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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갑작스레 유기견 입양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 '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 편에서 진행된 유기견 돌보기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알레르기성 저질 호흡기로 인해 키울 수 없는 것이 날마다 서글픈 저로서는, 가장 애청하는 예능 '남자의 자격'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 아저씨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녔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런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경규와 김성민, 이정진은 이미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더군요. 특히 이경규는 개 4마리에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을 만큼 애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윤석도 예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있지요...
저는 '무릎팍도사'의 애청자이지만 그 동안 '라디오스타'는 많이 외면하는 편이었습니다.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터라, 그 특유의 산만한 진행에는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요즘은 오히려 많이 조용해지고 안정되었지만, 코너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정말 장난도 아니었지요. 게스트를 병풍처럼 앉혀 놓고 4명의 MC끼리 서로 물어뜯느라 방송 시간을 다 흘려보내곤 했으니까요. 그것을 보면서 너무 황당했고, 뭐 이런 방송이 다 있나 싶었고,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 자신도 호응을 얻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는지 마무리 멘트는 항상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이었지요. 그런데 만 3년 가량이 흐른 지금 '라디오스타'는 굳건히 자리를 잡았고, MC들의 위상도 크게 높..
'남자의 자격 - 디지털의 습격' 편은 조용하게 시작되었으나, 후반에 가서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기막힌 재미를 선사해 주었군요. 제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두 마디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서투름의 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아저씨들이 뭔가를 능숙하게 척척 해내면 하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맞이하는 모든 미션마다 그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것들인데, 그 낯설음과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의 습격' 편은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으로 구성된 YB팀이 ('1박2일'의 아류처럼 OB팀과 YB팀으로 나눈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워낙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모든 미션 수행을 ..
2009년 3월, '남자의 자격'이 야심차게, 그러나 불안하게 출발할 당시 '1박2일'은 이미 최고의 예능이었습니다. 최소한 '1박2일'에 피해는 주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었다고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방송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태원은 그 무렵 지인에게 말하길, 내가 예능에 고정 출연을 하는데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를 목표로 출발한다 했더니 "101가지는 무슨... 11가지만 해!" 라는 말을 들었다더군요. 예능의 대부 이경규가 총대를 메고 있었지만 그 자신조차 그 무렵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고, 터줏대감으로 있던 M본부의 '일밤'을 떠나 같은 시간대의 경쟁사 프로그램으로 전격 컴백한 상황이었으니 만큼, 안정적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저의 기억으로는 '전투기 체험' 때였던..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남자의 자격' 밴드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감동적이었지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열정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특히 할마에 김태원과 랩 이경규, 그리고 드럼 이윤석, 건반과 제2보컬을 겸했던 윤형빈, 이 네 사람에게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김국진과 이정진도 묵묵히 각자의 위치를 지켜 주었으니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저를 매우 고민에 빠지게 한 멤버가 1명 있었습니다. 바로 메인 보컬 김성민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 방송을 보고 난 직후부터, '1박2일'을 시청하고, 다른 할 일을 하다가, 일찍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1박2일 - 복불복 대축제'는 8월의 무더위도 잊게 할 만큼 시원스런 재미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지난 2주 동안의 '혹서기 캠프'가 너무도 실망스러웠던 까닭에,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도 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멤버들과의 팽팽한 기싸움을 보여주는 나영석 PD의 진행에는 새삼스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예전부터 늘 보아 왔던 장면인데도, 한동안의 공백 기간을 갖다 보니 지휘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체험한 계기가 되었나 봅니다. '혹서기 캠프' 때는 제작진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지요. 세상에 어찌 이처럼 무성의한 방송이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의 '복불복 대축제'는 지난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하겠다는 듯, 그 수많은 복불복..
'남자의 자격'에서 김국진의 '롤러코스터' 강의가 인기를 끈 이후로, 종종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롤러코스터에 비유되곤 합니다. 실제로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니, 김국진의 그 강의는 모든 사람이 귀담아 들을만한 명강의였음에 생각할수록 감탄을 금할 수 없네요. '롤러코스터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최소한 내리막이 찾아왔을 때 모든 희망을 잃고 좌절할 필요는 없음을 깨우쳐 주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확실히 거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양상은 제각기 다릅니다. 최근 연예계에 하도 안 좋은 일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내리막'을 더 많이 보게 되는데, 이를테면 '동이'에 출연 중이던 최철호의 경우는 '천천히 올라왔다가 급..
'남자의 자격'에서 드디어 대한민국 예능계의 20년 숙원(?)을 풀었습니다. 예능의 대부이며 눈치 100단의 베테랑인 이경규, 몰래카메라의 상징인 그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이지요. 사실 이 말은 그들이 스스로 한 말이고, 저는 그게 뭐 20년 숙원이라고까지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언제나 속이는 쪽이었던 사람이 속는 모습을 보는 것도 약간 신선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유쾌함보다 불편함이 더 큰 방송이었습니다. 화면에서 오버스럽게 표현된 것처럼 이경규를 속이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즐겁고 통쾌했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별로 못 느끼겠더군요. 그의 나이가 이제 51세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하루를 꼬박 굶는 미션이 과연 건강에 무리를 가..
1월 31일에 방송된 '남자의 자격, 아날로그편'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로거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평소 언제나 그분의 글을 감탄하며 읽곤 하지요. 어제도 그 설득력 있는 글솜씨에 빨려들어가며, '남자의 자격'이 혹시라도 '패떴'처럼 침몰하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 방송을 못 본 상태였거든요. 뒤늦게서야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읽었던 대로 '아날로그'편에서 출연자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퍼질러 앉아서 자기들의 옛 추억이나 곱씹으며 수다판을 벌이다가, 밥을 지어서 먹고 쉬고... 그러고 그만이었습니다. 만약 이게 정상적인 방송분이었다면, 그야말로 제작진이고 출연진이고 제정신이 아니라 할만했지요. 그러나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
윤형빈씨, 그 동안 '남자의 자격'에서 많이 힘들고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매우 공격적인 캐릭터 '왕비호'로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이미지를 고수할 수도 없었고 쉽사리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낼 수도 없었으니까요. 거대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막내의 입장인데다가, 윤형빈씨에게 익숙한 전문 개그프로와는 완전히 성격을 달리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니까 적응도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형빈씨는 철저한 노력과 준비로 승부하는 사람 같았어요. 왕비호 개그를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았을 거예요. 독설 개그라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장르(?)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형빈씨는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