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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3회, 어린 왕세자의 용감한 사랑 고백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해를 품은 달

'해를 품은 달' 3회, 어린 왕세자의 용감한 사랑 고백

빛무리~ 2012. 1.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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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공주(진지희)의 예동으로 발탁된 두 소녀가 입궐하면서 달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들은 두 개의 달(月)로서, 홍문관 대제학의 딸 허연우(김유정)는 왕후의 상을 지녔으나 교태전(경복궁의 내전이며 왕비가 거처하던 침전)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운명이고, 이조판서의 딸 윤보경(김소현)은 왕후의 상이 아니지만 교태전의 주인이 될 운명입니다. 성수청의 국무 장녹영(전미선)은 놀라운 신력으로 그녀들의 운명을 꿰뚫어 보고, 허연우에게 닥쳐올 비극적 일들을 예감합니다. 친구였던 무녀 아리(장영남)가 죽어가면서 지켜달라 당부했던 바로 그 아이가 허연우라는 사실도 곧 알아차립니다.

나례진연(음력 섣달 그믐에 잡귀를 쫓는 예식)이 열리고, 수많은 왕족들과 대신들이 어울려 질펀하게 먹고 마시며, 각종 화려한 탈춤과 불꽃놀이까지 구경하며 신나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예동으로 입궐한 허연우도 그 진귀한 구경거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그 와중에 문득 텔레파시(?)로 전해지는 장녹영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다른 곳에서 위령굿을 지내고 있던 장녹영이 신력으로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달아나십시오. 아가씨가 감당할 수 있는 운명이 아닙니다. 더 이상의 인연을 쌓지 마십시오. 피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니, 피할 수 있는 만큼 달아나셔야 합니다!" 하지만 운명은 피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니지요. 느닷없는 전언을 듣고 당황한 허연우가 미처 그 뜻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험상궂은 탈을 쓴 사내 한 명이 그녀의 앞을 우뚝 막아서더니 다짜고짜 손목을 낚아채어 달리기 시작합니다. 놀라서 넋이 나갔는지, 아니면 강력한 운명의 손길임을 느꼈던 것인지, 허연우는 뿌리치거나 반항할 기색도 없이 그대로 끌려가는군요. 잠시 후, 달빛 아래 드러난 얼굴은 바로 왕세자 이훤(여진구)이었습니다.

은월각에서의 만남 이후 허연우를 잊지 못하던 이훤은, 그녀가 누이동생 민화공주의 예동으로 뽑혀 입궐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까지 설쳐가며 재회를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세자의 신분으로 사대부가의 규수를 만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요. 내관 형선(정은표)을 통해 편지를 전달하고 그녀를 몰래 은월각으로 불러내어 만날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세자가 지난 번의 무례를 탓하려 자신을 찾는다 오해하고 겁을 먹은 허연우가, 내관 형선이 물었을 때 "저는 허문학의 누이가 아닙니다!" 하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다른 한 소녀가 허연우일 거라 확신한 내관 형선은 윤보경을 은월각으로 데려가 이훤과 마주서게 하는데, 이 잘못된 만남은 끔찍한 악연의 시작입니다.


윤보경의 입장에서 허연우라는 존재는 이래저래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우의 몸종 설이에게 도둑 누명을 씌워 매질을 하던 그 날의 첫 만남부터, 허연우의 고결한 인품은 그에 따를 수 없는 윤보경의 마음에 열등감을 심어 주었지요. "사람에겐 귀천이 없으나 인격에는 귀천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허연우의 조용한 질책은, 양반으로서의 위세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떠받들리는 삶에만 익숙하던 윤보경에게 잊을 수 없는 치욕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예동으로 입궐한 후에도 허연우의 존재감에 크게 밀렸지요. 허염(임시완)을 연모하는 민화공주는 그의 누이인 허연우를 노골적으로 편애했고, 심지어 임금이신 성조대왕마저 허연우의 영특함에 반하여 마음에 흡족해하는 눈치였으니까요.

그러다가 세자 이훤이 허연우에게 보낸 편지를 훔쳐 읽었고, 내관 형선을 따라가 이훤과 만났습니다. "그 날 이후로 너를 잊을 수가 없었다" 하면서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던 세자가, 자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미안하다. 착각했다!" 외치고는 뛰쳐나가 버렸으니, 그가 만나려던 사람이 자기가 아닌 허연우임을 윤보경도 명확히 알게 되었지요. 그러나 세자의 훤칠한 자태를 보는 순간부터 반해버린 윤보경의 가슴 속에는 오기와 투지가 불타오릅니다. 이훤을 연모하기 시작하면서 허연우에 대한 미움과 질투는 더욱 극도에 달하게 되었지요. 윤보경의 등 뒤에는 대왕대비 윤씨의 막강한 세력이 있으니 피할 수 없는 비극은 벌써 잉태되었습니다.


은월각에서의 만남은 발 없는 소문을 타고 성조대왕의 귀에까지 들어갑니다. 세자의 신분으로 사대부가의 규수를 몰래 만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이훤은 부왕 앞에 불려가 호된 질책을 듣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세자가 이미 마음에 둔 여인이 있는데 바로 홍문관 대제학의 딸임을 알게 된 성조대왕은, 며칠 전 큰아들 양명군(이민호)과의 만남을 떠올립니다. 간청드릴 일이 있다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양명 또한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면서 혼인을 이루어 달라 하였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언급한 규수 역시 대제학의 딸이었던 것입니다. 두 아들이 한 여자를 연모하고 있음을 알게 된 성조대왕은,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일단 세자에게 호통을 내지릅니다. "네가 진정 이 나라의 국본(國本)임을 잊은 것이냐? 너의 경솔한 처신으로 인해 그 아이가 정쟁(政爭)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음을 어찌 생각지 못하는 게야!"

부왕의 호통을 듣고서야 자신의 경거망동으로 인해 허연우가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깨달은 이훤은 크게 뉘우치며, 그 이후로는 궐 내에서 우연히 그녀와 마주칠 기회가 있어도 싸늘한 시선으로 등을 돌립니다. 왕세자 이훤이 젊은 신하들과 어울려 축국 시합을 즐길 때 민화공주의 곁에서 함께 구경하던 허연우는 그의 대범하고 장부다운 멋진 모습을 보면서 차츰 호감을 품게 되었는데, 세자의 싸늘한 태도를 보고는 그 마음을 오해하여 무척 상심하고 말았지요.


허연우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던 이훤은 자꾸만 그녀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애써 접어보려 합니다. 그녀가 보낸 화분에서 꽃이 아닌 상추가 피어나자 왜 상추를 보냈는지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으나, 인연이 여기까지라면 영원히 그 의미도 알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미련을 끊기 위해 그 화분마저 치워 버리라고 내관 형선에게 지시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속절없는 사랑은 결국 이훤의 자제력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나례진연과 위령굿이 동시에 열리던 그날 밤, 왕세자의 신분으로 체통없이 탈바가지를 뒤집어쓴 채,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어 궁궐 안을 가로질러 달렸으니 말입니다.

"잊어 달라 하였느냐? 잊어 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잊으려 하였으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 어린 왕세자 이훤이 용감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불꽃놀이가 한창이던 하늘로부터 갑자기 연분홍빛 꽃잎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기쁨보다 고통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사랑이니,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가장 아름답게 축복해 주고 싶었던 하늘의 배려였을까요? 그러나 멀찌감치서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는 양명군의 모습... 그리고 허연우가 떨어뜨린 팔찌를 보고는 그녀가 세자를 만나러 갔음을 직감하는 윤보경의 모습이 번갈아 비춰지면서, 아름다움 뒤편에는 벌써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풋풋하고 예뻐서 더욱 가슴아팠던, 이훤과 허연우의 두번째 만남이었습니다.


*** 이런 경우는 생전 처음 있는 일인데, 드라마의 첫 느낌이 너무 좋아서 원작 소설을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완독은 못하였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이더군요. 그런데 원작을 읽은 것이 생각보다 드라마 감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꾸만 차이점이 눈에 띄면서 거슬린다고나 할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원작과 드라마의 전체적인 공통점과 차이점, 장점과 단점 등을 정리하여 비교 분석하는 리뷰도 써 볼 생각이지만, 일단은 원작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드라마에만 집중하려 합니다. 괜시리 헛갈리기만 할 테니까요.

역시 불안한 것은 '아역의 저주'로군요. 아역들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풋풋한 10대의 첫사랑을 정말 예쁘게 보여주고 있는데, 성인 배우들이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근영의 캐스팅 불발은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원작을 읽고 나니 더욱 그렇군요. 허연우, 즉 훗날의 무녀 월(月) 역할에 문근영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여배우는 없었을 듯한데 말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기대가 큽니다. 제발 뒷심을 잃지 말고 모두 힘을 합쳐 멋진 드라마로 완성시켜 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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