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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주에 에어 '승승장구 - 신동엽' 제2부가 방송되었습니다. 신동엽은 여기에 출연한 이유를 개인적으로 친구관계이기도 한 '승승장구' PD의 끈질긴 섭외에 못 이겨서라고 말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아주 작정하고 제대로 준비해서 나온 것 같았습니다. 아마추어 느낌을 물씬 풍기던 평소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계속 빵빵 터지는 재미도 있으면서 그 와중에 어찌나 토크의 짜임새가 정교하고 완벽한지 방송을 다 보고 나니 감탄을 금할 수 없더군요. 신동엽은 이번 '승승장구' 출연을 도움닫기의 발판으로 삼아 방송인, 예능인으로서의 새출발을 다짐하려는 듯 했으며,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큰맘 먹고 시작할 때는 주변에 공언(公言)을 해 두는 것이 좋다지요. 신동엽은 "앞으로 절대 사업을 ..
어린이 프로그램의 레전드 '뽀뽀뽀'는 1981년에 출발해서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지요. 바로 그 '뽀뽀뽀'의 초대 진행자였고 어린이들의 천사였던 1대 '뽀미언니' 왕영은이 이번 주 '강심장'에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1959년생으로 탤런트 조형기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데 어쩌면 아직도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개그우먼 이성미와 더불어 진정한 동안 종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는 새침하고 귀여운 얼굴로 온갖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했습니다. 당시 '뽀뽀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유명한 PD가 있었는데,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라고 시작되는 주제곡 또한 그가 작사 작곡한 것이었다지요. 그런데 왕영은을 초대 뽀미언니로 섭외하면서 그가 말하길..
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저의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는 토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선경이 털어놓은 '40세 출산기'였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노산이라서 힘들게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한 체험담일 거라고 단순히 예상했기에 아무 기대가 없었는데, 정작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선경은 재일교포 남편과 함께 일본 체류 중에 출산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모 나이 35세가 넘으면 노산으로 분류되어, 그 이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기형아 검사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의사가 그것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기에 자신이 먼저 물어보았답니다. 그러자 일본인 의사는 의아해하며 "왜 그런 검사를 하려고 합니까?" 물었고, 정선경은 "그냥 나이가 많은데 초산이라..." 하고 대답했답니다..
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특히 이병진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초반에는 태진아의 위험한 폭주를 적절히 차단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후반에는 선배 전유성이 자기를 이끌어 주었던 추억을 담담한 어조로 털어놓았는데, 그의 이야기는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어우러진 최고의 토크였습니다. 18년 전, 이병진이 신인 개그맨으로 데뷔하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녹화가 끝난 후 회식자리에서 한 PD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병진아, 너는 다른 개그맨들과 좀 다른 것 같다. 진지하고, 목소리도 저음이고, 느리고... 독특한 색깔이 있는 것 같아" 이병진은 칭찬인 줄 알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까지 한 후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PD가 "어우, 답답해.." 하고 중얼거렸다는 소리를 나중에 들었답니다...
'강심장'에서 영화배우 독고영재가 들려 준 70년대의 영화 촬영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리 일도 좋고 예술도 좋지만 우선은 사람이 살고 봐야 할 일인데, 무슨 영화를 찍자고 젊은 배우들의 생목숨을 담보로 잡았던 셈이니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어쩌면 그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물질적 환경이 열악했을 뿐 아니라 인권에 대한 가치기준도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던 그 무렵의 시대상을 반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79년, 신인배우 독고영재 주연으로 '전우가 남긴 한 마디'라는 전쟁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자체보다 더 영화같은 독고영재의 파란만장한 촬영 이야기는 모두 이 영화로부터 비롯되었지요. 물적,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의 환경으로는 영화를 위해 특별히..
선글라스야 그렇다 치더라도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 검은 가죽 장갑까지 끼고 나와서, 계속 주먹을 불끈불끈 쥐며 오버액션을 취하는 김보성의 모습이 저는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창 혈기왕성하던 청소년 시절에 자신이 얼마나 싸움을 잘했는지, 17대 1이었다는 둥 13대 1이라는 둥 허풍과 실제를 섞어서 무용담을 자랑한 것은 독고영재도 마찬가지였으나,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태도 때문에 김보성은 많이 달라 보였습니다. 독고영재는 어디까지나 차분한 어조로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를 추억하고 있었을 뿐이지만, 김보성은 마치 상황만 주어진다면 중년의 나이에 이르른 지금도 얼마든지 달려나가 의리의 주먹을 휘두를 수 있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리는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의리'라는 개념 ..
토크의 시작은 '아이돌의 소개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빅뱅의 승리가 먼저 자신이 경험했던 성악과 여대생들과의 재미있는 소개팅 일화를 털어놓았지요. 자연스레 MC들은 옆에 있던 지드래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고, 지드래곤은 몇 번 소개팅을 했었는데 그 때마다 상대 여성에게서 "저번 주에 승리 만났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바람에 이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뒷줄에 앉아 있던 신화의 김동완이 나섰습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소개팅을 안 했어요. 소개받아 만날 때마다 '나 전진 오빠랑 아는데...'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모두 폭소가 터졌습니다. 아이돌 그룹내의 '사교 담당 멤버'로 인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러자 MC들은 얼마 전부터 고정 멤버로 자리한 문희준에게 HO..
'강심장'에 출연한 유노윤호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동방신기가 아무리 세계적 스타라 해도 아직은 어린 청년들일 뿐인데, 최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너무 힘든 일을 겪었지요. 그 중에도 리더 역할을 맡고 있던 윤호로서는 가장 심한 마음고생을 했을 것입니다. 유노윤호는 평소에도 눈물을 잘 흘리는 성격은 아니라고 하지만, 굳이 더 힘들게 눈물을 참고 있는 이유를 들어보니 조금은 기막히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연예계 데뷔를 극심하게 반대하시는 집안 어른들의 압박을 피해, 사춘기의 윤호는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집을 나왔고, 심지어 서울역에서 잠시 노숙 생활을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군요. 그러다가 연습생의 길로 접어들어 한창 데뷔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
'미친 존재감 스페셜'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주제 아래 특별한 공통점 없이 모인 게스트들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주 '강심장'은 거의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각자의 숨겨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빠져들었지요. 조필연, 이런 모습 처음이야! 정보석의 소탈한 모습은 예전 '무릎팍 도사'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버젼을 보여 주시더군요. 미(美)의 기준이 지금과 달랐던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외모였지만, 지금은 "언뜻 봐도 잘나긴 했죠?" 라며 거침없는 '지자랑'을 날려 주시기도 하고, 연애 시절 아내를 절절히 사랑하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은 잠잘 때 옆에서 코를 골면 베개를 휙~ 빼어 버린다는 반전을 선사해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C들이 요구하는 대로..
저는 '밤이면 밤마다'를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고 생각합니다. 갖가지 오해와 루머와 비난 등에 휩싸였던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 전체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분이나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을 여러 차례 느꼈거든요. '무릎팍 도사'는 오히려 초반의 날카로운 기세가 확연히 꺾여서 부드러운 방송이 되어버린 반면에, 이제 막 탄생한 '밤밤'은 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처럼 기세등등했습니다. 정선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 사안이 지나치게 심각한지라 공중파에서 대놓고 자기 입으로 모든 사실을 밝히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