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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은초딩 은지원이 달라지고 있다

빛무리~ 2009. 10. 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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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원은 강호동과 더불어 1박2일의 최고참 멤버이다. 1박2일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는 '준비됐어요' 시절부터 일요일마다 꾸준히 그의 모습을 보아 왔으니 무척 익숙해져야 마땅할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 보이는 사람이 은지원이다.


원래 그는 아무렇게나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듯한 태도가 특징이었다. 오래 전 '강호동의 천생연분' 출연 당시에도 여성 출연자들을 향해 방석을 타고 질주하여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한두 번 정도 해보더니 흥미 없어졌다는 듯 마지막 기회가 왔는데도 혼자서 뒤에 멀뚱히 남아 앉아있곤 했었다.

여성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최후의 남성 출연자는 강호동과 파트너가 되어야했는데, 은지원의 4차원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강호동은 "내가 커플되게 도와줄테니까, 제발 나와라" 하고 애원했으나 "뭐? 내맘이지~" 하며 심드렁하게 버티던 그의 모습은 참으로 특이했다.

1박2일 초창기까지도 그의 제멋대로 스타일은 지속되었다. 물론 그때만해도 체력이 약했던 탓에 고된 일정을 감당하지 못한 탓도 있었겠지만, 방송이건 뭐건 간에 나몰라라 하는 식으로 쿨쿨 잠만 자는 모습이 태반이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나 한쪽 구석에 웅크려 자고 있던 은지원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런데 은지원이 가진 묘한 매력은 아무리 그런 태도를 보여도 미워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었다. 그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발산되는 순수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1박2일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은지원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던 장면은 '집으로' 편에서 김C와 한 팀이 되었을 때, 은지원이 보여준 태도였다.

그때만해도 김C는 지금보다 훨씬 예능 적응이 덜 된 상태였고, 멤버들과도 어딘가 서먹해 보였었다. 여섯명이 모두 함께 있을 때는 잘 보이지도 않았고, 김C가 누군가와 단 둘이 남게 되면 천하의 강호동조차도 그의 뻣뻣한 리액션에 영향을 받아 어울리지 않게 잔잔한 그림(?)이 연출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더구나 꼬마악동 이미지의 은지원과는 그때까지 한 팀이 되거나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기에, 그 둘이 한 팀이 되었을 때는 아무래도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은지원과 짝꿍으로 결정되자 김C는 약간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떡하지?" 하면서 굳어버리는 듯 했다고나 할까? 그 순간 은지원이 씨익 웃으며 거침없이 손을 뻗어 김C에게 하이파이브를 걸어 왔다. 손을 마주치며 김C의 표정도 확 풀렸고 나의 우려도 씻은 듯 사라졌다.

은지원과 단둘이 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면서도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한 김C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나하고 같이 있으면 다큐멘터리 될텐데 어떡하냐...?" 그러자 은지원은 특유의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괜찮아~" 하고 대답했다. 어디서든지 속 편하게 뛰어노는 어린아이처럼... 아무 걱정 없는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지원의 태도는 이상할 만큼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면이 있었다. 보고 있던 내 마음이 다 편해질 정도였으니 분명 김C도 그랬을 것이다.


은지원이 원래 갖고 있던 순수함에 훌쩍 자란 듯한 어른스러움이 더해지면서 그의 매력은 빠른 속도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어린아이 특유의 이기심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배려심이 채우고 있어서 날이 갈수록 기특해 보인다고나 할까? 어린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어가면서, 귀여움과 순수함은 조금씩 빛을 잃게 마련인데 은지원의 경우는 다르다. 철이 들면서도 희한하게 그 귀여움과 순수함이 그대로 지속된다는 사실이 그를 영원한 '은초딩'으로 남아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 연평도 편에서도 그는 어른스럽고도 귀여운 매력을 여지없이 발산해 주었다. 꽃게잡이 배에 억울하게(?) 마지막 참가자로 올라타게 되었으나 결코 길게 징징대지 않았다. 곧 선장님에게 달라붙어 곰살맞게 애교를 부리며 아들처럼 친하게 굴었고, 김C처럼 능숙한 솜씨는 아니었지만 낯설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불평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이구, 기특하기도 해라~"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니지만 12년 전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만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그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어지간히 속 깊고 진실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게 어디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그의 사랑이 부디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최근에 자전거를 타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체력을 키우는 그는 희망찬 앞날을 준비하는 게 아닐까? 초창기에 매일 지쳐서 잠만 자고, 툭하면 감기에 걸려서 골골대던 그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100kg의 강호동을 무릎 위에 얹어 놓고 2분 가량을 거뜬히 버텨내는 은초딩은 참으로 멋있었다.

이제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무게감이 더해지면 은지원이 또 어떤 식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인지가 나는 매우 궁금하다. 지금 그가 보여주는 타인과의 친화력과 배려심, 그리고 예능 감각을 보면 머지않아 제1인자가 될 수도 있을 듯한데 그때에도 지금 같은 귀여움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귀여운 1인자라니...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리의 은초딩 은지원은 아직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매일 보아도 매일 새롭다. 나는 그가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은초딩의 사랑스러움을 지금처럼만 우리에게 전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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