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소은 손호준 열애설, 이쯤되면 '우결'은 폐지가 답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김소은 손호준 열애설, 이쯤되면 '우결'은 폐지가 답이다.

빛무리~ 2015. 2. 9. 16:33
반응형


가상과 실제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시청자에게 달콤한 연애의 환상을 선물해 온 '우리 결혼했어요' (이하 '우결')가 최근 출연자들의 잇단 열애설로 몸살을 치르고 있다. 어찌 보면 '우결'은 남녀 연예인들이 정해진 대본에 따라 만나고 정해진 날짜에 촬영하는 일종의 '변형된 드라마'라 해도 좋을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달달한 연애와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은 가상일 뿐 현실이 아님을 시청자들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짜 연애와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벌써 7년째 롱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쩌면 갖가지 이유로 연애와 결혼이 힘들어진 젊은 세대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가리켜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지는 벌써 꽤 오래 되었다. 좀처럼 취업이 되질 않으니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연애'와 '결혼'과 '출산'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그 3가지 조건에 '인간 관계'와 '내 집 마련'을 더하여 '오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삭막하고 외로운 현실 속에서 비록 가상일망정 선남선녀가 서로 만나 알콩달콩하게 밀당도 하고 스킨쉽 진도를 더해가면서 연애하는 모습은,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대리만족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처럼 복잡한 스토리는 필요치 않다. 오히려 두 남녀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전혀 없으니 아주 편하게 몰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드라마는 아무리 길어봤자 6개월을 넘기기 힘들지만, '우결'은 인기커플의 경우 1년 넘게 촬영을 이어가기도 한다. 최근 1주년을 맞이한 남궁민 홍진영 커플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렇게 오랫동안 한 커플의 가상 연애를 지켜봐 온 시청자들은 어느 새 깊이 몰입하여 그것이 현실이라 믿고 싶어한다. 달콤한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은 심리일까? 이성적으로는 분명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적으로는 괜시리 진짜라며 자기 최면을 걸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출연하는 당사자들에게 있어 '우결'은 단순한 '비즈니스'에 지나지 않는다. 구경꾼들은 설레면서 몰입하지만, 오히려 당사자들은 건조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껏 7년 동안 수많은 연예인이 '우결'에 출연했지만, 그 만남이 실제 연애로 이어졌던 경우는 6개월 가량 사귀다가 결별한 전진 이시영 커플이 유일하다. (원래부터 연인이었던 김용준 황정음 커플과 조정치 정인 커플은 당연히 예외로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전례만 보아도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일이다. 냉정하게 표현하면 '우결' 속 가상 커플들이 보여주는 연애와 결혼 생활은 말 그대로 '속 빈 강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결'이 적잖은 시청률을 확보하며 롱런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스타가 되고 싶은 연예인들과 그 소속사에서는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결'은 드라마와 달리 '리얼'을 담보로 잡고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연애는 어디까지나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우결'은 프로그램의 특성상 '일'과 '사생활'의 경계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자칫 '우결'에 출연하는 동안 가상 결혼의 짝꿍이 아니라 다른 상대와의 열애설이 터지기라도 하면, 그 연예인은 즉시 민폐의 주범으로 몰리며 대중의 날선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가상 연애에 한껏 몰입하고 있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며 배신한 대가를 톡톡이 치르게 되는 것이다. 가수 이준과 함께 '우결'에 출연하던 중 탤런트 이장우와 열애설이 터지는 바람에 거의 매장될 뻔했던 오연서가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이런 상황이 한 번으로 그쳤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최근 '우결'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현재 '우결'에 출연중인 홍종현과 김소은이 잇달아 열애설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걸스데이의 유라와 짝을 이루어 '우결'에 출연중인 홍종현은 애프터스쿨의 나나와 열애설이 터졌고, 송재림과 커플을 이루어 신선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한창 인기를 끌던 김소은은 손호준과의 열애설이 터졌다. 당연히 이들은 모두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지만, 특히 김소은과 손호준의 경우는 범상찮은 사진이 찍혀 증거 자료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임자 없는 청춘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고 한들 그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어디까지나 일은 일이고 사랑은 사랑일 뿐인데, 불륜같은 범죄가 아닌 다음에야 비난받을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우결'에 출연하기로 한 이상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프로그램 출연 여부를 온전히 제 뜻으로 결정할 수 없는 연예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적잖이 가혹한 시각이다. 열애중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의 강요에 의해 출연하게 되었을 수도 있고, 출연하던 중에 불가피한 사랑에 빠졌을 수도 있다. 과연 시청자들의 환상을 깨뜨렸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배신'이며 '죄'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얼마 전 김소은은 한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송재림과의 실제 연인 발전 가능성을 일축한 적이 있다. "그럴 일은 없을 것" 이라며 "평소엔 서로 바빠 문자도 잘 안한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자 '우결'의 열혈 시청자들은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몰입도가 떨어진다"며 김소은을 거세게 비난했다. 필자 역시 그 기사를 접했던 당시에는 김소은의 언행이 경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호준과의 열애가 사실이라면, 이제 그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사랑도 중요하니까, 송재림과의 실제 연인 발전 가능성을 애매모호한 말로써 열어둔다면 혹시나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손호준의 마음을 배려해서 그랬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우결' 시청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고 파트너인 송재림에 대한 예의도 중요하다. 하지만 둘 중 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일보다 사랑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어차피 '우결'은 가짜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실제 연인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거짓말을 덧씌우고 싶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근본적 문제는 어쩌면 열애설에 휩싸인 출연자들이 아니라 '우결'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일'과 '사랑'을 동일시하게 만들면서, 출연자들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시청자들은 무의미한 상처를 받게 되니 말이다. 



이쯤 되면 폐지가 답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삭막한 현실 속의 젊은이들에게 달콤한 연애의 환상과 대리만족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거짓의 한계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드러나게 마련이다. 달콤한 위로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오직 가상 연애나 결혼만은 아닐 터, 좀 더 현실적이고도 바람직한 새 프로그램을 구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