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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경혜공주(홍수현)는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현재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입니다. 남녀 주인공인 세령(문채원)과 김승유(박시후)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사랑을 키워가던 사람과 이별해야만 하는 아픔을 견디는 중이지만, 제게는 그들보다 경혜공주의 고통이 훨씬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원래 경혜공주는 병든 아버지 문종(정동환)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어린 남동생(세자, 훗날의 단종)의 앞날을 지켜주기 위해 우의정 김종서(이순재)의 며느리가 되기로 결심했으나, 부마로 낙점되었던 김승유는 수양대군(김영철)의 마수에 걸려 공주를 희롱했다는 누명을 쓰고 참수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 바람에 김종서는 아들의 목숨의 구하기 위해 수양에게 무릎을 꿇고 정치에서 물러나고 말았으니, 이제 쇠약한 문종의 곁에는 최후의 바람막이조차 사..
'신기생뎐'과 '내게 거짓말을 해봐' 라는 두 개의 드라마는 별로 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은 아닙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와 '동안미녀'에 턱없이 밀려서 둘 다 본방사수는 절대 안 하고, 가끔씩 재방송을 힐끗거리는 수준이지요. 하지만 그저그런 드라마라 해도 볼 때마다 제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는 청년들이 있으니 '신기생뎐'의 남주인공 아다모(성훈)와 '내거해'의 비중있는 조연 현상희(성준)입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이 형제일 것 같다는 생각에, 열심히 검색을 해서 증거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성준의 가족사항이 1남1녀 중 둘째라고 나와 있으니 친형은 없음이 확인된 셈이지만, 그렇다면 아마도 사촌형제가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신기생뎐'의 성훈은 1983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극 중 아다모와 같..
사실 '동안미녀'의 주인공 이소영(장나라)의 캐릭터는 순수하고 선량하고 배려심이 깊은 아가씨로서 충분히 처음부터 호감형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괜시리 초반에 남주인공들과의 자극적 만남을 위해 무리한 설정을 넣은 것이 비호감으로 작용했었지요. 이소영은 최진욱(최다니엘)과 처음 만났을 때는 나이트클럽에서 온갖 사고를 저지르며 추태를 떨었고, 지승일(류진)과 처음 만났을 때는 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팬티바람으로 있어야 했습니다. 주의산만한 사고뭉치 캐릭터를 싫어하는 제 눈에는 참 한심한 아가씨로 보였더랬습니다. 그러나 34세의 나이에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이소영의 매력은 조용히 제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자들은 장나라가 20대 초반의 풋풋함과 귀여움은 잃어버리고 30대의 성숙함은 갖추지 못했기에,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