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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 - 답사여행' 편에서 이승기의 '너우동' 쇼를 보는 동안 저는 거의 웃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입수라고 해봤자 물에 첨벙 들어갔다가 곧바로 나오는 게 보통이었죠. 밖에 나오면 곧바로 코디들이 달려들어 커다란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싸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승기의 '너우동'은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상체의 맨살을 드러내 놓고 찬물을 끼얹어 가며 한참이나 연기를 하는데, 그 몸에서 아지랑이처럼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니 살짝 울컥하는 마음까지 생겨났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상황이었으니까요. 강호동의 잠정 은퇴 후, 이승기는 갑작스레 '1박2일'과 '강심장'의 메인 MC가 되었습니다. 예능 스케줄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
이승기의 단독 진행으로 두번째 진행된 '강심장'에는 이경실과 조혜련을 비롯한 강한 컨셉의 여자들이 많이 출연했습니다. 이름하여 무슨 '강한 여자 스페셜'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번 주 방송의 컨셉 자체가 무척 맘에 들지 않더군요. 뭐 그건 그렇고, 이경실은 출연하자마자 폭탄 발언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MC 이승기가 먼저 반갑게 인사하면서 조언을 구했지요. "제가 오늘 단독 MC 두번째 녹화입니다. 오늘 어떻게 해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그러자 이경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너무 죽는소리 하시네요. 이미 잘 하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인정을 하시던데... 호랑이 밑에서 호랑이 나오지 여우가 나오겠어요?" 이 말을 들었을 때도 약간 고개를 갸웃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
현재 연예계에서 강호동의 부재(不在)로 인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이승기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이승기는 강호동 없는 '강심장'과 '1박2일'에 남아 종횡무진 대활약을 펼치며, 어린 나이에도 결코 만만치 않은 메인 MC로서의 자질을 마음껏 자랑하는 중이지요. 강호동의 존재감이 워낙 강했던지라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만하면 박수갈채를 받을만한 대성공이라 하겠습니다. '강심장'에서는 널따란 MC석에 호리호리한 이승기가 혼자 서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그를 돕는답시고 지나치게 나서는 붐의 행동이 오히려 폐를 끼치는 수준이라서 안타까웠습니다. '강심장'은 이승기 단독 MC체제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싶더군요. ..
'시청자투어 제3탄'을 끝으로 강호동의 '1박2일'은 끝이 났습니다. 한 마디 작별 인사도 없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고, 정든 멤버들과의 다정한 포옹도 없이, 강호동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최소한 방송에 비춰진 모습은 그러했습니다. 마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그들은 애써 모른척 했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1박2일!"을 힘차게 외치는 강호동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계곡에 뛰어드는 강호동의 입수 장면도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제부터 '1박2일'은 '그 사람만 빼고' 진행될 테니까요. '1박2일'의 마지막 방송은 어쩌면 강호동에게 너무 잔인해 보일 만큼 냉정했습니다.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가 똘똘 뭉쳐 강호동을 왕따시키는 것처럼 보였..
제 생각일 뿐이지만, 아마도 유재석은 자신에게 붙여진 수많은 별명 중에 '메뚜기'를 가장 편안해하고 '유느님'을 가장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뚜기'는 무명의 그를 국민 개그맨으로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만큼 가장 애착이 가고 정겨운 이름일 거예요. 하지만 그를 한껏 추켜세우다 못해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하느님'과 동격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 '유느님'은, 언제나 겸손과 깊은 배려심으로 자신을 낮추는 유재석에게 있어서는 적잖이 불편한 이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강호동의 걷잡을 수 없는 추락과 동시에,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MC로서 대체 불가능한 1인자 자리를 확고히 차지한 유재석이지만, 그의 성격상 '유느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결코 달가워하지는 않을 듯해요. 그런데 ..
2007년 무렵, 저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잘 몰랐습니다. 'X맨'이나 '연애편지' 등에 자주 얼굴을 비추던 김희철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그 당시만 해도 예능 출연을 별로 안 했었지요. 그러던 중 4월달에 슈퍼주니어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몇 명의 멤버가 다쳤고, 그 중 '규현'은 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참 안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더 나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저는 곧 그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반 년쯤의 시간이 흘러 10월이 되었습니다. 필리핀 소녀 펨핀코가 '스타킹'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그 자리에는 슈퍼주니어의 몇몇 멤버들이 패널로 참석해 있었는데, 펨핀코는 특별히 '규현'을 이상형으로 지목했고 두 사람의 ..
여름특집으로 꾸며진 '해피투게더'에는 2PM의 여섯 멤버를 비롯해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리지, 달샤벳의 수빈과 아영, 그리고 개그우먼 오나미까지 무려 11명의 게스트가 출연했습니다. MC들 중 유일한 미혼인 신봉선은 후배 오나미 옆에 앉아 여성 출연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남자 6명과 여자 6명으로 짝을 맞춰서 일종의 연애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진행하려는 의도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방송이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이런 식상한 컨셉은 별로였어요. 대놓고 남녀간의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상황인데, 2PM의 태도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긴 요즘 2PM은 여기저기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입니다. 바로 엊그제도 '강심장'에서 보았고, 지난 일요일에는 '출발 ..
차화연의 컴백으로 인해 연기 잘 하는 중견 여배우 한 사람을 더 확보하게 된 것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매우 흐뭇한 일입니다. 그런데 깊이 있고 카리스마까지 갖춘 연기력과는 별개로 '강심장'에 출연한 차화연의 모습은 너무 철없어 보였습니다. '강심장' 제작진은 '소녀같다'는 말로 좋게 포장했지만, 어른다운 판단력과 자제력이 부족한 듯한 차화연의 태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군요. 50을 넘긴 나이에도 소녀시절의 풋풋한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거야 얼마든지 좋은데, 타인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말해 버리는 태도는 표현이 좀 과한지 모르지만 나잇값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1년, 차화연은 24세의 나이로 TV 문학관 '삼포 가는 길'에 출연했습니다. 그 작품은 당..
사실 '밤이면 밤마다'에는 MC가 너무 많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MC도 꽤 많습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비주얼 담당 정도로 보면 되겠고, 김제동과 빅뱅의 대성은 군데군데 웃음을 뿌려주는 양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MC로서 꽤 능력있다고 생각해 온 김제동조차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존재감이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탁재훈과 박명수가 이 사람들을 이끌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일단 탁재훈과 박명수를 메인 MC로 삼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주변에 무려 4명이나 포진시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포맷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지..
1977년부터 연극무대에 평생을 바쳐 온 배우 김지숙의 토크가 이번 주 '강심장'으로 선정된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었습니다. 역대 '강심장' 중에서도 거의 최고의 일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자기 가족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가 '강심장'이 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제 그것보다 더 식상한 아이템은 없거든요.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하루이틀이라는데, 어쩌면 '강심장'에는 매주마다 그런 소재의 토크를 들고 나오는 연예인이 끊이지 않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최악의 낚시는 박규리가 눈물 흘리는 장면을 편집해서 내보냈던 예고편이었습니다. 자막이 큼직하게 '박규리, 리더의 눈물' 이라고까지 나왔기 때문에 그 장면을 본 사람은 누구나 최근 핫이슈였던 '카라 사태'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