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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와 1박2일 멤버들과의 한겨울 계곡 입수 약속은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한 스푼의 망설임과 두 스푼의 두려움은 있었으나, 칼봉산 계곡 전체를 녹여버릴 듯한 그들의 열정 앞에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온 은지원과 MC몽이 계곡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저는 그들이 입수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약속이라고 해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얼음장같은 계곡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제작진도, 박찬호 선수도 굳이 그들을 몰아붙이지는 않을 것이고, 그들 자신도 건강을 더 크게 상할 수 있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은지원, 요즘 그야말로 하늘을 날듯이 신나게, 끊임없..
저는 김종민의 '1박2일' 복귀를 원치 않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완벽한 구성을 보여주던 6인의 구조에 새로 1인이 투입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기도 했고, 연예인에 대한 개인적 취향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박2일, 김종민 복귀' 편을 보고는 돌이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들은 저같은 고집쟁이의 마음을 이토록 쉽게 돌려놓았군요. '1박2일'을 만드는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원래 제작진의 계획대로 김종민이 톨게이트에서 평범하게 합류했더라면, 저의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합류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원치 않는 상황을 눈으로 보게 된다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니까요..
'1박2일, 제3회 혹한기 대비 캠프'는 저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모닥불처럼 뜨거운 열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스티로폼과 비닐과 종이박스로 지은 집(?) 속에서 새벽내내 흩날리는 눈보라를 맞으며 잠들었지만, 그들을 보고 있는 제 가슴은 왠지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벌써 3년...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그들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저는 느꼈습니다. 초창기 복불복 당시 그들에게서 가장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표정은 당황, 놀람, 충격, 공포 등이었고, 실패한 후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정말로 굶어야 하나?", "정말로 야외에서 자야 하나?", "말도 안 돼!" 하는 식으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그런 당황스러운..
거문도의 아름다운 등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번주에도 이어졌습니다.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지역이기에 그 무겁고도 수많은 장비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옮겨야 했던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사건이었지요. 지난주에는 3.6.9 게임에서 패배한 올드보이팀(강호동, 김C, 이수근)은 처음부터 스탭들과 더불어 짐을 옮기느라 2차례씩 항구에서 등대까지의 긴 거리를 왕복했으며, 게임에서 승리한 영보이팀(은지원, MC몽, 이승기)은 한치회를 먹으며 즐겁게 백도관광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돌아와 마지막 짐 운반을 도왔습니다. 여섯 남자의 우정은 이제 거의 심연일체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녁식사 메뉴를 얻기 위한 암전 게임에서 그들은 놀라운 이심전심과 협동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코앞도 보이지 않는 암..
'1박2일' 강원도 영월 제2부는 흥미로운 볼거리로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브라운관을 통해서였지만, 천문 관측용 망원경으로 처음 바라본 우주는 신비롭기 이를데 없었어요.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46 광년의 거리 저편에서 빛나는 별 카펠라까지 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다시 한 번 체험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별들의 세계에서는 5천만년의 나이면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길어야 100년을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 비해 별들의 삶은 참 길기도 하더군요. 132억년의 나이를 먹은 노년의 별들은 작고 희미한 빛을 내는 반면에 5천만살의 젊은 별들은 초롱초롱하니 밝은 빛을 내고 있어서 확연히 구별되었습니다. 공간만이 ..
제 기억 속 MC몽의 처음 이미지는 '논스톱4'의 민폐 캐릭터였습니다. 그 이전에도 강호동이 진행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몇 번 나왔던 것 같긴 한데, 뚜렷한 기억은 없습니다. 논스톱 시리즈에는 시즌이 바뀌어도 항상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곤 했는데, MC몽이 맡았던 찌질이 민폐 캐릭터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고정 캐릭터였습니다. '논스톱2'의 양동근, '논스톱3'의 하하, '논스톱4'의 몽 (방송 초반에는 봉태규와 더불어 양대 찌질 산맥을 구축하며 '몽봉'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머지않아 봉태규가 하차하면서 몽의 독무대가 되었지요), 그리고 '논스톱5'의 이정까지 나름대로 알찬 캐릭터의 족보가 이어졌고, 저는 그것을 다른 시리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명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캐릭터의 공통점..
저는 김C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을 들을 때면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며 사르르 녹듯 그 목소리에 빨려들어갑니다. 그것은 저의 MP3에 들어있는 음악 목록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입니다. 제가 볼 때 노래하는 김C는 가난한 음유시인을 닮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예전에 김C가 아주 가끔씩 토크 프로그램에 등장할 때면 그 엉뚱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간단한 일화도 있습니다. 김C가 무명시절, 아내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식용유를 가리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자 주인 아주머니가 대뜸 "비싸욧~!" 하면서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정확히 식용유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하여튼 ..
승기의 독백 (이 글은 이승기씨의 뜻과는 상관없이 필자의 상상에 의해 쓰여진 것임을 밝힙니다...^^) 저 승기는 '1박2일'을 많이 사랑합니다. 호동 형, 김C형, 수근 형, 지원 형, 몽 형은 이제 마치 친형들처럼 느껴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단순한 연예인 동료라기보다는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어버렸어요. 아시다시피 저는 욕심이 꽤 많은 녀석입니다. 잘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예능에 최근에는 MC 영역에까지 도전했습니다. 한우물만 파는 것이 좋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에게는 이 모두가 너무나 흥미진진한 일들이기 때문에 차마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젊으니까요! 젊을 때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
주말 내내 집에만 있었는데도, 친구들과 더불어 배낭 메고 룰루랄라 계곡으로의 가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어제 방송되었던 1박2일 덕분이지요. 요즈음은 봄 가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이 가을도 머지않아 아쉽게 물러가고 추운 겨울이 돌아올 것입니다. 짧기에 더욱 소중한 신의 축복이라고 할만한 이 날씨에 방콕의 운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불쌍한(?) 저에게 1박2일은 계곡의 물줄기처럼 시원스런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저녁식사 복불복 게임으로 등장했던 '가을 노래 부르기' 였습니다. 저는 원래 동요를 매우 좋아합니다. 음악에 대한 조예는 없어도 음악을 무작정 좋아하는지라 모든 노래를 좋아하지만 왠지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동요에 끌리더라구요. 잔잔하면서도 서정적..
은지원은 강호동과 더불어 1박2일의 최고참 멤버이다. 1박2일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는 '준비됐어요' 시절부터 일요일마다 꾸준히 그의 모습을 보아 왔으니 무척 익숙해져야 마땅할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 보이는 사람이 은지원이다. 원래 그는 아무렇게나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듯한 태도가 특징이었다. 오래 전 '강호동의 천생연분' 출연 당시에도 여성 출연자들을 향해 방석을 타고 질주하여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한두 번 정도 해보더니 흥미 없어졌다는 듯 마지막 기회가 왔는데도 혼자서 뒤에 멀뚱히 남아 앉아있곤 했었다. 여성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최후의 남성 출연자는 강호동과 파트너가 되어야했는데, 은지원의 4차원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강호동은 "내가 커플되게 도와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