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불후의 명곡 (38)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나는 가수다'가 여전히 온갖 잡음과 논란에 시달리며 지리멸렬해지고 있는 동안 '불후의 명곡2'는 제대로 탄력받아 쭉쭉 발전해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일단 '나가수'는 완전 무명이었던 적우가 투입되면서부터 대중의 기대치를 벗어나기 시작했고, 설상가상 그렇게 투입된 적우가 이렇다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점점 더 실망을 가중시켜 흥미를 떨어뜨렸습니다. 더구나 김연우와 조규찬이 1라운드만에 탈락했던 무시무시한 '나가수'에서 벌써 3라운드째 너끈히 버티고 있는 적우의 모습은, 순위에 대한 공정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었습니다. 적우에 대해 유독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자문위원 김태훈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자, 적우를 비호하는 세력에 의해 잘렸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습니다. 이토록 신뢰를 ..
가수 알리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는 노래 '나영이'의 가사를 처음 접했을 때,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섬뜩함과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일단 가사 내용이 너무 원색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 표현들이 심하게 잘못되어 있었기 때문에 황당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끔찍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였던 그 어린아이는 청춘을 버린 것도 아니고 몸을 팔거나 영을 판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남의 인생을 가리켜서 대놓고 "불쌍한 인생아" 하고 부르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고, 게다가 '더럽혀진 마음'이라는 표현은 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과 바람소리 낙엽을 태우네 눈보라를 태우네 땅 끝에서 퍼지는 깊은 바다소리 태양을 비추네 하늘을 비추네 살아 숨쉬는 것 조차 힘에 겨워 이렇게 해가 저물길 기다리네 이제 도망가지 ..
'불후의 명곡2 - 영화음악 특집'에는 유난히 신나는 무대가 많았습니다. 7명의 가수들 중 무려 5명이 빠른 템포의 노래를 선택했고, 많은 백댄서와 소품들을 활용하여 화려한 무대를 꾸몄기 때문입니다. 청중들이 그 강렬함에 도취된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조용한 노래를 불렀던 브라이언과 이석훈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쓸쓸히 물러나야 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뽑은 최고의 무대는, 음악을 향한 진지함과 깨끗한 목소리가 돋보였던 브라이언의 였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자신의 이미지가 예능인으로 굳어져가는 것을 느끼고,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불후의 명곡2' 출연을 결심했다는 브라이언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그 초심에 걸맞게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자신과 함께..
언제부턴가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안 본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기적의 목청킹' 시즌2가 시작된 줄을 알았더라면 좀 더 관심을 가졌을텐데 저는 모르고 있었네요. '기적을 노래하는 야식배달부' 김승일을 비롯하여 다수의 화제 인물을 탄생시켰던 '목청킹' 시즌1은 적잖은 놀라움과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물론 김인혜 교수처럼 폭행과 비리 논란으로 얼룩진 인물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노래를 통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훨씬 더 가슴에 오래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인물은 79세의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평생 함께한 아내를 향해 로맨틱한 세레나데를 불러주셨던 이덕재 할아버지였습니다. 아, 그리고 처음 출연 당시에 너..
현재 9라운드 경연이 진행중인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이어질 10라운드에 새 가수로서 테이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식으로 연막을 치던 가수들 대부분이 소문 그대로 합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테이의 합류도 거의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최근 '나가수'의 출연진들은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주현을 필두로 하여 바이브의 윤민수가 그 뒤를 따랐고, 최근에는 거미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테이가 합류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그의..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이번 주 '불후의 명곡2'가 故 김광석의 노래들로 꾸며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더 컸습니다. 제가 김광석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죠. 혹시 원곡의 느낌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훼손까지는 아니더라도 원곡의 감동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무대들을 보게 되면 저절로 실망과 허탈감이 밀려들까봐 염려스러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청한 결과는 대략 85% 가량의 감동이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라도, 그만하면 괜찮은 편이었죠.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노래를 즐기면서도 가수들의 콘서트장을 찾는 일은 거의 없는 저이지만, 김광석 콘서트에는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추모 공연에 갔었다는 게 아니라 그가 살아있을 때, 소극장에서 혼자 연주하고 노래하던 ..
보컬리스트 특집에 이어 고정 출연 가수들이 교체되면서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더 볼만해지고 있습니다. 명색이 현직 걸그룹의 메인 보컬이라면서 악보의 단 두 마디를 한 호흡으로 불러내지 못하고 한 마디마다 쌕쌕거리며 숨을 쉬던 예전의 '어떤 가수'가 출연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효린과 지오 등의 실력파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기본 자체가 안 된 형편없는 가창력의 출연자가 한두 명만 끼어 있어도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질이 확 떨어지거든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하여튼 그 여자 가수의 노래를 듣고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저리를 치며 '불명2' 시청을 싹 접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의 '불명2'가 아닙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인피니트의 남우현이 한결 ..
"만약 다시는 예전처럼 노래할 수 없다면, 이 무대가 저의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임태경이 '열애'로 온 몸과 영혼을 불살라낸 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왜 저렇게까지 비장한 것일까? 그저 감기가 너무 심하게 걸려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뿐인데... 그것 때문에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하차까지 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현재 목 상태가 최악이라고는 하지만, 무슨 큰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일시적 현상일 뿐인데... 왜 저렇게까지 심각한 것일까? 원래 임태경은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불후의 명곡2' 출연을 고사했었는데, 나중에 마음을 바꾸게 되어서 가장 늦게 합류했다고 합니다. 노래하기 전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심한 감기가 걸려도 노래를..
'불후의 명곡2'에서 보컬리스트 특집 제3탄이 방송되었습니다. 이번 경연은 '7080 빅매치'라는 주제로 이루어졌는데, 말 그대로 70~80년대의 명곡들을 현대의 젊은 보컬리스트들이 새롭게 편곡하여 부르는 무대였습니다. 감상한 느낌은 그야말로 '행복했다'는 말 외에 다른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더없이 아름다운 명곡들을 통해 우리 대중문화의 깊은 뿌리가 얼마나 높은 품격을 지녔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이렇게 노래 잘 하고 재능있는 젊은 가수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한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연에서는 가창력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선곡이 끝내주더군요. 어쩌면 그렇게 너무너무 좋은 노래만 쏙쏙 뽑아 왔는지,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도 자기 색깔에 맞추어 적절한 편곡으로 멋지게 소화하는지 정말로 감사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