판인데 느닷없이 팽이에 정신이 팔려 혼자 노느라, 터키의 낯선 거리에 누님들을 방치해 두었다. 평소의 영민하고 사려 깊은 이승기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환전 등의 일처리를 위해 어디론가 갈 때는 분명히 말을 하고 가야 하는데 갑자기 휙 사라져서 남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일단 그렇게 사라진 후에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들었다. 지금껏..
원작을 읽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습니다. '해를 품은 달'에서 뜨거운 맛을 본 이후, 절대 영화나 드라마를 (완전히 다) 보기 전에는 원작소설을 읽지 않기로 결심했지요. 현재 개봉 5일째인 영화 '가비'는 여러 면에서 김탁환의 원작소설 '노서아 가비'와 비교되며, 호평보다는 혹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흥행 성적도 예상보다는 저조하기 때문에, 조급한 사람들은 '화차'의 김민희와 '가비'의 김소연을 비교하며 두 여배우의 승패를 가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화차'라는 영화도 안 보았고 원작도 읽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저는 너무나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2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짧고 아쉽게만 느껴지더군요. 사실 저는 개봉하기 훨씬 전부터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벼르고 있었습니다. 남녀 ..
윤계상-김지원에 이어 또 하나의 러브라인이 예고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박하선-윤지석(서지석)의 러브라인 같지만, 정확히는 박하선-고영욱의 러브라인입니다. 이미 공홈의 인물관계도에 명시되어 있는 관계이므로, 맨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지는 몰라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 러브라인의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저는 인물관계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던 러브라인이 박하선-고영욱 커플이었습니다. 박지선-줄리엔강 라인도 좀 뜻밖이긴 했지만, 이들은 어차피 감초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코믹하고 재미있는' 커플로 만들면 오히려 가장 시트콤에 어울리는 조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하선은 제가 보기엔 여성 캐릭터 중의 핵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나름 코믹한 면도 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