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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젊은 날의 꿈이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젊은 날의 꿈이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

빛무리~ 2010. 1. 1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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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와 1박2일 멤버들과의 한겨울 계곡 입수 약속은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한 스푼의 망설임과 두 스푼의 두려움은 있었으나, 칼봉산 계곡 전체를 녹여버릴 듯한 그들의 열정 앞에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온 은지원과 MC몽이 계곡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저는 그들이 입수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약속이라고 해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얼음장같은 계곡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제작진도, 박찬호 선수도 굳이 그들을 몰아붙이지는 않을 것이고, 그들 자신도 건강을 더 크게 상할 수 있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은지원, 요즘 그야말로 하늘을 날듯이 신나게,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은초딩이 제일 먼저 사고를 쳤습니다. 가장 머뭇거리고 가장 두려워하던 그가, 마치 그런 모습들이 다 설정이기라도 했다는 듯, 그냥 성큼성큼 계곡 안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저의 눈이 의심스럽더군요.


힘찬 목소리로 '1박2일' 멤버들과 제작진의 무사안녕한 1년을 기원하며 거침없이 입수하는 은지원, 오늘도 참 멋있었습니다. 요즈음 제가 은초딩에 대한 칭찬을 너무 많이 해서, 더 하면 식상할 것 같으니 오늘은 이쯤에서 멈춰야겠군요..^^

일섭이 은지원이 앞장서는 것을 보고, 이섭이 MC몽도 망설임 없이 따라서 입수에 성공했습니다. 섭섭당의 막내인 허당 이승기도 질세라 형들을 따라서 얼른 입수하더군요. "우리는 언제나 함께 해 왔는데, 절대로 나만 뒤처질 수는 없지. 그래, 해보는 거야. 이렇게 우리는 무조건 함께 하는 거야..." 마치 그들 마음속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젊음의 열정, 그리고 서로를 향한 굳은 신뢰와 우정이 한꺼번에 그대로 느껴져 왔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주책없이 눈물이나 글썽거리기 일쑤인 저는 오늘도 마찬가지였는데, 의외로 제 눈시울을 처음으로 적시게 한 인물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김종민이었습니다. 원래 추위를 못 견뎌서 한여름에도 냉탕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그가 박찬호의 계곡 입수 제의에 가장 먼저 선뜻 동참하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왠지 짠한 마음이 들었었지요.

그리고 드디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상반신을 드러내 놓은 채 양 팔을 벌리고는,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힘껏 외치며 뒤로 누워버리는 과감한 자세로 완벽 입수를 할 때, 제 눈에는 생각지도 않은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소집해제와 동시에 최고의 프로그램 '1박2일'에 재합류가 결정되었을 때, 기쁨 못지않게 부담이 컸음을... 그를 향해 쏟아지던 따가운 시선들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음을... 고마움과 더불어 미안함도 컸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따가운 시선을 보내던 사람들 중 하나였지만, 합류와 동시에 스스로 가장 낮은 위치에 자리잡고, 한없는 감사를 전하며 매사에 열심히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이제 저도 모르게 눈물의 성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언제나처럼 담담하게 입수 의례(?)를 수행한 달인 김C, 호들갑을 떨면서도 의연히 주황색 팬티를 자랑하며 원시상태로 멋진(?) 입수를 보여준 이수근에 이어,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박찬호 선수의 입수가 있었습니다. 두꺼운 겨울 옷을 벗으니까 그 명품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더군요. 제가 원래 시각적인 자극에는 상당히 둔한 편인데, 박찬호의 미끈하면서도 단단한 몸을 보는 순간 잠시 다른 생각을 모두 잊었다지요..ㅎㅎ

얼음 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계곡 물 속을, 마치 물고기가 수영하는 듯한 자세로 부드럽게 가르고 나아가는 박찬호의 입수 자세는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그에 이어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 답게, 수직낙하 자세로 물을 향해 돌진함으로써 아직도 그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힘이 넘치는 파워 입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순간 강호동은 돼지가 아니라 호랑이 같았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계곡 안에서 부둥켜 안는 두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또 눈물이 글썽 하더라지요. 물 밖으로 나가려는 강호동의 등 뒤에서 "나가기 싫어. 여기 따뜻해졌어." 라고 자극하는 박찬호의 재치는 그 와중에 사람을 울다가 웃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나가려던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박찬호 곁에 와서 입수하는 강호동의 강인함 또한 놀라웠습니다. 역시 박찬호 선수도 그것을 충분히 알더군요. "호동이 형, 정말 대단하세요. 나가려다가 다시 들어오셨잖아요. 그건 정말 힘든 거예요."


강호동과 박찬호는 먼저 입수를 마친 동생들이 벗어놓은 옷까지 챙겨서, 그들이 쉬고 있던 따뜻한 방으로 제일 늦게 합류했습니다. 방을 향해 걸어가면서, 맏형 강호동이 아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진짜 고맙다. 진짜 죽도록 사랑한다." 라고 진심으로 말하는데 또 한 번 눈물이 글썽... '1박2일'은 참 이상한 예능입니다.

방에 들어오니 모두 입을 모아 은지원을 칭찬하더군요. 제일 가능성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과감하게 앞으로 나서서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는 바람에 모두들 일사천리로 입수할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정말 우리 은초딩 많이 변했지요. 예전의 은초딩이 아닙니다.


그런데 은지원은 약 1년 전, 박찬호와 더불어 강호동과 이승기가 입수했던 계룡산에서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칼봉산보다 왠지 더 강한 정기를 줄 것 같았는데, 계룡산에서 입수하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합니다.

그런데 박찬호 선수가 말합니다. "그 때 밖에 있던 지원씨 눈빛을 봤거든. 굉장히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 '할 걸 그랬다'가 아니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눈빛이었지." 은지원이 두말없이 미소로 끄덕이며 대답합니다. "바로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그리고 박찬호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오늘 지원씨를 꼭 데리고 들어가고 싶었어."


박찬호 선수가 입을 열어 하는 말을 들으면 가끔 저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정말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 그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뱉는 말 속에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타인의 눈빛이 무엇을 갈망하는지 알아보는 날카로움... 1년 전에 순간적으로 눈치챘던 그 작은 소망을 아직까지 기억하는 섬세함... 그리고 아직도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자기 스스로가 솔선수범하면서 최상의 격려를 해줄 줄 아는... 그래서 결국 그의 소망을 밖으로 이끌어내어, 직접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박찬호는 그 자신의 존재로서만 최고가 아니라, 타인을 진정으로 위할 줄 아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최고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놀랍게도 성장한 은지원이 최고의 친구 박찬호에게 최상의 격려를 받음으로써, 한겨울 계곡 입수라는 쉽지 않은 관문을, 모든 멤버들이 의외로 이주 쉽게 통과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1박2일'의 2010년은 더할 수 없이 힘차게 날아올랐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1박2일'의 친구인 우리도 그들과 더불어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아무리 지쳤어도, 이 마음으로 다시 힘을 내어 보자구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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