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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성유리, 열정적인 그녀의 미래는 밝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릎팍' 성유리, 열정적인 그녀의 미래는 밝다

빛무리~ 2009. 10. 1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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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성유리를 보며 처음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은 최근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 약간 퇴보한 듯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논란에 시달렸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태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연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꿋꿋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의 진행에 있었으므로 그 책임을 연기자에게 돌린다면 당사자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면이 있겠으나, 하여튼 '태삼'에서 보여준 성유리의 모습이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녀가 이번에 '무릎팍'에 출연한 목적은 최근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 위함은 아닌 듯,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이 넘어갔습니다. 처음엔 약간 의아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모른 척, 아닌 척' 하고 넘어가는 것이 그녀의 입장에서는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태삼' 출연 내내 어딘가 푸석하게 부어 보였던 얼굴이 말끔하게 가라앉아 예전의 미모가 돌아왔다는 점이었지요. 아무래도 잦은 해외 촬영의 피로에다가 마음고생이 겹쳐서 그동안 외모가 빛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여자가 봐도 너무나 예뻤습니다.

제가 일전에 성유리를 또 다른 가수 출신의 여자 연기자와 비교하면서, 전혀 상반되는 캐릭터를 맡아도 너끈히 감당해낼 수 있을 만큼 연기 변신이 가능해졌기에 연기자로서의 성유리는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qlcanfl.tistory.com/entry/53 참조)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자신의 지난날을 털어놓는 성유리를 보며, 역시 스스로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저는 기뻐했습니다. 그녀는 '스타'보다는 진정한 '배우'의 길을 걷는 연기자였습니다. 저 역시 냉정한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가수 출신 연기자를 보는 시선이 별로 곱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녀처럼 이미 퍽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한 갈래의 길을 걸으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야 어찌 좋은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핑클 시절, 국민 요정으로 사랑받으면서 당연히 행복했을 것 같은데, 그 당시를 추억하는 성유리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어 삽시간에 스타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수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의 팬들에 의해 시달리며 심한 자괴감에 빠지는 등, 그녀가 느낀 괴로움은 상상이상인 듯 했습니다.

핑클 시절 혼자서 방송국 화장실에 갔다가, 교복 입은 안티팬들에 의해 구석으로 몰려 온갖 험한 욕설을 들으며 도망치지도 못하고 참았다는 말을 할 때는 너무 딱해서 눈물이 다 날 뻔 했습니다. 이미 10여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교복 입은 학생들이 서너명만 모여 있으면 그 곁을 지날 때 등골에 식은땀이 흐른다는 것을 보면, 그 때 겪었던 안좋은 일들이 성유리의 가슴 속에 깊은 상처를 남겨서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안됐던 점은 그야말로 얼떨결에 스타가 되긴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길인지를 확신할 수도 없었고, 자기의 능력도 스스로 인정할 수 없었기에 어린 그녀가 느껴야 했을 자괴감이었습니다. "실력도 없으면서 가수는 왜 하니? 노래도 못하면서" 라고 안티팬들이 말할 때, 자신감 없이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라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이렇게 성장해 준 그녀가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지만, 이쪽 길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이방인이었고 "가수가 노래나 할 것이지 무슨 연기를 한다는 거야?" 라는 식의 텃세와 비아냥에 오래도록 시달려야 했습니다. 신인 때야 누구나 연기를 못해서 지적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기에 성유리가 겪어야 했던 외로움은 훨씬 컸을 것입니다. 게다가 역시 이번에도 그 모진 소리를 들으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라고 생각했을테니 참 많이 아팠을 것입니다.

그녀는 얼핏 티없이 밝아 보이지만 내면은 많이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해 보였습니다. "제일 가슴아팠던 비판이나 악성댓글은 무엇이었느냐?" 고 강호동이 묻자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전혀 노력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할 때..." 하고 대답하면서 그녀는 끝내 눈물을 보이더군요. 어떤 험한 욕설보다도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가장 억울하고 아팠다는 그녀의 말이 저에겐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가 정말 '노력하는 연기자'라고 제가 처음 느꼈던 작품이 바로 현빈과 함께 주연을 맡았던 '눈의 여왕' 이었습니다. 근육 무기력증을 앓고 있는 부호의 딸, 표정 어둡고 성격 까칠한 공주님, 애달픈 사랑을 만났으나 끝내 그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비극의 여주인공을 성유리는 아쉬울 것 없이 충분히 표현해 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솔직히 성유리를 정식 연기자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눈의 여왕'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었습니다.

그런데 성유리 본인이 '진정한 연기가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알기 시작한 작품'이 바로 '눈의 여왕'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저는 약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근육 무기력증을 앓는 것처럼 몸이 아팠고, 극중 아버지로 나오신 천호진씨를 보기만 해도 저절로 눈물이 흐를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었다는 그녀는 '눈의 여왕'을 통해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난 것이었습니다. 그 변화는 평범한 시청자 중 한 사람이었던 제 눈에도 역력하게 비쳐졌습니다.

그 후 '쾌도 홍길동' 에서 '눈의 여왕' 때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연기하면서도 캐릭터와 자신을 충분히 일치시켜 매력적인 여주인공 '허이녹'을 탄생시켰던 성유리는 이제 더 이상 '가수 출신으로 연기 흉내나 좀 내는 아이'가 아닙니다. 누가 뭐래도 어엿한 주연 여배우입니다.


그리고 어떤 말보다도 '노력하지 않는다' 는 말이 가장 마음 아프다는 성유리를 보며, 저는 그녀의 미래가 매우 밝을 것임을 예상하였습니다. 그녀에게는 열정이 있고 변화의 의지가 있으며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끈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열정으로 힘들었던 지난날을 극복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도 새로운 연기 변신을 꿈꾸는 성유리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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