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겸사복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뿌리깊은 나무'는 이제 막바지 3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21회에서는 지금껏 생각도 못했던 처절한 비극이 살짝 예고된 듯한 느낌이 들어 제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광평대군(서준영)은 역사적으로도 이 무렵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는지라, 죽음의 상황에 대한 극적인 각색은 있겠지만 어쨌든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예감했었지요. 그러나 여주인공 소이(신세경)는 세종(한석규), 강채윤(장혁)과 더불어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책임져야 할 인물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번도 그녀의 죽음을 예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막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뿌나' 리뷰의 스크롤 압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밀본의 수령 정기준(윤제문)은 세종의 글자를 막기 위해 어떠한 수단 방법도 가리..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그 누구 하나 행복한 사람이 없습니다. 백성들도, 신하들도, 임금도... 저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끌어안고 날마다 눈물 속에 살아갑니다. 보통은 그 눈물이 꽁꽁 싸매어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때로는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흘러나올 때가 있지요. 12회에서는 특히 그들의 감춰져 있던 슬픔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1. 강채윤의 절규 (똘복이와 담이의 재회) 궁녀 소이(신세경)는 강채윤(장혁)이 붙인 벽보를 보고 어린 시절에 헤어졌던 똘복 오라버니가 살아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복(福)이라는 글자의 수를 놓다가 훔쳐낸 금실이 모자라서 획수를 빠뜨리고 새길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탄생하게 되었던 기묘한 틀린..
드디어 베일에 싸였던 밀본의 수장, 본원 정기준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추측 속에서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반촌의 백정 가리온(윤제문)이 바로 그였습니다. 오히려 너무 강력히 추측되는 인물이므로 뻔한 전개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를 후보에세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별다른 반전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정기준은 현재까지 세종(한석규)과 강채윤(장혁)을 완벽히 속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가리온의 정체를 꿈에도 모르는 세종은 그를 소중한 인재로 아끼며 자신의 사업에 동참시키려는 중이고, 강채윤은 천민의 설움을 겪는 그를 통해 죽은 아비 석삼의 모습을 발견하며 지극한 연민을 품게 되었습니다. 적들로부터 경계심이나 악의가 아니라 오히려 완벽한 믿음과 호의를 얻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되면 정기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