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 우리 은초딩, 언제 이렇게 컸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우리 은초딩, 언제 이렇게 컸을까?

빛무리~ 2009. 12. 6. 23:14
반응형


거문도의 아름다운 등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번주에도 이어졌습니다.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지역이기에 그 무겁고도 수많은 장비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옮겨야 했던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사건이었지요.

지난주에는 3.6.9 게임에서 패배한 올드보이팀(강호동, 김C, 이수근)은 처음부터 스탭들과 더불어 짐을 옮기느라 2차례씩 항구에서 등대까지의 긴 거리를 왕복했으며, 게임에서 승리한 영보이팀(은지원, MC몽, 이승기)은 한치회를 먹으며 즐겁게 백도관광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돌아와 마지막 짐 운반을 도왔습니다.


여섯 남자의 우정은 이제 거의 심연일체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녁식사 메뉴를 얻기 위한 암전 게임에서 그들은 놀라운 이심전심과 협동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코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제작진이 요구하는 자세를 거의 100%에 가깝도록 완벽하게 성공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그들이 부러워지더군요.

무엇보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인간 브릿지 자세를, 제작진이 내어준 시간 30초 보다도 대폭 단축하여 10초만에 성공해냈을 때는 감동에 겨울 지경이었습니다. 저토록 서로를 깊이 믿고 아껴주는, 유쾌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그들 여섯 남자에게 있어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은 이미 직업적 의무라는 선을 넘어선 듯 합니다.


그러나 여섯 명이 함께 할 때는 그렇게 강인하던 결합과 협동심이, 팀을 나누어서 경쟁하게 만들어 놓자 금새 깨어져버리고 말더군요. 잠자리 복불복에 접어들자 더 이상 협동할 대상들이 아니라 경쟁 상대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물론 우리 시청자들은 그런 변화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

낮에 짐을 나르느라 고생한 올드보이팀의 두 큰 형, 강호동과 김C는 다시 복불복의 불운이 겹쳐 은지원과 더불어 야외취침이 결정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초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훌쩍 성장해버린 은지원이 자기 한몸을 희생하여 불쌍한 형님들을 구원해야겠다고 결심한 모양이었습니다.


기상 미션에서 패배한 세 명은 다시 어제처럼 짐을 날라야 한다니, 역대 기상 미션 중 패배자들에게는 단연 최악이라고 할만했습니다. 실내 취침조인 MC몽이 야외 취침조의 텐트 앞에 와서 신발을 숨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속으로 좀 너무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낮에 짐 나르느라 수고하신 형님들이 설상가상으로 야외취침까지 하시는데 신발을 숨겨가며 기상 미션조차 실패하게 만들려고 꾀하다니, 조금은 얄밉더라구요. 그런데 다행히 은지원의 촉수에 걸려 MC몽의 음모는 실패하고 말지요. 그러나 은지원은 단지 방어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칠 법도 하건만, 지치지도 않은 열혈 은초딩은 밤새 실내 취침조의 창문 앞에서 보초를 서다가 결국 그들의 휴대폰 알람을 제거하는 데 성공합니다. MC몽과 승기가 도란도란 진지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바람에 그들이 너무 늦게 잠들었으므로, 혼자 외롭게 밖을 지키며 기회를 엿보던 은지원은 충분히 그 외로움과 지루함과 피곤함에 포기하고 쓰러질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까불까불 혼자 웃어대기까지 하면서 그는 밤새 눈꺼풀 한 번 붙이지 않고 자기가 목표한 바를 이루어내고 맙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몽이랑 승기에게 형으로서 모범을 보여주는 거예요. 제가 호동이 형과 김C 형을 위해서 이렇게 희생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다음에 저 녀석들이 저하고 한 팀이 되었을 때, 형인 저를 위해서 똑같이 이렇게 해주지 않겠어요?"


말은 그렇게, 훗날의 자신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천진한 그 미소 속에는 진심으로 형들을 염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더군요. 결국 기특한 은초딩 아우 덕분에 강호동과 김C는 편안한 취침 후 무난히 기상미션에 성공하여 짐을 나르는 고생을 면하고 먼저 퇴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MC몽과 승기는 그렇다 쳐도 함께 실내취침한 죄밖에 없는 이수근의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겠다 싶더군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아침부터 짐을 나르게 된 신세니까요..^^;;

저는 은초딩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랬건만,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요? 비록 낮에 짐을 조금만 나르고 백도 여행을 즐기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이어진 촬영에 본인도 무척 피곤했을텐데, 한숨도 잠을 안 자고 형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체력도 무척 좋아진 모양이예요. 예전 같으면 남들은 생생한데 혼자 지쳐서 꾸벅꾸벅 졸거나, 툭하면 혼자 감기에 걸려서 골골댔을텐데 말입니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정말 기특하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의 은초딩입니다... ㅎㅎㅎ


오늘도 여섯 친구들과 어울려 한바탕 신나게 놀았더니 저도 덩달아 고단하군요. 하지만 이렇게 기분좋은 고단함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 중에서도 벗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은초딩 같은 친구가 있으니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그와 같은 사람들은 이 세상의 등대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