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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오디션' 이범수는 호감, 김갑수는 실망!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디션' 이범수는 호감, 김갑수는 실망!

빛무리~ 2011. 9.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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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적의 오디션'은 도대체 연기자를 뽑는 건지 가수를 뽑는 건지, 그 정체성이 모호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퍼포먼스'를 주제로 하여 모두들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니, 이번 주에는 '매력'을 주제로 하여 똑같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군요. 최근 가수를 뽑는 오디션이 성행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눈이 한껏 높아져 있는데, 이들의 실력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아마추어 수준의 어설픈 것이었습니다. 갈수록 기획과 짜임새가 너무나 허술하군요.  

이번 주에는 생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여성 MC 김소원 아나운서가 한 방을 제대로 터뜨려 주었습니다. 문자투표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멘트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중복 투표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다중 투표는 가능합니다. 8명의 연기가 모두 마음에 드시면 8번 투표하시면 됩니다"..;; 이게 무슨 소립니까? 문자투표를 하는 이유는 자기가 응원하는 참가자에게 한 표라도 더 주고자 하는 것인데, 8명 모두에게 투표한다면 결과적으로는 아무에게도 안한 것과 똑같지 않겠습니까? 투표율이 얼마나 저조하면 MC가 저런 말까지 할까 싶어서 한편으로는 좀 짠하기도 하더군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 못지 않게 주목받는 사람은 심사위원들인데 여기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젊은이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드림마스터'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등장한 이들은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몹시 애정이 가는 호감형의 인물로 재탄생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극도의 실망을 안겨주며 비호감 이미지로 바뀌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원래 별 관심이 없었던 이범수에게 커다란 호감과 존경을 품게 되었고, 평소 굉장히 좋아하던 중견 연기자 김갑수에게는 상대적으로 무척 실망했습니다.

이범수는 줄곧 참가자들의 연기를 가장 주의깊게 지켜 보았고, 가장 진지하게 심사평을 해 주었습니다. 그의 성실하고 일관된 자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사평을 할 때 보면 이범수의 손에는 언제나 펜이 쥐어져 있습니다. 참가자의 연기를 보면서 어떤 장점과 단점을 지적해 주어야 할지를 꼼꼼히 메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자세에서 바로 이범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는 연기자의 꿈을 꾸는 후배들을 가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적의 오디션'이 시작될 무렵, 잠시 유행어가 될 뻔하다 말았던 "중요한 순간입니다!" 라는 멘트도 그런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심사위원들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꿈으로 진입하는 문이 열릴 수도 있고 닫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주려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이범수는 처음부터 5명의 심사위원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참가자들에게 애정을 품고 다가섰습니다.

이번 주에도 이범수는 19세의 이경규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매번 이경규씨를 볼 때마다 아쉬운 점은, 언제나 한끗 차이로 불안하거나 미완성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감싸주고 싶고 귀엽게 보이는 매력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경규씨가 프로 연기자로서 먼 길을 가고 싶다면, 멋진 배우로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단점입니다." 자기가 맡은 제자도 아니건만, 이범수는 이렇게까지 애정을 담아서 상세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김갑수는 줄곧 참가자들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자기 제자건 남의 제자건 별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습니다. 각 심사위원들마다 6명씩의 제자가 정해지고 다른 클래스에서는 본격적 연기 훈련에 들어갔을 때도, 김갑수는 일주일 넘게 자기 제자들을 만나지도 않고 방치해 두었습니다. "스스로 달걀 껍질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껍질을 깨어 주면 계란프라이가 된다"는 것이 그럴듯한 이유였습니다. 얼굴도 비추지 않고 문자메시지로 미션을 던져 주고는 멀리서 관찰하는 모습은 섬뜩하도록  차갑게 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애써서 좋게 생각하려 했습니다. 이제껏 김갑수를 매우 좋아하기도 했고, 따로 연기교실까지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니만큼 나름대로의 훌륭한 교육 방식이 있을 거라고 믿어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클래스의 화기애애하고 따뜻한 분위기와 자꾸만 극명하게 비교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김갑수처럼 차가운 스승보다는 김정은처럼 따뜻한 스승 밑에서 배우는 편이 훨씬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김갑수의 무심하고 냉랭한 태도는 생방송에 접어들어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의 연기를 보고 나서도 한 마디 심사평조차 없이 그냥 "저의 캐스팅 점수입니다" 하면서 점수판만 눌러 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범수처럼 진지하고 상세한 조언을 해주는 경우는 거의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했다고 할 때도 "오늘 아무개씨가 보여준 모습, 아주 좋았어요" 뭐 이런 정도로 끝냈을 뿐입니다. 심지어 자기 제자인 이경규의 연기를 지적할 때도 어떤 점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은 없이 "항상 70점대에서 못 벗어난다는 건 문제가 있지" 라고 차갑게 말할 뿐이었습니다. 

스승마다 다른 특성이 있는 거니까, 어떤 가르침의 방식이 더 옳은 거라고 내 마음대로 규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 애써 이해해 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김갑수의 태도는 실망스러울 뿐이었습니다. 특히 박혜선의 드럼 치는 퍼포먼스를 보고 얼굴까지 벌개져서는 몹시 흡족해하며 최상의 칭찬을 해주던 모습은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 날 박혜선은 가슴 윗부분을 훤히 드러내 놓은 차림새였는데 옷의 디자인이 가슴을 가운데로 모아 주는 형태였기 때문에 유난히 불룩해 보였습니다. 그런 차림으로 중간에 "꺄오~" 소리를 질러 가면서 드럼을 치는데, 그게 배우 지망생으로서 뭐 그렇게 칭찬받을만한 특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범수처럼 연기에 대한 상세한 지적이나 가르침은 해주지 않고, 엉뚱하게 여성의 노출이나 섹시한 모습에만 집중하는 듯하고, 시종일관 참가자들을 냉랭하게 대하는 김갑수의 태도를 보며 저는 결국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연기를 잘 한다고 해서 인품까지 훌륭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설경구 이후로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낍니다. 이런 모습은 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이렇게 저는 '기적의 오디션'을 계기로, 좋아하던 배우 한 사람을 또 마음속에서 떠나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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