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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이혁, '열애'로 또 다시 가슴을 울리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불후의 명곡 이혁, '열애'로 또 다시 가슴을 울리다

빛무리~ 2011. 9. 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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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에서 보컬리스트 특집 제3탄이 방송되었습니다. 이번 경연은 '7080 빅매치'라는 주제로 이루어졌는데, 말 그대로 70~80년대의 명곡들을 현대의 젊은 보컬리스트들이 새롭게 편곡하여 부르는 무대였습니다. 감상한 느낌은 그야말로 '행복했다'는 말 외에 다른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더없이 아름다운 명곡들을 통해 우리 대중문화의 깊은 뿌리가 얼마나 높은 품격을 지녔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이렇게 노래 잘 하고 재능있는 젊은 가수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한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연에서는 가창력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선곡이 끝내주더군요. 어쩌면 그렇게 너무너무 좋은 노래만 쏙쏙 뽑아 왔는지,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도 자기 색깔에 맞추어 적절한 편곡으로 멋지게 소화하는지 정말로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모든 출연자가 원곡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성심껏 편곡에 참여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보컬리스트 특집 제3탄에는 남녀를 통틀어 모두 14명의 가수가 참여했습니다. 인원이 많은 만큼 1라운드와 2라운드로 나뉘어져 진행되는데, 이번 주에 이루어진 1라운드 경연에서는 다비치의 이해리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다음 주에 방송될 2라운드 경연의 우승자가 이해리와 다시 한 번 경합을 벌이게 되는 구조입니다. 앞으로 1주일을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아있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가 너무나 궁금합니다.

경연 순서에 따른 행운도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해리 정말 노래 잘 하더군요.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선곡한 것도 좋았습니다. 흐느끼는 듯 맑은 음색은 그 노래의 애틋한 분위기에 더없이 잘 어울려서 저절로 눈물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알리'라는 여가수를 잘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녀가 부르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듣고는 완전히 반해 버렸습니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하지만 그 중에도 개인적으로 제 마음에 가장 깊이 와 닿았던 것은 윤시내의 '열애'를 부른 이혁의 무대였습니다.

이혁은 '신라의 달밤'으로 보컬리스트 특집 제1탄의 우승을 차지했었지요. 그리고 이 무대로써 이혁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열애'의 장중하고도 애절한 선율은 이혁의 매우 독특한 음색과 출중한 가창력에 의해 새로운 명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신라의 달밤'에서는 마음을 뜨겁게 달구어 열광하도록 만들더니 '열애'에서는 저릿한 슬픔을 더욱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며 대체할 수 없는 감동을 주는군요.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이 노래는 그저 들어볼 수밖에 없어요.

감동이 더했던 이유는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비춰진 자막 때문이었습니다. '열애'라는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던 저로서는 깜짝 놀랄 만큼 슬픈 사연이 있더군요. '열애'의 가사를 쓴 사람은 1970년대에 부산 MBC에서 근무하던 배경모 PD였는데, 또한 그는 인기 DJ로서 심야 음악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고 최백호 등의 가수들과 돈독한 친분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1978년, 젊은 나이에 직장암에 걸리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먼 길을 가야만 했지요.

고통스런 투병 생활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 주던 아내에게 그는 한 편의 시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아내는 노래를 사랑하던 남편이 남겨두고 간 시를 당대 최고의 작곡가 최종혁에게 맡겼고... 이렇게 해서 불멸의 명곡 '열애'가 탄생했던 것입니다. 이 슬프고도 감동적인 사연은 1982년,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숨죽인 관객의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윤시내의 목소리로 절규처럼 흐르는 '열애'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연을 알고 나서 다시 들으니 예전과는 느낌이 또 확연히 다르더군요. 원래 좋은 노래라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가슴을 후벼파는 노래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대의 그림자에 싸여... 이 한 세월... 그대와 함께 하나니... 그대의 가슴에 나는... 꽃처럼 영롱한, 별처럼 찬란한... 진주가 되리라...... 그리고...... 이 생명 다하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뜨거운 마음 속 불꽃을 피우리라...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진주처럼 영롱한 사랑을 피우리라..."

이제 다음 주에 방송될 제2라운드에서는 이 애절한 노래를 다른 버젼으로 또 한 번 들을 수 있습니다. 팝페라 가수 임태경도 이혁과 마찬가지로 '열애'를 선택했거든요. 임태경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이혁의 무대보다 더욱 기대되는 면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 방송을 녹화할 당시 임태경의 목 상태가 최악이었다는군요. 하지만 진정한 실력자는 아무리 목 상태가 안 좋더라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레드 썬!'에 취하는 것처럼 신들린 노래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 큰 염려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생명이 다하도록 뜨거운 마음 속 불꽃을 피우며, 아무리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남기고 떠나간 한 남자의 영혼이 그 노래 속에서 또 어떻게 되살아날지, 저는 그저 애타게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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