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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 끊이지 않는 아이돌의 세계, 그 이유는?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싸움이 끊이지 않는 아이돌의 세계, 그 이유는?

빛무리~ 2009. 9. 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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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잘 모르고, 좋아하는 장르도 발라드로 좁게 한정되어 있다 보니 아이돌 가수들을 잘 모른다.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보아야 '저런 그룹도 있었구나' 하고 알 뿐이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문외한인 나의 눈에도 요즘 그들의 세계는 위험할 정도로 시끄러워 보인다.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폭풍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하나의 폭풍이 불어오는 식이다.


2PM의 재범 군 역시 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먼저 보게 되었었다. 꽃미남 소년들과는 대조적으로 짙은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그룹이라 그 색다른 매력에 눈길이 갔었다. 그가 4년 전에 친구와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가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다가 갑자기 온 세상에 퍼지게 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다.
그가 사용한 거친 언어들을 두고도 "그럴 수 있다"와 "그럴 수 없다"로 나뉘어 싸움이 벌어졌고, 재범의 탈퇴와 출국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너무 빠르게 이루어진 것을 두고도 "그의 뜻이다"와 "소속사의 뜻이다"로 팽팽히 나누어진 의견은 좁혀질 줄 몰랐고, 현재도 그의 복귀를 열망하는 팬들의 성원은 그칠 줄을 모르고, 박진영에 대한 비판도 나날이 거세어질 뿐이다.


G드래곤 음악의 표절 시비도 좀처럼 잠잠해질 줄을 모르는 듯 하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비판들과 라디오 방송의 보이콧까지 유발되고 있음에도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G드래곤은 젊은 폭풍의 핵처럼 보인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정작 그 표절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이제 겨우 22살 어린 청년의 영혼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바람이 아닐까 싶어 약간 염려된다.

비판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비판이 강하게 일면 어느 정도는 기세가 수그러드는 것이 정상인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나날이 기세등등해진다는 것이 내게는 걱정스럽게 보인다. 그의 주위를 둘러싼 엄청난 힘에 언뜻 보호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게 보호막이 아니라 그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세력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걸그룹 소녀들의 신체부위를 두고 이런저런 민망한 별명들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미 수개월 전이건만 아직도 그 열풍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허벅유이', '골반니콜' 등의 별명도 다소 보수적인 나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거북하다고 느껴졌으나, 이 시대가 워낙 그런 것을 내가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다 하여 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이젠 '꿀벅지'라는 노골적 명칭까지 등장하여 결국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나오고 여성단체에서는 소송을 한다 어쩐다 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사실 꿀벅지라는 명칭에 성적(性的)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은 지나친 억지이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요즘의 성숙한 청소년들도 그 의미를 모를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성적인 의미의 단어가 사회적으로 너무도 버젓이 당당하게 사용된지가 이미 오래이고, 성적인 자기 표현도 서슴지 않는 시대이기에 별로 대단해보이지가 않을 뿐이다. 사실 '섹시하다'는 표현이 요즘에야 여성의 미모를 칭찬하는 단어처럼 쓰이고 있지만 그 안에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누가 모르겠는가?

*******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시비가 제기되고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그 시비의 대상을 감싸고 돈다. 이렇게 한시도 싸움이 그칠 날 없는 것이 현재 한국 가요계, 특히 아이돌의 세계인 것 같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어디에서 읽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아이돌 그룹과 스타에 대한 열광은 답답하게 억눌린 욕구를 분출하기 위해 이 시대 청소년들이 선택한 돌파구라는 글을 읽고 동감했던 기억이 난다. 속에서는 젊음의 뜨거운 열정이 솟아오르는데 현실은 독서실의 칸막이처럼 꽉 막혀 있으니, 청소년들은 무언가를 폭발시키면서라도 그 욕구를 해소해야 할 것이고 아이돌 그룹은 그 폭발의 가장 적절한 대상이 되어줄만도 하다 싶었다.

그런데 그 폭발이 점점 비뚤어진 방향으로 이상하게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 그 폭발의 엄청난 힘을 '이용'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재범 군이 4년 전에 남겼던 흔적을 굳이 찾아내어 세상에 발표한 사람은 누구였으며, 왜 그랬을까? 만약 G드래곤의 표절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아직 어린 그 청년으로 하여금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부추긴 어른들은 누구였을까? '꿀벅지'라는 명칭은 어디에서 처음 나온 것이며, 그것을 잽싸게 유행어로 만들어버린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그 '누군가'는 끊임없이 싸움을 원하는 것 같다. 억눌린 욕구의 가장 강렬한 분출 방식은 바로 싸움이다. '누군가' 그 어른들은 사람들의, 특히 청소년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잘못된 방식을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싸움을 일으키고, 폭발시키고, 그럼으로써 더욱 시선을 끄는 데에 성공한다. 그렇게 끊임없는 싸움 속에서 그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가는 만큼, 청소년들의 마음은 상처받고 메마르고 거칠어져만 간다.

겉으로는 더없이 풍요로워 보이지만, 마음속은 너무도 가난한 사람들... 싸움 속에서 병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니... 문득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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